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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냐, 폐기냐” 텍사스주 의회, 막바지 입법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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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 제89차 주의회 입법회기 종료 예고
핵심 입법 과제 통과시키기 위한 막판 입법전 돌입
제89차 텍사스 주의회 정기 입법 회기에서 의원들이 수천 건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최종 통과되지 않을 전망이다.
텍사스 주의회는 격년으로 열리는 정기 입법회기(regular legislative session)에서 약 7,000~8,000건의 법안을 발의하며, 이 중 약 15~20%(1,000~1,500건) 정도만 실제로 통과되어 법으로 제정된다. 한 예로 제88차 입법 회기에서는 총 7,864건의 법안이 제출됐고, 이 중 1,246건이 통과됐다. 이처럼 입법 과정은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실제로 법으로 이어지는 안건은 제한적이다. 한편 다음달 2일 회기 종료를 앞두고, 주의원들은 자신들의 핵심 입법 과제를 통과시키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새 법률은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관심가는 재산세, 학교 안전 등 정기 회기 종료까지 주요 법안들의 통과 여부와 향후 절차를 알아봤다.
박은영 기자 ⓒ KTN
◈ 주택 재산세 감면 확대안 주하원 통과, 홈스테드 공제 14만 달러로 상향
텍사스주 하원이 지난 20일(화), 주택 소유자들을 위한 재산세 감면 확대 법안을 압도적인 지지 속에 통과시켰다.
이로써 텍사스 내 홈스테드(homestead) 공제는 기존 10만 달러에서 14만 달러로 상향될 전망이다. 또한 노년층 및 장애인을 위한 추가 감면도 기존 1만 달러에서 6만 달러로 대폭 인상된다. 관련 법안들은 이미 주상원을 통과했으며, 주하원의 최종 표결은 21일(수) 진행됐으며, 이후 상원으로 다시 이관돼 수정 사항을 조율한 뒤 마무리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새로운 공제 혜택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텍사스 유권자들이 오는 11월 헌법 개정안을 승인해야 한다.
그렉 애봇 주지사는 이번 회기 내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재산세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주 하원과 상원이 합의한 패키지에는 65억 달러의 신규 감면, 기존 감면 유지비용 30억 달러, 그리고 기업세 감면 5억 달러 이상이 포함됐다.
이번 재산세 감면의 핵심인 주 상원법안 4호(SB 4)는 앞서 주 하원에서 145대 0으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법안은 또한 감면으로 인해 학군 재정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주정부가 부족분을 보전하도록 명시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폴 베텐코트(Paul Bet-tencourt) 주 상원의원에 따르면, 현재 주정부는 텍사스 주택 소유자들의 학군세(school district tax) 부담 중 약 56%를 감당하고 있다.
입법 지지자들은 특히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며 생활비 부담이 큰 노년층에게 이번 감면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측은 상업용 부동산에 세금 부담이 전가되거나, 감면 혜택이 감정가 상승과 지역 세율 인상으로 인해 상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3년에는 텍사스 유권자들이 학군세 감면 상한을 4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는 평균적으로 약 700달러의 세금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당시 180억 달러 규모의 감면 패키지에는 127억 달러의 신규 감면이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더해 이번 홈스테드 공제 상향안은 평균적으로 연간 약 363달러의 추가 절감을 제공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포함된 학군세율 압축 프로그램(세금 대신 주 예산으로 충당)은 평균 133.13달러의 추가 감면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낙태금지법 ‘의료적 예외’ 명확화 … 주지사 서명 임박
텍사스주가 미국 내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법 중 하나의 의료적 예외 조항을 명확히 하는 법안(SB 31)을 추진 중이다. 해당 법안은 주의회를 통과했으며, 그렉 애벗 주지사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법안은 2022년부터 시행 중인 텍사스주의 사실상 전면적인 낙태 금지법에 대해, 의료진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법안은 낙태 허용 사유를 확대한 것은 아니며, 강간이나 근친상간 등은 여전히 예외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에서 의사가 낙태 시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법적 기준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지난 21일(수) 주 하원에서 129대 6이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마지막 절차적 표결만을 앞두고 있다.
법안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을 “사망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신체 손상”으로 정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텍사스주는 낙태 관련 형사 및 민사 제재 강화를 이어가고 있다. 주법에 따르면, 불법 낙태 시 최대 99년형의 징역과 최대 1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낙태약을 우편 배송하거나 제조·유통하는 행위 자체를 민사 위반으로 간주하는 법안(SB 2880)도 병행 추진 중이다. 이는 2021년 통과된 낙태 협력자에 대한 민간 소송 허용법의 확장 조치로, 누구든지 타인의 낙태 시도에 개입한 사람을 고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또 지방정부가 타주로의 낙태 여행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SB 33)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의회의 이번 움직임이 의료적 명확성과 형벌 회피 간의 균형을 시도한 것이라 평가하며, 향후 의료 현장과 사법부의 해석에 따라 실효성이 갈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89차 텍사스주 의회 입법회기, 관심가는 법안들
[교육]
·HB 2: 공립학교 자금 지원 확대
80억 달러 규모로 학생당 지원금을 증액하고, 교사 급여 인상 및 무자격 교원의 고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지난 4월 17일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 상임위 심의 후 전체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SB 37: 주립대학에 대한 주정부 통제 강화
주립대학의 교과과정과 인사에 대한 교수진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주정부의 통제를 확대하는 법안이다. 4월 16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이 개정안을 표결한 뒤 상원의 재확인이 필요하다.
·SB 12: K-12 학교의 DEI 프로그램 금지 확대
공립 초·중·고교에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3월 19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SB 13: 공립학교 도서관 도서 관리 권한 확대
공립학교 도서관에서 학부모와 교육위원회가 도서 선정에 더 많은 권한을 가지도록 하는 법안이다. 3월 19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SB 10: 교실 내 십계명 게시 의무화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을 게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3월 19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세금 및 경제]
·SB 1: 주 예산안
향후 2년간 3,370억 달러 규모의 주 예산안을 담은 법안이다. 4월 11일 하원을 통과했으며, 현재 양원 간 조정이 진행 중이며, 타협안 채택 후 최종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HB 9: 사업체 개인자산 면세 확대
25만 달러 이하의 사업용 재고 자산을 지방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하는 법안이다. 4월 3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이 수정안을 승인하거나 회의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
·SB 15: 최소 필지 면적 완화
주택 건축 시 최소 필지 크기를 줄여 주택 비용을 낮추도록 허용하는 법안이다. 3월 19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선거 및 유권자 규제]
·SB 16: 유권자 시민권 증명 요구
투표 시 유권자의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4월 1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SB 1026: 선거범죄 기소 권한 확대
텍사스 주 검찰총장에게 선거범죄에 대한 직접 기소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4월 30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민 및 법 집행]
·SB 8: 이민 단속 협력 의무화
지방 보안관이 연방 정부와 협약을 체결해 불법체류자를 식별하는 데 협력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4월 1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의 승인이 필요하다.
·SJR 5: 보석법 강화
헌법 개정을 통해 특정 피고인의 석방을 제한하고, 사전 구금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2월 20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최종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HB 33: 총기난사 대응 방안 수립 의무화
경찰 기관이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에 대비한 위기 대응 정책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이다. 4월 29일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에서 새로운 버전에 대한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청소년 보호 및 디지털 규제]
·HB 186: 아동 SNS 가입 금지
미성년자가 소셜미디어 계정을 개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신규 사용자의 연령을 확인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이다. 4월 30일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임위 심의 후 상원 전체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에너지 및 주거 관련]
·SB 6: 전력망 규제 강화
텍사스전기신뢰성위원회(ERCOT)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 시장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기업의 의무를 확대하는 법안이다. 3월 19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SB 38: 퇴거 절차 간소화
세입자의 법적 보호 일부를 축소해 퇴거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4월 10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상임위 통과 후 전체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외국인 투자 제한]
·SB 17: 외국인 토지 소유 제한
중국, 이란, 북한, 러시아 등 국가의 국민 및 법인이 텍사스 내 토지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안이다. 5월 14일 회의위원회로 송부되었으며, 양원 간 타협안 도출 후 재투표가 필요하다.
[수자원 관리]
·SB 7: 수자원 인프라 지원
감소하는 텍사스의 수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기 위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배정하는 법안이다. 4월 2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표결 후 상원 재확인이 필요하다.
·HJR 7: 텍사스 수자원 기금 헌법 개정안
향후 10년간 연간 최대 10억 달러를 수자원 기금에 배정하는 헌법 개정안이다. 4월 29일 하원을 통과했으며, 상원 상임위 통과가 필요하다.
[복권 및 도박 규제]
·SB 3070: 주 복권 규제
복권 관리 권한을 텍사스 면허규제국으로 이관하고, 복권의 대량 구매 및 택배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5월 15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하원 위원회 통과 후 전체 표결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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