연방법원, 시행 하루 앞두고 제동 … 기존 D/S 유지, 최종 폐지 아니라 불확실성 여전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인 유학생들이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F비자 유학생과 J비자 교환방문자의 미국 체류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고, 그 이상 머물 경우 별도의 연장 승인을 받도록 하려던 트럼프 행정부의 새 규정이 시행을 불과 하루 앞두고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보스턴 연방법원의 F. 데니스 세일러 판사는 지난 14일 노동조합과 고등교육 관련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국토안보부(DHS)의 새 규정 시행을 막는 예비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새로운 고정 체류기간 제도는 시행되지 않고 기존의 ‘신분 유지 기간(Duration of Status·D/S)’ 체계가 당분간 유지된다.
기존 D/S 제도에서는 F-1 유학생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등록하고 학업 등 학생 신분 요건을 유지하는 한 특정 날짜까지로 체류기간을 제한하지 않았다.
반면 DHS가 추진한 새 규정은 F비자 유학생과 J비자 교환방문자에게 고정된 체류기간을 부여하고 이를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4년을 넘어 학업이나 연구를 계속하려면 별도의 연장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구조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특히 장기간 학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학위 과정 사이에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를 활용하려던 한인 유학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규정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불확실성을 우려해 자신의 학업과 진로 계획을 변경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신학교를 졸업한 뒤 교회 반주자로 OPT 승인을 받았던 한인 유학생 J양은 새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결국 OPT를 취소하고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J양은 “이 규정에 대한 불안이 없었다면 OPT 기간 동안 1년 정도 학업을 쉬면서 경험도 쌓고 여러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법원이 시행을 중단시키면서 당장의 부담은 사라졌지만, 이미 내린 선택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사례는 이민정책의 불확실성이 실제 규정 시행 여부와 별개로 유학생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학업과 OPT, 취업, 대학원 진학은 각각 몇 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준비해야 하는 만큼 규정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만으로도 학생들이 보다 보수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법원 결정이 ‘4년 체류 제한 규정의 완전한 폐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일러 판사가 내린 것은 본안소송에서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새 규정의 시행을 막아두는 예비금지명령이다. 법원은 DHS가 정책 변경의 필요성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했고, 보다 부담이 적은 대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DHS는 고정된 체류기간과 연장 심사를 통해 비이민자의 적법한 신분 유지를 보다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비자 프로그램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정부가 이번 결정에 항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보스턴 연방법원에서 본안소송도 계속된다. 현재 공개된 일정에 따르면 법원은 오는 10월 2일 사건 진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다. 상급법원이 현재의 금지명령을 뒤집거나 정부가 본안에서 승소할 경우 고정 체류기간 제도가 다시 시행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DHS가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문제를 보완해 새로운 규정을 다시 추진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F-1 신분으로 공부하는 한인 유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새로운 4년 체류 제한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기존 D/S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이 최종 결정은 아니다. 항소와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학교 국제학생 담당부서와 DHS의 후속 발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법원 결정은 한인 유학생들에게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J양의 사례처럼 정책의 불확실성은 이미 일부 학생들의 학업과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규정의 시행은 멈췄지만 유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제 관심은 법원의 다음 판단이 이들에게 보다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체류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에 모이고 있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