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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이어진 뻔뻔한 수법” 한인 동포, 또다시 피해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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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송국 지사 운영자 행세” 믿음 악용한 사기, 한인 사회 주의보
DFW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금전적 피해를 끼친 김재식(영어명 폴 김, Paul Kim)에 대한 제보가 KTN으로 또 접수됐다.
그는 친근한 접근과 설득력 있는 말로 노년의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돈을 빌리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연락을 끊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전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제보자는 신뢰를 악용당한 충격과 함께 경제적 손실까지 입었다고 호소했다.
※ “한국 공중파 방송국과 일한다”신뢰 쌓은 뒤 사기 행각
한인 동포 A씨는 자녀들이 독립한 뒤 남는 방을 하숙 형태로 임대해 노후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해왔다.
2023년 8월, A씨는 한 온라인 사이트에 하숙 광고를 올렸고, 그 광고를 보고 김 씨가 연락해왔다. 그는 월 600달러의 방세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입주했다.
A씨에 따르면, 김 씨는 처음 몇 달 동안 방세를 성실하게 내며 호감을 샀다.
김 씨는 특히 한국의 공중파 방송국인 KBS, MBC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DFW에서 방송국 지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행세했는데, 이를 통해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꾸며 A씨의 경계를 허물었다.
A씨는 “김 씨는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 방송사와 일을 하기 때문에 시차에 맞춰야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나름 성실히 사는 사람이라고 믿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신뢰가 쌓이자, 김 씨는 점차 본색을 들어냈다.
지난해 4월, 김 씨는 A씨에게 금전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의 모 영화를 수입해 상영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자금 부족을 겪고 있다”며, “3천 달러만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그동안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갚겠다는 약속에 돈을 건넸지만, 김 씨는 약속한 상환 기일을 지키지 않았고, 차일피일 시간을 끌며 결국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또한 매달 받던 월세 역시 이 때부터 밀려, 금전 피해도 늘어났다.
A씨는 김 씨로부터 “영화 상영을 주도해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실제로 극장에 초대를 받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상영된 걸 보고 곧 돈을 갚을 거라 믿었다고 밝힌 A씨는 “결국 돈은 돌려받지 못했다. 김 씨는 처음엔 성실하고 믿음직해 보였지만, 결국 순진한 믿음을 악용당한 것 같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 반복된 사기와 뻔뻔한 태도
김 씨의 사기 행각은 이미 한인 동포 사회에서 악명 높으며,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오랫동안 DFW에 거주해온 그는 KBS, MBC 등 한국의 공중파 방송국 이름을 내세워 자신이 해당 방송사의 지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행세했고 이를 믿은 한인들은 김 씨와 업무적으로 관계를 맺었지만, 실제 방송사와의 공식적인 연관성은 전혀 없었다.
그는 한인 소상공인들에게 광고를 제작해주겠다고 접근해 비용을 받은 뒤, 광고를 제작하지 않고 잠적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피해를 발생시켰다.
또한 모 온라인 사이트에 지속적으로 방송국 관련 구인 광고를 올리고, 이를 보고 연락한 유학생들에게는 “방송국에서 일하면 영주권 스폰서를 해주겠다”고 속여 모집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했고, 피해자들은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이미 해당 방송사의 미국 지부는 김 씨의 불법 행위를 인지하고, 콘텐츠 사용료 미지급 등을 이유로 몇 년 전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결국 입지가 좁아진 그는 월세방을 전전하며, A씨와 같은 한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일삼아온 것으로 보인다. A씨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개인적 신뢰를 교묘히 악용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인 동포 K씨는 “김 씨에게 방을 빌려줬다가 몇 달 치 월세를 받지 못해 내보낸 적이 있다”며, “몇 달 뒤 우연히 마주쳤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처럼 금전적 피해를 끼치면서도 과시적인 생활을 이어가는 뻔뻔함을 보였다.
제보자 A씨는 “월세 하숙을 하면서도 BMW 7시리즈를 타고 다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테슬라까지 구입해 몰고 다녔다”며, “그러면서도 빌린 돈과 밀린 방세는 끝내 갚지 않았고, 연락조차 받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더 이상의 피해 막기 위한 경각심 필요
과거 상습적인 임금 체불 피해를 입은 이들은 “김 씨의 무책임한 태도와 반복된 사기 행각에 깊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씨 역시, “더 이상 한인 사회에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제보를 결심했다”며, “나처럼 방 하나를 임대해 생활비를 보충하는 노인들이 많다. 김 씨의 수법에 속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텍사스한인부동산협회의 오한나 회장은 “이번 사례는 한인 어르신들의 인정을 악용한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보통 방 하나를 빌려주는 경우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 간의 믿음을 바탕으로 구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최소한 확실한 신분증과 크레딧 스코어 정도는 확인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은영 기자ⓒ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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