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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의회, ‘외설’ 전시물에 최대 50만 달러 벌금 추진… 표현의 자유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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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하원에 박물관 전시물에 대한 고액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태런 카운티를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의 데이비드 로우(David Lowe) 주하원의원은 지난달 주하원법안 3958((HB 3958)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외설적이거나 유해한 콘텐츠를 전시한 박물관에 최대 5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해당 전시물이 텍사스주 외설 규정에 위배될 경우 해당 작품은 무기한 철거돼야 하며, 지정 이후에도 계속 전시될 경우 하루 단위로 추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로우 의원은 이 법안의 배경에 대해 “아이들을 성적 착취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번 조치는 아동의 복지를 지키기 위한 필수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안은 최근 포트워스를 중심으로 벌어진 예술 표현 논란 이후 나왔다. 지난 1월, 포트워스 현대미술관(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은 사진작가 샐리 맨(Sally Mann)의 작품 네 점을 경찰에 의해 압수당했다.
해당 작품은 맨이 어린 자녀들을 누드로 촬영한 사진으로, 여성 및 논바이너리(nonbinary) 예술가 13인의 작품이 포함된 전시 “Diaries of Home”의 일부였다.
당시 일부 시민과 관계자들은 사진이 아동 포르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태런카운티 대배심은 해당 건에 대한 기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포트워스 경찰국의 신시아 우드(Cynthia Wood) 대변인은 해당 사진들이 박물관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텍사스 주법상 ‘외설적 자료’의 기준은 ‘명백히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암시하는 표현’, ‘외설적으로 생식기를 노출한 장면’, ‘성적 자극 상태의 생식기’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맨의 작품은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에 의해 강하게 옹호됐다. 미국시민자유연맹 텍사스지부 등 복수의 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사진에는 어떠한 성적 행위도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이는 예술로서의 표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예술 전시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아몬 카터 미술관(Amon Carter Museum of American Art)은 다양한 카우보이 문화를 조명한 “Cowboy” 전시를 선보였지만 일부 관람객의 항의 이후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성인 콘텐츠’ 경고 문구를 붙인 뒤 다시 개장했다. 전시에 참여한 로스앤젤레스 기반 예술가 라파 에스파르자(Rafa Esparza)는 자신의 작품이 검열당했다고 비판했는데, 해당 전시에는 남성 간 키스와 춤을 묘사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HB 3958 법안은 현재 텍사스 하원 내 주정부업무위원회(State Affairs Committee)에서 심사 중이며, 입법부를 통과하고 주지사 서명을 받을 경우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예술 표현의 자유와 공공기관의 전시 자율성에 대한 논의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리=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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