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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전문가 칼럼

[박인애의 소소하고 담담한 이야기] 디카시 한번 써 보실래요?

Last updated: 6월 28, 2024 11: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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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가 아니고 ‘디지털 시대가 낳은 문학계의 아이돌이다’라고 한다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디카시의 매력에 빠지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에 빠져 노래와 춤을 따라 하고, 팬클럽에 가입하고, 공연을 보러 타주까지 가고, CD와 GOODS를 사 모으고, 온 벽을 오빠야 사진으로 빈틈없이 채웠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이란 코드로 소통하며 그들의 음악 세계를 향유했던 딸의 십 대가 무척 행복해 보였다. 좋아서 미치는 건 멋진 일이다. 디카시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순간 포착한 사진에 시를 붙여 완성하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행복했다.  

국립국어원은 디카시를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영상을 포착하여 찍은 사진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라고 정의한다. 그것보다 한국디카시인협회 김종회 회장의 디카시집 『영광과 섬광』 머리말에서 언급했던 “디카시는 순간 포착의 영상과 촌철살인의 시어를 결합하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라는 정의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디카시라는 문학 용어가 낯설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문예 장르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듯하다. 

구글 검색창에 ‘디카시 공모전’이라고 치면 방대한 양의 디카시 공모전 포스터가 뜬다. 면면이 들여다보면 문학단체에서만 디카시 공모전을 주최하는 게 아니다. 각 도시의 단체나 지역의 특성을 살린 공모전, 직장 내 공모전, 관공서 공모전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일부이긴 하나 뉴스N제주, 경남도민신문, 대구신문 등 신춘문예에 디카시 부문이 생겼다. 디카시를 쓰는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월, 미주한국문인협회 초청 최광임 시인 줌 강연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디카시가 수록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강의가 끝나고 어떤 시인지 궁금하여 검색했다. 2018년 1월 25일 자 《OhmyNews》에서 서동균 시인의 「봄」이라는 디카시를 만나게 되었다. 사진을 소재로 시창작하기의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릭으로 궁금증이 한 방에 해결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했다. 

  시를 써보라고 하면 뒷걸음질 치던 사람도 디카시에는 관심을 보인다. 휴대전화로 시적 영상을 찍고 5행 이내의 시를 붙이면 되니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썼다고 모두 시가 된다고 할 순 없다. 작년 공모전 공모작 중에는 삼행시 쓰듯 앞에 운을 떼고 쓴 작품도 있었고 장난처럼 썼거나 설명하듯 쓴 것도 없지 않았다. 체계적인 학문이 마련되어 누구나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카시를 써보겠다고 전화기를 들고 이리저리 사진 찍는 모습을 볼 때면 새로운 ‘시놀이’ 문화가 형성되어 가는 것 같아 흐뭇하다. 

학창시절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 일회용 카메라에서부터 수동카메라,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사진기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기기는 바뀌었지만, 사진을 찍고 인화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에 글을 쓰곤 했다. 그래서 디카시가 낯설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한국디카시인협회에는 국내 주요 지자체 12곳과 해외 주요 국가 및 도시 20곳에 지부가 창립하여 활동 중이다. 작년 7월에 텍사스지부장으로 위촉받았다. 모든 사람이 문학을 하도록 독려하는 건 어렵지만, 디카시라는 ‘시놀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은 독려할 수 있을 것 같아 수락하였고 지부창립을 준비 중이다. 

내가 달라스에 디카시를 처음 알리게 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활동을 할 수 없었던 2020년 7월이었다. 회장님과 상의하여 달라스한인문학회 단체 카톡에서 회원들에게 디카시 쓰는 법과 예시를 보여드리고 ‘디카시 콘테스트’를 열었다. 처음 접해본 분이 대부분이었는데도 작품 수준이 높았다. 잘 쓴 5분께 50불씩 상금을 드렸고, 우수작 두 분께는 부상으로 상품도 드렸다. 그를 계기로 카톡방에 간간이 디카시가 올라오곤 했다. 이듬해인 2021년 ‘달라스한인문학회’에서 만드는 동인지 『달라스문학』 16호에 디카시 코너를 마련하여 회원들의 디카시를 컬러로 수록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23년 초, 한솔문학 초청으로 열렸던 한국디카시인협회 김종회 회장님의 문학강연회는 참석자들이 디카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해 시월, 신인 작가 발굴과 지역과 함께 하는 행사의 하나로 ‘달라스문학 신인상 작품 모집’과 ‘제1회 달라스한인문학회 디카시 공모전’을 개최하였다. 한국디카시인협회, 한국디카시인협회텍사스지부, 미주예술인총연합회가 후원했고 상금도 걸었다. 김종회 회장님이 심사를 맡아 주셨고 성황리에 마쳤다. 수상자 중 두 분은 문학회에 가입하여 열심히 활동 중이다.  최근에 가입한 신입 회원 다섯 분 모두 젊어서 활기가 넘친다. 

 

올해는 시기를 당겨 6월에 ‘달라스문학 신인상 작품 모집’과 ‘제2회 달라스한인문학회 디카시 공모전’ 행사 광고를 발표했다. 응모자 범위를 텍사스주 거주자로 좁혔다. 달라스 한인 인구가 십육만 명에 달한다고 들었다. 문학에 관심 있는 분이 많을 텐데 적극 참여하여 신인 작가가 많이 나와서 문학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우뚝 섰으면 좋겠다. 고물가와 이상기온, 반가운 뉴스라고는 일도 없는 꿀꿀한 시기지만, 애써 힘을 내 본다. 요즘 하늘이 참 예쁘다. 아침이면 각양각색의 새로운 구름이 흘러와 넉넉함을 선물한다.  어제는 새의 옆모습 같은 구름 사진을 건졌다. 뭐라고 시를 쓸지 행복한 고민중이다. 이 글을 읽는 분마다 디카시 한번 써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내가 누리는 행복이 전염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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