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Scarborough 르네상스 페스티벌에 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5-04-18 09:14

본문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예전의 텍사스의 날씨와는 사뭇 다르게 변덕스럽고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를 느끼며 달리다 보니 벌써 5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월, 5월이면 텍사스에서는 왕성하게 활동하기 가장 적당한 기온을 유지하는데 곳곳에서는 각종 페스티벌이 우리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4월 초에 시작하여 5월 마지막 주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스카보르 르네상스 페스티벌(Scarborough Renaissance Festival)은 달라스 인근에서 열리는 매우 권위 있고 유명한 페스티벌로 오늘은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가고자 합니다.


달라스에서 35번 하이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40분 정도 운전을 하다 보면 조그만 소도시 왁사치(Waxahachie)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을 지나 하이웨이 출구 399A에서 나가면 Farm to Market 66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턴하여 5분 정도 운전을 하면 왼쪽으로 커다란 주차장이 보이고 스카보르 르네상스 페스티벌 입구가 나타납니다. 


 입구에서부터 이곳에 오가는 사람들의 복장이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16세기 복장에 어떤 이는 칼을 차고 활을 메고 있으며,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에 수도원의 수도승, 공주, 광대, 그리고 귀족과 하인 등 르네상스를 상징하는 복장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모두들 과거에서 내려온 사람들과 같이 마치 영화 한편의 스토리 안으로 들어온 착각을 일으킬 만큼 행사장 안의 분위기는 묘합니다. 어쩌면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16세기로 내려갔다는 의구심마저 들 만큼 이곳은 건물과 의복들, 그리고 음식과 레스토랑, 놀이기구들, 그리고 가게에 진열된 상품들이 거의 르네상스를 방불케 하는 쇼의 연속입니다.


 스카보로 페어는 1533년에 영국의 국왕 헨리 8세와 앤 왕비가 시작한 축제라고 합니다. 16세기 세익스피어가 살던 영국 마을과 저자거리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이곳에서는 1981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4월과 5월에 토요일과 일요일에 아침 10시부터 7시까지 페스티벌을 펼치며 항상 메모리얼 데이를 기점으로 페스티벌을 종료하게 됩니다.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벌써 이곳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단지 보고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페스티벌의 문화에 동화되어 르네상스 시대의 한 구성원 하나로 미리 옷을 준비하고 장신구도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같이 어울려 춤도 추고 행진도 하고 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그들의 살아있는 16세 문화를 그대로 느끼고 있으니까 당연한 듯 합니다. 어쩌면 정상적인 옷을 입고 있는 우리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으니까 말입니다. 


코끼리를 타기, 낙타 타기, 순수하게 건장한 남자들이 밀고 당기는 매뉴얼로 진행되는 어린이 놀이기구, 각종 이야기 타임, 광대 쇼, 밸리댄스 등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르네상스 시대의 형태처럼 단순하고 매뉴얼로 진행이 됩니다. 가게에 들어가서 장인들의 각종 수공예 작품을 구경하거나 구입을 할 수 있으며 터프한 터키다리 하나를 점심으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2000명이 넘은 배우와 아티스트, 그리고 스텝들이 일하고 있으며 2달 동안 다녀간 사람의 규모가 20만명이 넘는다고 하니 그 스케일의 장대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현대에서 과거로의 짧은 시간여행, 길을 따라 밀밭에 비친 따가운 햇살아래 슬며시 그려지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몸으로 경험하면서, 누군가가 미래를 꿈꾸는 시점에 나에게는 과거에 했던 행복한 고민들, 꿈을 이루려 했던 열정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가 보다. 벌써 토요일 늦은 오후 저 멀리 밀밭에 황혼의 물감을 뿌려 놓은 저녁 놀을 차창에 담으며 나의 눈은 스르르 행복감에 젖어 있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Dr. Chang H. KimChiropractor | Excel Chiropracticphone: 469-248-0012email: [email protected] MacArthur Blvd suite 103, Lewisville, TX 750…
    리빙 2025-04-18 
    가게에 물건이 들어와서 며칠간 바빴다. 오랜만에 들여온 거라 양도 많았고 바뀐 계절에 맞춰 디스플레이도 손봐야 해서 할 일이 많았다. 페덱스 아저씨가 커다란 종이 박스 여러 개를 작은 가게에 쌓아놓고 갔다. 목장갑을 끼면서 박스를 쓱 훑어보았다. 십 년 전부터 거래해…
    문학 2025-04-18 
    2025년 3월, 미국 연방정부는 IRS(Internal Revenue Service)와 ICE(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간의 정보 공유 체계를 공식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이 협약은 연방 차원의 법 집행 및 세원…
    회계 2025-04-18 
    예전의 텍사스의 날씨와는 사뭇 다르게 변덕스럽고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를 느끼며 달리다 보니 벌써 5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월, 5월이면 텍사스에서는 왕성하게 활동하기 가장 적당한 기온을 유지하는데 곳곳에서는 각종 페스티벌이 우리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
    여행 2025-04-18 
    공사중인 건물보험근래에 들어 한인타운내에 자체 건물을 짓는 한인 교민들도 많아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개인이 많아지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한인사회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지어져 있는 건물을 구입 하면서 그 건물을 …
    리빙 2025-04-18 
    교통사고 후 받는 치료 중 재활치료, 통증의학 치료, 심리 치료에 대해 이번에는 자세히 이야기해 보려 한다. 지난 번에 언급한 대로 기본적인 치료 이후에 권하고 진행되는 치료들은 환자의 상태와 부상의 심각도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모든 사고 환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
    리빙 2025-04-18 
    늘 새로움을 더하는 하루 하루가 우리 앞에 계단을 놓고 있습니다. 녹음이 우거지고 비로소 시작되는 텍사스의 무더위는 상쾌한 숲 속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방금 찬물로 씻은 듯 시원한 미소로 여름을 맞이하기를 구하고 있다. 때로는 헉헉거리며 땀에 얼룩진 삶의 모습을 아무도 …
    여행 2025-04-11 
    박운서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관세전쟁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에게 대항하는 …
    회계 2025-04-11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고 중얼거린다.“일어나기 싫다. 그냥 이대로… 잠들었으면.”늙어가는 이 나이에 학교 가기 싫어 꾀를 부리는 아이처럼 아직도 월요일 아침마다 이러고 있으니, 나도 참 이상한 아줌마다. 평생을 올빼미처럼 밤에 더 깨어 있는 사람으로 살아왔으니 당연…
    문학 2025-04-11 
    크리스틴 손,의료인 양성 직업학교, DMS Care Training Center 원장(www.dmscaretraining.com / 469-605-6035)약을 다루는 또 하나의 전문가, 약국 테크니션 (Pharmacy Technician) -12주 단기과정으로 시작하…
    리빙 2025-04-11 
    공인회계사서윤교미국 연방 소득세 1차 신고 마감일인 4월 15일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개인 소득세 보고를 마치셨겠지만 아직 세금 보고를 완료하지 못한 납세자들은 남은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신고를 준비해야 하며, 만약 기한 내 제출이 어렵다면 연장 신청을 고려해야 한다…
    회계 2025-04-04 
    2025년이 엊그제 시작이 되는가 싶더니 벌써 4월의 시작점에 와있습니다. 아직은 봄이 채 이른지 쌀쌀한 아침 기운에 살짝은 어깨를 움츠리지만 금세 하늘이 거치며 따스한 텍사스의 햇살이 온 대지에 충만한 생명의 빛을 선사합니다. 이번 봄은 얼마나 우리에게 많은 일들을…
    여행 2025-04-04 
    운전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조심을 한다고 해도 예기치 않게 사고는 일어나고 사람들은 다친다. 그것뿐인가 아무 문제없이 주차장에 주차해 두었는데 나무 가지가 떨어져서 자동차 앞 유리가 부서지기도 한다. 뜻밖의 사고가 일어날 때를 위하여 자동차 보험은 …
    리빙 2025-04-04 
    조진석 DC, DACBR, RMSKProfessor, Parker UniversityDirector, Radiology Residency Program at Parker UniversityVisiting Fellowship at the Sideny Kimmel Medi…
    리빙 2025-04-04 
    ◈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대와 생…
    문학 2025-03-28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