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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오피니언】스톡데일 패러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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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북텍사스는 그 어느해 2월보다 추웠다. 1939년에 세워진 2월 최저 온도 기록을 깰 정도의 혹한이 찾아왔고 지나갔다.
그런데 날씨만 추운 것이 아니었다.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예측불가 급변의 시대가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다. 이후 그의 탁월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는 이민 정책과 관세 정책은 이미 한인 사회에서 체감할 정도로 여파가 거셌다.
불법 이민자 체포에 대한 가짜 뉴스가 매주 다른 스토리로 퍼졌고, 이는 이민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당연히 이민자 사회의 상권에도 영향을 끼쳤다. 경기가 좋지 않아 한숨 쉬는 업주들에게는 설상가상인 셈이였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촉발하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움추려 들었다.
일각에서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감소할테니 괜찮아지겠지.” 혹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단기성 엄포용이겠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예단하기 어렵다는 말이 주류를 이룬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식당, 학생이 줄었다는 학원, 환자가 줄었다는 병원… 철밥통인 줄 알았던 연방 공무원의 대량 해고, 사우스웨스트 항공, 스타벅스 같은 대기업의 연이은 해고 등 2월 들어 접하는 소식이 추위를 더했다.
이런 위기와 같은 상황을 맞닥뜨리면 외면하고 싶고 부인하고 싶다. 걱정의 강에 매몰되기도 하고, 한편 ‘곧 좋아지겠지’라는 낙관으로 덮으며 팩트와 디테일을 마주하길 꺼리기도 한다.
저명한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경영의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저서 ‘Good to Great’에서 위기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를 설파했다.
그는 ‘인생의 행로에서 중요한 것은 난관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불가피한 난관에 대처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라며 ‘난제들과 씨름할 때 곤경 속에서 사람들이 더 강하게 단련된다는 것을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입증했다’고 말했다.
미군 장교였던 제임스 스톡데일의 이름에서 유래한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역경에 처했을 때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잘 될 거라고 막연하게 낙관하면 무너지고 만다는 ‘희망의 역설’, 즉 합리적인 낙관주의를 의미한다.
스톡데일은 1965년 베트남 전쟁에서 포로로 붙잡혀 8년간 하노이 힐튼 수용소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당시 다수의 포로들은 “부활절엔 석방될 거야”, “추수감사절이 되면 나갈 수 있겠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자유로워질 거야”라는 바램으로 막연한 기대에 의존했다.
한편에선 “절대 풀려나지 못해. 결국 여기서 죽을 거야”라며 체념한 비관적인 포로들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반복되는 실망감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절망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스톡데일은 끝까지 살아남아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희망을 잃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며 역경을 이겨냈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다. 삶을 긍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수용소 내 통솔 책임을 맡아 가능한 많은 포로들이 큰 부상 없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8년을 버틴 후에 그는 수용소에서 풀려났다. 고국에 돌아온 그는 해군대학 학장을 지냈고, 자신의 경험담을 강의하면서 보람된 여생을 보냈다.
스톡데일은 "언젠가 수용소를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고, 당시의 상황이 삶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임을 의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민자 사회에 닥친 난관을 마주하며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생각하게 된다.
작금의 현실이 힘들다면 직시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잘될 것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인 사회의 한 원로 비즈니스맨은 “이민자 사회 경제가 위기를 맞았다. 먹고 살 비즈니스가 많이 없어졌다. 새로운 비즈니스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렵고 열악하고 힘든 일도 마다않는 도전정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에 대한 강한 목표로 의지를 불태우며 부지런히 땀흘려 일했던 이민자들의 저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가만히 있으면 변화에 휩쓸릴 뿐이다. 변화의 파도를 타고 기회로 도약하기 위해 생각하고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텍사스는 계속해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르는 사회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유수의 대기업들도 속속 본사를 이전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주 2위도 텍사스이다.
텍사스의 단일 경제규모는 세계 9위, 미국 내 GDP 규모는 2위, 수출은 전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텍사스로 본사 이전을 결정한 리얼터닷컴은 텍사스 인구가 2045년에 캘리포니아를 제치고 1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한국 매체는 ‘시골 사투리에 카우보이가 연상되는 텍사스가 미국 최대 핫플로 부상하고 있다. 텍사스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미 본토 최대 면적에, 석유 매장량의 25%, 천연가스 매장량의 30%가 있다.’라는 기사를 썼다.
고집을 내려놓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지혜롭게 부지런히 솔루션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면 반드시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리고 이때가 지나가면 분명히 더 노련해지고 단련된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2월의 혹한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찬란한 햇살 아래 온기를 주는 자연의 위대한 횡포(?)를 경험하면서… 인간의 놀라운 회복력의 증거로 설파되는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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