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천상의 축제 ‘River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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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의 진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흔적들이 달라스 지역을 휘감고 있습니다.
이름없는 나그네 무리들이 한바탕 웃음은 잠시 스쳐간 무더위를 달래는 간지 속에 관객을 사로잡고 객석과 호흡하는 많은 연주자들에게 무안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 듯합니다.
살며시 컴퓨터 속에 저장된 오래된 영상음악 파일을 오픈하였습니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무용수들의 발 놀림, 거기에다가 한국의 전통음악과 유사하다고 느낄 만큼 친근한 아이리쉬의 전통 음악들 …
오래 전 우연히 구입한 DVD 속에서 만난 남자 무용수 콜린 던(Colin Dunn)과 여자 무용수 진 버틀러(Jean Butler), 그들의 현란한 춤에 현혹되어 한참 동안 아이리쉬 댄스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리버댄스(Riverdance)를 알게 되었고, 마이클 프레틀리의 로드 오브 더 댄스(Lord of the Dance)도 알게 되어 그들의 라이브 공연을 찾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좀 더 역동적인 로드 오브 더 댄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뮤지컬적인 요소가 더 많은 리버댄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금세기의 최고의 아이리쉬 댄스의 역작임에 분명합니다.
아일랜드의 전통무용과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한 역동적인 몸짓,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아일랜드의 리버댄스(Riverdance) 공연이 지난 6월7일 수요일과 8일 목요일 양일 동안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가슴을 울리는 비트로 달라스 다운타운의 Fair Park에 있는 Music Hall에 있었습니다.
주말이 아닌 평일 공연이라 어느때보다 분주한 달라스의 교통 상황을 인지하느라 바쁘게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오래전 포트워스에서 마지막 공연을 본 후 참으로 오랜만에 이 지역에 하는 공연입니다.
이번은 특별히 25주년 특별 기념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졌는데, 이미 전 세계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한 리버 댄스는 ‘Spirit of the Dance’ 그리고 ‘Lord of the Dance’와 함께 세계 3대 아이리쉬 댄스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작품 답게 연주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맙니다.
아이리쉬 댄스는 미국의 탭 댄스와는 달리 상반신을 고정시키고 팔을 몸에 붙이거나 허리에 얹은 자세로 하반신만을 이용해 춤을 추는 절제된 몸동작과 현란한 발 동작으로 이뤄진 군무이기에 상당히 절제되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공연은 Riverdance의 시그니처 아일랜드 스타일과 플라멩코, 러시아 포크, 탭을 이용한 다양한 구성으로 낭만적인 것부터 열정적인 군무까지 다양하게 구성됩니다.
웅장하면서도 세심하게 설계된 아일랜드 켈트족의 전통적인 무대, 이국적이고도 전통적인 느낌에 미래 지향적인 사이버 라이트와 자동 컴퓨터 조명으로 언뜻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전통과 현대적인 요소가 결합된 조화, 클래식한 음악에서 현대 장르에 이르는 다양한 라이브 음악과 춤들, 댄스의 장르가 아니라 마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는 듯한 웅장한 스케일에 여러분의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는 대작입니다.
이 작품은 강가에 사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처음에는 지극히 작은 규모로 시작한 공연입니다.
1994년 아일랜드에서 개최되었던 유로 송 콘테스트에서 7분 정도 선을 보였는데, 그 때의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던가 봅니다. 그래서 그 공연에 약간의 스토리를 첨가하여 지금의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기세로 지금까지 3개의 팀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순회 공연을 쉬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매회 매진하는 것은 물론이요, 오죽했으면 이 작품이 공연된 후 영향을 받아 아류작 ‘Spirit of the Dance’가 탄생했으랴.
아이랜드 켈트족의 삶을 묘사한 리버댄스는 단순한 군무를 넘어섭니다. 스토리 속에 우리의 역사가 그러하듯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 땅을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넘겨주며 서럽게 살아가는 한을 묘사합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뮤지컬 형식의 구성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존재하는 다양한 무대, 음악, 춤, 악기 연주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세계 최고의 공연으로 만들어 아이리쉬 민족의 깊은 내면을 삽입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 속에서 비슷한 환경과 역사를 가진 우리민족 슬픈 역사의 동질감을 ‘한’을 통해 공유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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