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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송어 낚시가 있는 곳 'Medicin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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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4-08-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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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한 아버지와 두 아들이 몬테나 지방의 이름 모를 강에 플라이 낚시를 던지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교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영화 중의 하나인 로버트 레드포드 (Robert Redford) 의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입니다. 목사 맥린이 낚시를 통해 인생을 풀어 나가는 아름다운 인생의 스토리, 굴절된 삶을 상징하는 강물을 바라보며 순탄하지 않은 인생이지만 어디론가 끊임없이 흘러간다는 의미 심장한 영화입니다. 영화 주제곡의 잔잔한 바이올린 솔로처럼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영화 속의 이야기와 같이 흘러가는 인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위치타 마운틴 야생 보호구역(Wichita Mountains Wildlife Refuge)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그리 알려지지 않은 조그만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메디신 강(Medicine Creek)을 사이에 두고 동화 속에 나오는 돌집처럼 갈색의 둥그런 돌로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집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이면 어린아이로부터 어른들까지 평화롭게 낚시 줄을 강가에 던지고 그들의 가장 순진한 이야기들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영화 속의 ‘노먼’의 독백처럼 먼저간 이들과 교감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영화 속의 ‘폴’처럼 장난기 넘치는 눈빛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가 로우톤카 호수(Lake Lawtonka)에서 흘러오는 바닥의 흐름까지 비쳐 보이는 메디신 강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텍사스의 북쪽에 있는 조그만 도시 위치타 폴스(Wichita Falls)에서 44번 하이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45분 정도 운전을 하면 군사도시 로우톤(Lawton)을 지나고 출구 45번에서 49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49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영화 속의 몬테나 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뭔가가 특별한 곳, 인구 400명 정도의 조그만 마을 메디신 파크(Medicine Park)를 만나게 됩니다. 메디신 강 사이로 저 멀리 스캇 마운틴(Mount Scott)이 보이고 마을 전체가 갈색의 둥그런 바위로 지어진 특이한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그리고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플라이 낚시, 송어 낚시, 그리고 캠핑을 즐기는 곳입니다. 

 마을의 중앙에서 메디신 강으로 내려가면 댐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습니다. 석양을 따라 길게 늘어진 인생의 길을 벗삼아 삼삼오오 모여든 여행자들의 속삭임을 친구 삼아 걸어보는 것 또한 이곳의 멋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강 옆으로는 강변 도로를 따라 조그만 쇼핑센터들이 모여 있고, 이곳을 찾는 여행객의 허기를 채워줄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위치타 마운틴 야생 보호구역을 찾거나 이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여행객들의 쉼터인 호텔과 캐빈들이 강을 따라 모여 있습니다. 아름다운 로우톤카 호수를 따라 이어진 E Lake Drive 길을 따라가면 RV 리조트가 있어 호수를 따라 이어진 수상가옥 사이에서 멋진 캠핑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숨가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잠시 동안이나마 자연을 벗삼아 머무를 수 있는 이곳에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복되고 풍요로운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스토리와 같이 한없이 자연에서 작아 보이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 하지만 너무도 틀린 누군가를 바꾸려 하기 보다는 그대로 놓아주려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스토리와 같이 스스로 놓아두게 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버지 맥클레인이 아들 폴의 죽음을 가슴에 안고 마지막으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다 이해할 수 없어도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 이라는 한 마디가 진정으로 가슴 속에 와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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