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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의 2악장과 떠나는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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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작성일 23-11-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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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아름다운 선율이 세상을 변신시키는 11월 넷째 주, 가을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느낌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 느낌’ 이라고 어떤 분이 표현했던 것처럼 가을에 듣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의 2악장을 들어보자. 

쇼팽의 음악처럼 수줍음과 쑥스러움이 이 곡에 표현이 되었을까? 하나 둘 떨어지는 삶의 흔적들을 지워가며 떠나는 가을의 음악여행에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쇼팽의 피아노 음악, 성악도 콘스탄티 글라드코브스카에게 사랑에 빠졌지만 고백 한번 못해보고 그 마음을 고스란히 피아노 음악으로 담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의 2악장을 MP3 플레이어에 가득 채워놓고 가을의 여행을 출발해봅니다.

 

조용히 흐르는 현악기의 연주가 흐릅니다. 잠시 후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처럼 청명한 피아노의 선율이 나의 가슴을 감싸 흐르고 있습니다. 달라스 다운타운을 출발하여 30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달리는 동안 피아노의 수줍은 듯하면서도 청명한 소리는 많은 생각에 잠긴 11월 중순의 무드를 한껏 부드럽게 합니다. 

2시간 정도 운전을 하여 Exit 178에서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를 따라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259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턴하여 북쪽으로 운전을 하게 되면 쇼팽의 피아노 음악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가을의 선율 여행지를 만나게 되는 곳입니다. 

 

여기에서 259번 도로를 따라 1시간30분 정도 북쪽으로 운전을 하면 하늘을 가로막아버린 소나무 숲이 시작이 되면 그 사이를 가을의 초엽을 알리는 단풍나무들이 가지런히 서있습니다. 

여기가 오치타 내셔널 포레스트(Ouachita National Forest)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숲을 뒤로 거센 물살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오클라호마 동쪽 지방의 비경을 간직한 숨은 장소들이 곳곳에 놓여있습니다. 

 

아이다벨(Idabel)시를 지나고 브로큰 보우(Broken Bow)시를 지나자 마자 오른쪽으로 브로큰 보우 호수(Broken Bow Lake)을 따라 오클라호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간직한 곳이라고 표현을 해도 과장이 아닌 곳 비버밴드 리조트 파크(Beavers Bend Resort Park)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 들어가면 깊은 숲 사이로 촘촘히 놓인 이름 모를 캐빈들, 나의 마음을 읽어버릴 정도로 투명한 계곡물, 그 위를 떠다니는 호수, 그리고 시간을 거꾸로 읽는 강태공들, 내 마음의 모든 것을 고백해 버릴 만큼 깨끗한 브로큰 보우 호수, 11월에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이곳의 풍경입니다. 

 

다시 259번 도로를 따라 계속 북쪽으로 드라이브를 하였습니다. 산과 계곡의 보이기 시작합니다. 점점 깊어 가는 가을을 따라 11월의 색깔의 깊이도 더 해지고 있습니다. 

구불구불 산악도로를 따라 운전을 하면 좌우로 1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만나는 1번 도로는 미국의 중남부 지역에서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1번 도로로 들어가지 말고 계속 259번 도로를 이용하여 계속 운전하기로 하였습니다. 한 점 흩어짐 없이 이어지는 도로의 양 옆은 어느새 세월의 흔적들이 하나 둘 묻어나 있습니다. 가을이란 것이 그냥 한 발짝만 나서면 실감이 난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합니다. 

 

조금만 더 운전을 하면 이번 여행의 종착지 포티우(Poteau)시가 나옵니다. 숲에 둘러 쌓인 조그만 시, 이곳에서 난 햄버거 하나로 배를 채우고 다시 259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짧아진 11월의 태양은 산에 걸려있습니다. 

그리운 이의 전화를 기다리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 때문에 산을 거닐게 되고 외로움과 그리움을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모두 날려 보내 버리고자 떠난 여행, 어쩌면 가을은 그런 이의 계절인지도 모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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