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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가 칼럼

[특별기고] 하버드 2029학번이 보여준 변화 억눌렸던 아시아계 학생들의 공정성이 되살아나다

Last updated: 11월 29, 2025 8: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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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김(Johnathan Kim)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



숫자가 바뀌자, 오래된 질문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버드대가 발표한 2029학번 신입생 구성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아시아계 학생 비율의 급증이다. 올해 아시아계 비율은 41퍼센트로, 지난해 37퍼센트보다 크게 높아졌고, 하버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변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증가 폭 때문이 아니라, 지난 10여 년 동안 이 비율이 일정한 선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2019학번 동안 아시아계 비율은 18~20퍼센트 사이에서 멈춰 있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아시아계 고성취 학생들의 비율이 꾸준히 늘고, 대학 지원자 수도 증가해 왔지만, 정작 하버드의 숫자는 ‘의도적으로 낮게 고정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 연방대법원이 ‘Students for Fair Admissions 대 하버드’ 사건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입시정책을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올해 입시는 그 판결 이후 처음 치러졌다. 그 결과가 바로 41퍼센트라는 숫자이며, 이는 새로운 제도가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의 본래 목적과 변질된 현실


소수인종 우대정책은 원래 교육 기회에서 오랜 시간 불리했던 소수집단에게 문을 열어주기 위한 제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정책은 또 다른 형태의 불균형을 만들어냈다. 하버드의 내부 평가 자료에서 확인된 ‘개인적 평가 점수(personal rating)’ 항목은 중요한 사례이다. 성적, 활동, 연구, 리더십 등 객관적 성취에서 뛰어난 지원자들이 많았음에도 아시아계 학생들은 이 정성평가 항목에서 유독 낮은 점수를 받아 왔다. 친절함, 리더십, 열정, 인간적 매력 등을 평가했다는 항목이었지만, 아시아계가 수십 년 동안 일관되게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는 입시 과정에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정책이 ‘누군가를 돕는 제도’가 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 불리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대법원의 판단에도 반영되었다. 특정 집단의 기회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집단이 부당하게 감점을 받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인종 요인이 사라지자 드러난 지원자들의 실제 모습


올해 아시아계 비율이 41퍼센트까지 높아진 것은 단순히 특정 집단이 갑자기 우수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실제로 아시아계 학생들은 오랫동안 학업, 예술, 리더십, 지역 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높은 성취를 보여 왔다. 다만 그 성취가 이번처럼 온전히 반영된 적이 거의 없었다. 인종이 평가에 들어가지 않는 구조에서 선발이 이뤄지자 실제 경쟁력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버드는 올해 입시에서 재정 지원도 확대했다. 전체 신입생의 45퍼센트는 등록금을 전액 지원받으며, 20퍼센트는 가정에서 처음 대학에 진학하는 ‘퍼스트 제너레이션’ 학생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정 요소들만으로는 아시아계 비율의 급격한 증가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번 변화의 핵심 요인은 인종을 평가 기준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로 실력과 성취가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달라스 한인사회가 이 변화를 바라보는 시각


달라스 지역의 한인 가정들은 자녀 교육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두고 오랜 시간 헌신해 왔다. 학군 선택, 방과후 수업, 여름 캠프, 교회 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을 돕고, 누구보다 성실하게 미국 교육 시스템에 적응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가정이 느낀 공통된 감정은 “노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벽이 있다”는 것이었다. 성취가 높아도 인종적 배경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구조 속에서 아이들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불신이 존재했다.


이번 하버드의 변화는 그러한 불신이 단순한 기분이나 추측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되고 있다. 입시에서 인종 요소가 사라지자 아시아계 학생들이 기존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결과는 그동안 존재했던 보이지 않는 제약이 실제였음을 반증한다.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닿는 메시지


이번 결과는 아시아계 학생들이 갑자기 더 뛰어난 성과를 냈기 때문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경쟁력과 성취가 드디어 올바르게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의 공정성은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이 주어질 때 비로소 시작된다. 올해의 변화는 그 기준이 다시 정렬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달라스의 한인사회가 이 변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오랜 시간 쌓아온 자녀들의 노력과 가정의 헌신이 이전보다 더 공정하게 평가받는 환경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변화는 입시 제도의 문제를 넘어, 교육이 추구해야 할 본질적 가치, 즉 노력과 성취의 정직한 반영이라는 원칙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이번 변화는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다려온 정상화다. 노력은 이미 충분했다. 이제 그 노력이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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