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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발행인 칼럼】확신보다 의심이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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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14회 작성일 26-01-3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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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김민정
사장 김민정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이런 말을 남겼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확신에 차 있고, 지적인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요즘처럼 이 말이 절실하게 와 닿는 시대가 또 있을까.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민 정책, 그리고 AI의 급격한 등장은 뉴스 속 이야기를 넘어 일상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과거 이민자들의 삶은 비교적 단순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싼가, 싼가’, ‘아이들 성적이 좋은가, 나쁜가’, ‘장사가 잘 되는가, 안 되는가’, ‘주변 이웃이 좋은 사람인가, 나쁜 인간인가’와 같은 소소하지만 절실한 문제들이 우리의 세계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정부 정책, 세계 경제, 기술 변화가 실시간으로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다. 멀리 있는 뉴스 같던 변화가 바로 내 직업, 내 자녀의 미래, 내 사업의 방향과 직결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컴퓨터 사이언스는 “가장 유망한 전공”이었다. 지인의 자녀는 그 학과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졸업할 때는 취업이 잘 안 되는 전공이 됐고 결국 대학원을 선택했다.


코딩 교육 열풍도 마찬가지다. 한때는 “아이에게 코딩은 필수”라며 과외가 성행했지만, 지금은 AI가 코딩을 대신 해주는 시대가 됐다.


자녀에게 5개 국어를 가르쳤다는 한 지인은 AI 통번역기를 보며 허탈해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까지 힘들게 안 시켰을 텐데…”


AI는 우리의 노력과 계획을 너무나 쉽게 무력화시키고 있다.


오프라인을 압도하고 온라인 쇼핑의 승자로 자리잡은 아마존은 높은 매출에도 대규모 감원을 이어가고 있다. AI 자동화로 사람이 덜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로봇을 생산라인에 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조지아 공장에서 2028년부터 로봇이 인력을 대체할 거라는 계획이 발표된 후 나온 반응이다.


이미 일부 도시에서는 무인로봇택시가 달리고 있고, 올해부터는 전국적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다.


세상은 급변하고, 과거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들이 더 이상 ‘공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이 변화를 가장 과격하게 말하는 인물 중 하나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이다. 최근 그가 인류의 미래를 뒤흔들 파격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그리는 5년 안의 세상은 우리가 알던 상식과는 사뭇 다르다.


머스크는 범용인공지능 AGI가 올해 등장하며, 3년 뒤면 로봇이 정밀한 전문직 업무를 수행하고, 4년 뒤에는 인간을 능가하며, 5년 뒤면 인간과 로봇의 능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조차 로봇의 정교함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출시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머스크는 내년 말이면 약 2만 달러에 가정용 로봇을 정식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는 ‘로봇 동거 시대’가 텍사스의 가정집에서도 곧 현실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화성 이주’를 거듭 강조했다. 지구라는 단일 행성에 머무는 것은 위험하며, 재앙에 대비해 화성이 백업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머스크는 앞으로 화폐도 저축도 필요 없고, 대학도 갈 필요가 없으며, 생존을 위한 노동이 사라지는 ‘보편적 고소득’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의 말이 완전히 허황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우리는 지금 인류 문명사에서 보기 드문 대전환의 과도기를 살고 있다.


한 뇌과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은 AI를 사용하는 자와 사용하지 않는 자로 나뉠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아는 만큼이라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더 중요한 한 가지를 강조했다. 유연함이다. 한 달 전 세운 계획, 어제 결정한 사안이라도 현실이 달라지면 과감히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의 전해지는 일화가 있다. 누군가 그에게 말했다. “예전에는 이렇게 말하더니 지금은 정반대로 말하는군요.”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현실이 바뀌면, 나는 생각을 바꿉니다.”


확신과 고집에 붙잡힌 사람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가장 위험하다. 과거의 성공 경험에 갇힌 확증편향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오히려 변화를 못 보게 만든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하게 된다.

‘의심’은 단지 생존 전략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지키는 태도라는 것이다.


러셀은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인간의 불행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이유로 끝없는 비교, 과도한 경쟁, 타인의 시선에 대한 집착을 꼽았다. 


그리고 행복은 전혀 다른 곳에서 온다고 했다.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고, 타인에게 애정을 쏟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삶… 그는 이것이 인간을 건강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하는 핵심이라고 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AI시대가 진화할수록 러셀의 통찰은 더 중요해진다. AI는 계산을 대신할 수 있고, 번역을 대신할 수 있고, 진단을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공감, 책임, 관계, 양심, 사랑, 공동체 의식은 대신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의심해야 한다. “무엇이 사라질까?”가 아니라 “무엇이 끝까지 인간에게 남을까?”를…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빨라지고, 피곤해질 것이며, 우리는 이 흐름을 피할 수 없다.


확신 대신 의심을, 고집 대신 유연함을, 두려움 대신 학습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위험한 말은 “나는 이미 알고 있다”이며, 가장 지혜로운 말은 “혹시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일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확신하기보다, 한 번 더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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