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미국 최초의 국립 기념물인 ‘데블스 타워’에 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4-07-19 14:55

본문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대통령의 도시로 알려진 사우스 다코타(South Dakota) 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래피드 시티(Rapid City)를 출발하여 와이오밍(Wyoming)주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으로 가기 위해 서둘러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대초원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블랙 힐스 국유림(Black Hills National Forest)일대를 지나며 검은 언덕이라 불리는 거친 바위와 그 속에 숨겨진 각자의 사연 속에 미국의 대통령 얼굴들이 새겨진 풍경 속에 매력과 문화가 공존하는 사우스 다코타의 여행을 마치고 와이오밍으로 향하는 길은 동부의 보스톤을 출발하여 미국 대륙의 동서를 횡단한 후, 서부의 끝 시애틀까지 이어지는 미국에서 가장 긴 도로인 3,020마일(4,861.09 km)길이의  90번 하이웨이를 이용한 대륙횡단 여행의 한 부분입니다. 


오늘은 옐로우 스톤에 가기 전에 미국 최초의 국립 기념물로 지정된 데블스 타워 내셔널 모뉴먼트(Devils Tower National Monument)를 여행하는 날입니다. 래피드 시티를 출발하여 와이오밍 주를 향하여 서쪽 방향90번 하이웨이로 들어서니 인구가 희박하여 너무나 한적한 하이웨이와 더불어, 초원을 거치며 끝을 알 수 없은 지평선 저편의 신비스러운 상상 속에, 저가 살고있는 텍사스와는 너무나 낯선 풍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래피드 시티에서 90번 하이웨이를 타고 1시간10분 정도 서쪽으로 운전을 하니 와이오밍의 첫번째 마을인 선댄스 시티(Sundance City)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14번 도로를 타고 북서쪽으로 2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데블스 타워 사인과 함께 24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24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운전을 하다 보면 끝없는 지평선 위로 홀로 우뚝 선 암석 기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d27b4c8d04814c3d35fabdc935a0d239_1721418939_0396.png

 데블스 타워는 지형이 매우 특별한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필버그의 영화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 에서 우주선이 착륙하는 장소로 등장하는 등, 수많은 영화의 촬영 장소로 알려진 곳입니다. 1906 년 9 월 24 일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하여 미국 최초의 국립기념물로 지정된 곳으로, 독특한 모습에 이름을 더한 용암 기둥입니다. 이 지역에 살던 인디언부족들은 이름이 갖는 특별함 때문에 이름에 대한 수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 바위 기둥의 아메리카 원주민 이름에는"Bear's House" or "Bear's Lodge"으로 불렸으나 1875 년 Richard Irving Dodge 대령이 이끄는 원정대에서 그의 통역사가 "나쁜 신의 탑"을 의미하는 네이티브 이름을 잘못 해석 한 것이 "Devils Tower"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지역의 모든 정보 표지판 은 아포스트로피가 생략 된 지리적 명명 표준에 따라 "Devils Tower"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화산활동에 의한 용암의 침식작용으로 이루어진 자연 석탑은 높이 867 피트 (265 m)에 정상이 평평하고 측면은 용암이 급격하게 식어서 굳어진 육각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347에이커의  면적에 주위에 펼쳐진 광활한 초원을 바탕으로 소나무 숲과 낙엽 활엽수림으로 덮여 있으며, 타워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도는 1.3마일의 데블스 타워 트레일을 비롯하여 많은 트레일 코스가 있고 특히 이곳에는 주상절리를 타고 정상까지 도전하는 암벽 등반과 스카이다이빙 장소로도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그렇지만 80년대부터 아메리카 인디언과 등반가들 사이에 인디언의 신성 지역을 등반하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아져 많은 논쟁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지역 인디언들이 의식을 치르는 6월 한달 동안은 자발적으로 등산을 금지하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에는 인디언들 사이에 전해 오는 수많은 전설이 있습니다.그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전설은 곰에게 쫓겨 바위 꼭대기로 도망치다가 별이 되었다는 일곱 소녀의 전설입니다. 오래전에 이곳으로  놀러 나왔던 7명의 인디언 소녀들이 거대한 곰에게 쫓기게 되었는데, 그들이 바위산으로 피신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신께 구해달라고 간절히 기도 하자 지금의 땅이 솟아올라 거대한 바위 탑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인디언 소녀들은 솟아오르는 바위 탑과 함께 계속 오르게 되는데, 성난 곰이 인디언 소녀들을 쫓는 동안 곰 발톱으로 바위를 마구 긁어서 그 바위산 주위가 지금처럼 부숴져 있고, 또한 벽면에 주상절리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곱 결국은 일곱 소녀들은 하늘까지 올라가 작은 7개의 별인 플레이아데스 성단(Pleiades Star Cluster)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데빌스 타워 위에 있던 북미의 카이오아 족의 젊은 여인들은 달빛에 춤추는 여인들이 되어  밤하늘을 밝히는 아름다운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되었고, 밤이 되면 정말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수많은 별들이 되어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오래전 카이오아 족의 영토였던 이곳에 그들의 영혼이 별빛이 되고, 그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전설 속에 순수했던 카이오아 족의 이야기를 품고 고결한 인간다움을 획득하기 카이오아 족의 살아왔던 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말을 타고 달리다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는 이유는, 말을 쉬게 하려는 것도, 자신이 쉬려는 것도 아닌 단지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려주는 배려라는 사실 말입니다. 영혼이 곁에 왔다 싶으면 그제서야 다시 말 고삐를 쥐고 길을 떠나게 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세상의 조명이 모두 꺼지는 날 차가워진 몸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빛이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조그만 빛 하나가 세상을 비출 때 우리는 서로의 미소를 창가에 살며시 걸어놓고 내 마음의 기쁨과 평화를 이웃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점점 얼어버리는 삶의 현장을 내 발 아래…
    여행 2024-12-27 
    하늘이 물에 내려오면서 끝없이 펼쳐진 호수와 바람, 그리고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요즘처럼 비가 내리면 하늘과 세상이 물에 잠길 것 같지만 여전히 그 속에 비쳐진 모습은 잔잔한 물결 위에 세상의 아름다운 신비의 새하얀…
    여행 2024-12-20 
    미국에서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축복 가운데 하나는 광대한 대륙을 쉼 없이 운전하여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끝이 안 보이는 초원을 운전하다가 사막을 만나면 인생의 중간을 점검하게 되고 다시 핸들을 잡으면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여행 2024-12-13 
    가을날 알칸소 (Arkansas)의 오치타 국립포레스트 (Ouachita National Forest)의 아름다운 가을 산의 경관을 정신없이 눈에 쏟아 담으며 이리 저리 구부러진 길을 따라 조심스레 운전을 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숲과 나무들이 울창한 도로를 돌고 돌아…
    여행 2024-12-06 
    오후에 진한 구름 사이로 햇빛이 잠시 보이더니 저녁을 먹고 난 후 밤새 가을비가 내립니다. 버팔로 내셔널 리버(Buffalo National River) 강가를 끼고 조그만 언덕 위에 설치한 텐트를 밤새 두드리는 가을비 소리는 마음이 가라앉는 소리입니다. 그리 크지도 …
    여행 2024-11-29 
    매 순간 자신을 잃지 않고 버티는 자에게 다시 가을비로 씻어줄 아름다운 창문너머로 촉촉히 적시는 가을비는 가물었던 지난 여름을 세월 저 멀리 떠나 보내고 창가에 앉아 진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젖은 그리움에 스쳐가는 아련한 기억들을 마음 속 노트에 그려보고 있습니다. 향…
    여행 2024-11-22 
    아름다운 가을의 선율, 클래식컬한 스트링의 잔잔한 화음은 어느새 피아노의 아름다운 독백을 만들어 내고 그 독백이 방어할 수 없을 만큼 강한 막새바람처럼 가슴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 신선한 가을의 음악은 어느 틈새도 파고 들어갈 만큼 강하게 가을의 정서를 만들어 주…
    여행 2024-11-15 
    미국의 국립공원 중에 가장 많이 사람이 찾는 곳은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최고의 국립공원이라 하면 그랜드 캐년, 요세미티, 옐로스톤 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미국의 방송사인 PBS에서 선정한 결과 다른 모든 국립공원을 제치고 1위를 한 곳이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여행 2024-11-08 
    계절에 따라 변신하는 스모키 마운틴의 모습은 아침 새벽 길에 자욱하게 내린 운무의 화려한 자태에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테네시 주의 케틀린버그(Gatlinburg)를 출발하여 스모키 마운틴 자락을 관통하는 441번 도로를 따라 노스캘롤라이나 …
    여행 2024-11-01 
    가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며 꼬불 꼬불 그레이트 스모미 마운틴 국립공원(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k)의 정상을 관통하는 441번 도로를 운전하다 보니 어느새 그렇게 곱게 물들었던 가을의 흔적이 자취를 감추고 앙상한 나뭇가지가 구름 한…
    여행 2024-10-25 
    10월의 중순의 진한 가을, 지난밤 촉촉히 내린 가을의 이슬비는 창가 너머 대서양을 끼고 깊숙하게 들어온 Frenchman Bay의 싱싱한 바다내음을 대지에 뿌려놓고 굽이치는 바다와 10월의 하늘을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노랗고 새빨간 신비의 옷을 입힌 미국의 제일 …
    여행 2024-10-18 
    브레이크 없는 삶의 여정 들이 세월의 굴곡을 따라 덜커덩 덜커덩 세월의 열차를 달리다 보니 벌써 10월이 되어갑니다. 세월이 흐르면 고개를 숙이는 법, 9월말의 콜로라도 록키산맥을 따라 이곳 저곳을 물들인 아스펜 단풍은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벌써 삶의 허물들을 세상에 …
    여행 2024-10-11 
    10월의 첫날 축복받은 시간에 콜로라도의 멋진 산길을 원 없이 달려볼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고 있고 시간을 쫓아 삶의 이상향을 찾아갈 수 낭만이 있어서 입니다. 도로를 따라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득 메운 10월의 아스펜 단풍 향연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모…
    여행 2024-10-04 
    지난 밤 늦게 도착하여 머문 콜로라도 스프링스(Colorado Springs)의 밤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호텔 창문을 통해 바라보이는 높이를 알 수 없는 산들이 진하디 진한 하늘의 빛을 삼켜버린 환한 달빛에 반사되어 선명하게 비치는 모습에 이곳이 높은 고지임을 …
    여행 2024-09-27 
    구름이 로키산 허리를 금세 휘어 감싸더니 새하얀 빙설에 비쳐 눈이 시리도록 맑던 하늘이 금새 긴 꼬리를 내린 채 하염없는 계절의 푸념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로키산을 여행하려면 등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가용 차량을 이용해야 합니다. 호수가 많이 몰려 있는 베어 레이크(B…
    여행 2024-09-2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