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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AS 한인타운뉴스

“기억이 곧 증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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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달라스 댓글 0건 조회 204회 작성일 25-08-2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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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4일 …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국제 심포지엄

지난  8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전쟁시 성폭력의 실상을 조명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잊혀지지 않는 나비들(Unforgotten Butterflies, 대표 박신민)’ 주최로 열렸다.

달라스 홀로코스트&인권 박물관(Dallas Holocaust and Human Rights Museum)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위안부 사진 전시회, 기조연설자인 조봉완 박사의 위안부 활동 강연에 이어 일본군 수용소, 독일군 강제수용소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감·피해 경험을 가진 생존자들의 대담이 이어졌다.

 

◈ 홀로코스트는 널리 알려져도, 아시아 전쟁범죄는 ‘잊혀진 역사’

박신민 대표는 개회 연설에서 “홀로코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기억되지만, 아시아에서 벌어진 전시 성범죄는 여전히 ‘잊혀진 역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특별히 중국 상하이 일본군 포로수용소 생존자가 함께해 주셔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장 입구에서는 한국 전통 매듭으로 만든 나비 팔찌가 배포되었는데, 박 대표는 “나비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영혼을 상징하고, 매듭은 시작과 끝을 뜻한다”며 “이 작은 팔찌가 피해자들의 존엄과 정의 회복을 향한 연대의 표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보현사 지암 스님의 축원 기도와, 한국에서 등단해 시인으로 활동 중인 이다솔 작가가 위안부 할머니에게 헌정하는 시를 낭독하며 시작됐다.


◈ “정의의 편에 서야 한다”… 91세 한국학 석학의 증언

기조연설은 조봉완 박사(Dr. Bonnie Oh, 조지타운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그는 일본 통치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을 전하며 “억압 속에서 언어와 정체성을 잃어야 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말했다.

조 박사가 위안부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계기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 있는 첫 증언이었다.

그는 1996년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열린 최초의 위안부 학술회의를 회고하며 “당시 일본 총리 미키 다케오의 부인이 기조연설에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순간이 전환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위안부 제도의 역사적 배경, 일본 정부의 부인과 왜곡, 피해자들의 용기와 유산을 조명하며 “마지막 생존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여성 인권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면 우리의 기억과 투쟁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전쟁은 여성의 몸을 전쟁터로 만든다”

심포지엄의 백미는 SMU 인권프로그램 디렉터 릭 할프린(Dr. Rick Halperin) 박사가 진행한 패널 토론이었다.

토론에는 중국 상하이 일본군 수용소 생존자 윌리엄 말럼 박사, 홀로코스트 생존자 로잔 제러, 그리고 조봉완 박사가 참여했다.

할프린 박사는 “2차 세계대전은 여성에게 또 다른 전쟁이었다”며 “위안부, 의료실험, 성폭력은 모두 여성의 몸을 무기로 삼은 범죄였다. 이제 남성들도 여성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럼 박사는 자신이 일본군 수용소에서 겪은 경험을 전하며 “가장 중요한 교훈은 기억하는 것이 곧 그들을 살리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로잔 제러 역시 “리투아니아에서 가족 모두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었다”며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힘”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장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공간이 되었다. 한 참석자는 Q&A 시간에 “질문이 아니라 경험을 나누고 싶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불과 1년 반 전 러시아군의 침공을 피해 미국으로 왔다고 밝혔다.

“나에게는 두 딸이 있다. 오직 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미국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이 자리에 함께하며 여러분이 여전히 이 문제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피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는 국적과 세대를 넘어 하나의 메시지로 모아졌다. 그것은 바로 “기억하는 것이 곧 증언이고, 증언이 곧 정의”라는 것이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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