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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오바마케어 연장 “원치 않지만, 필요할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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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대치 속 가입 마감일 다가오며 불안 고조 … 보조금 폐지시 보험료 최대 2배 인상
Affordable Care Act(ACA) 보조금의 ‘2년 연장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조금 연장은 원치 않지만, 협상을 위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동안 단호히 반대해온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 것이다.
이 발언은 가입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백만 가입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국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보험료 인상 압박이 큰 텍사스와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에서는 사실상 마지막 희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상·하원 모두 ACA연장 놓고 대치
이번 2년 연장설이 정치권에서 갑작스레 떠오른 배경에는 연방 셧다운 종료를 위한 여야 합의가 있다. 여야는 셧다운을 마무리하기 위해 12월 안에 ACA 보조금 연장 여부를 표결하겠다고 합의했다. 문제는 이 ‘표결 약속’이 법안 통과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상원은 표결을 예고했지만 공화당 다수 의원이 연장을 “재정적 폭탄”이라며 반대하고 있고, 하원 의장 마이크 존슨 역시 “보험사에 돌아가는 낭비적 지출”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취약지역 공화당 의원들까지 “표결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내부 균열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KFF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보조금 연장을 지지한다는 결과가 공개되며 정치적 압박은 커지고 있다.
◈ACA 연장 무산 시 보험료 폭등
만약 2년 연장이 포함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1월부터 다음과 같은 변화가 즉시 현실화될 전망이다.
첫째, 보험료는 평균 30%, 많게는 두 배까지 상승한다. 텍사스의 경우 보험료가 가장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달라스·포트워스 지역 중산층 가정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가입자들은 네트워크 축소를 겪게 된다. 기존에 이용하던 한인 의사나 전문의가 내년 플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저렴한 플랜으로 이동할 경우 본인 부담금과 응급실 비용이 크게 늘어 의료 접근성이 낮아진다.
넷째, 보험 자체를 포기하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무보험 문제가 지역사회 전체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무보험자가 늘면 한인 클리닉과 병원은 미지급 진료비 증가로 운영 압박을 겪게 된다.
텍사스 A&M 연구팀은 보조금 종료 시 “수십만 명이 보험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보험료가 생활비보다 먼저 결정
어스틴 I-35 인근 ‘프로스퍼 헬스 커버리지 센터’는 11월 내내 상담을 기다리는 주민들로 붐볐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직장보험이 없는 자영업자, 프리랜서, 혹은 소규모 사업장 종사자들로, DFW 한인 사회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다.
상담을 마친 브리타 리(가명)는 “올해 내내 유지해온 보험료가 내년부터 두 배 가까이 오른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러 플랜을 비교해 저렴한 선택지를 찾았지만, 그 결과 이미 다니던 의사 절반을 더 이상 갈 수 없게 됐다.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식비뿐이었다. 외식은 완전히 끊었고, 아이들 간식비까지 줄여야 했다”
프로스퍼 헬스 프로그램 디렉터 에리카 레오스는 “중앙텍사스 가입자들은 이미 월 평균 100달러 이상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며 “가구원 수가 많거나 연령대가 높을수록 부담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스몰비즈니스 구조가 직격탄
달라스, 플레이노, 포트워스 지역 한인들은 직장보험이 제공되지 않는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스몰비즈니스 운영 가정은 ACA 시장형 보험 의존도가 특히 높기 때문에, 보조금 종료에 따른 충격이 다른 지역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한인 사회에 현실적으로 나타날 영향은 다음과 같이 예측된다.
가정 전체 예산에서 의료보험 비중이 급증해 생활비 감소가 불가피하고, 전문의 진료 접근성이 낮아지며, 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다른 비용 절감이 장기적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무보험자가 늘 경우 지역 내 한인병원과 클리닉도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보조금 연장은 단순한 정책 논쟁이 아니라 지역 가정의 생계와 건강, 그리고 지역 의료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다.
◈트럼프 “원하지 않지만 필요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조금 연장에 가장 강하게 반대한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협상을 위해서는 연장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보조금 종료 시 발생할 보험료 폭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 대변인도 “해당 사안은 매우 빈번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대통령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밝혀 연장 논의가 실제로 진전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발언이 “연장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특히 공화당 내부에서도 보험료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분적이거나 조건부 연장안이 현실적으로 논의될 여지가 생긴 셈이다.
연장 여부와 무관하게 달라스·포트워스 한인 가정이 지금 확인해야 할 사항은 명확하다.
현재 이용 중인 의사와 전문의가 내년에도 네트워크에 포함되는지, 보험료·본인부담금·응급실 비용·연간 최대 부담액이 어떻게 바뀌는지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또한 보험 변경이나 중단을 고민할 경우 지역 커뮤니티 상담 프로그램이나 공인 기관을 통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결론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실적 준비가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ACA는 텍사스에서 의료 안전망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다. 메디케이드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주에서는 특히 시장형 보험이 사실상 마지막 방어선이다.
지금 그 방어선이 흔들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지역 가정이 당면한 부담은 이미 현실이 됐다.
정치적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달라스·포트워스 한인 가정에게 지금이 가장 중요한 결정의 시기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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