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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아이들이 협동하도록 돕는 가장 단순한 방법 ‘함께 그네타기’

Last updated: 8월 2, 2025 5: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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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통한다”

아이들이 협동하도록 돕는 가장 단순한 방법 ‘함께 그네타기’

연구에 따르면, 유아들이 함께 리듬을 맞추며 움직이는 활동은 협동, 배려, 공감 같은 ‘친사회적 행동’을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협동은 인간사회의 초석이다. 인류의 문화와 생존이 협동에 크게 의존해 온 만큼,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은 당연하고 쉬운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치원생에게 장난감을 치우게 하거나, 직장에서 어른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조율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협동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어린이 교육에서 협동심을 기르는 것은 단지 수업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사회적 기술로 여겨진다. 학교, 친구 관계, 나아가 직장생활까지 협동은 인간관계의 핵심요소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대학교 ‘학습과 뇌 과학 연구소(I-LABS)’의 연구팀은 수년간 유아들의 사회적 행동과 ‘동기화된 움직임’의 연관성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아주 단순한 활동, 즉 서로 리듬을 맞춰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유아들 사이의 협동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그네만 같이 탔을 뿐인데


 

2024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아이들이 함께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인 직후 협동과제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이는 현재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에서 ‘음악과 사회발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탈첸 라비노위치 박사와 I-LABS 공동소장인 앤드루 멜초프 박사다.


연구팀은 특별히 설계된 2인용 그네를 제작했다. 이 그네는 두 명의 아이가 같은 속도, 같은 주기로 리듬을 맞추며 흔들릴 수 있도록 조정되었으며, 서로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보이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는 감정표현이나 표정을 배제하고, 오직 ‘동기화된 움직임’ 자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조치였다.


참가한 4세 아이들은 세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첫 번째 그룹은 완전히 같은 리듬으로 함께 그네를 탄 그룹, 두 번째는 서로 다른 타이밍으로 그네를 탄 그룹, 세 번째는 아예 그네를 타지 않은 그룹이었다. 그 후,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두 가지 협동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첫 번째는 퍼즐형태의 장치를 통해 서로 물건을 주고받는 ‘기브 앤 테이크’ 활동이었다. 두 번째는 두 아이가 동시에 버튼을 눌러야만 귀여운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컴퓨터 게임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리듬을 맞춰 그네를 탄 아이들이 다른 그룹보다 월등히 빠르게 과제를 완수했다. 협동이 훨씬 더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 아이들의 자발적 협동


 

연구자 라비노위치 박사가 특히 주목한 것은 아이들이 협동과정에서 보여준 ‘비언어적 신호’였다. 버튼을 누르기 전, 아이들은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지금 누를게, 너도 준비됐지?”라는 듯한 과장된 몸짓을 주고받았다. 연구진이 따로 가르쳐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신호는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리듬을 맞춰 그네를 탄 아이들일수록 이 신호를 더 빨리, 더 많이 사용했다”며 “이건 단순히 협동을 잘했다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고 싶어 했다는 증거이자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함께 리듬을 맞추는 시간이 몇 분만이어도 충분하다”면서“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함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실험에서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더 친밀하게 느끼고 협동 행동을 강화한 것은 이 리듬 속에서 형성된 유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아이들이 함께 드럼을 치거나 그네를 타거나 손뼉을 치거나 춤을 추는 것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우리가 같은 박자 안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 인식이 바로 협동의 출발점이 된다.


또 이런 활동이 아이들에게 단지 일시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친구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능력, 즉 사회적 유대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단순한 리듬 이상의 힘

라비노위치 박사는 원래 클래식 플루트를 전공한 음악인 출신이다. 심리학 학부 시절, 장애아동들과 함께 음악수업에 참여하면서 음악이 정서와 사회적 소통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이후 음악과 사회성 발달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박사과정에서는 음악이 아동의 공감능력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다뤘고, 박사 후 과정에서는 그 중에서도 ‘리듬’과 ‘동기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 주목했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음악이란 단지 동기화하는 도구 이상”이라며 “사회적 접착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할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놀랍게도 이런 효과는 유아, 아동, 성인은 물론, 생후 14개월 된 아기들에게도 관찰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아기들을 리듬에 맞춰 함께 튕겨주는 실험에서 그 아기들이 다른 아기들을 더 도와주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 사회생활의 필수 ‘협동심’



물론 이 연구가 세계 평화를 보장하거나 모든 학교에 드럼 동아리를 만들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한 메커니즘이, 아이들 사이에서 시작해 공동체로 퍼지고, 사회전반의 협동문화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끝으로 라비노위치 박사는 “정치나 국제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론이 성숙하다고 말할 수는 아직 없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결국 협동은 거창한 이론이나 복잡한 교육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같은 리듬을 타며 느끼는 ‘함께 함’의 경험 속에서 시작된다. 그네 하나, 리듬 하나가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첫걸음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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