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이전 후보로 텍사스·테네시 검토…포트워스 지역 제작 기반·주정부 인센티브 주목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파라마운트(Paramount)가 오랜 본거지인 캘리포니아를 떠나 텍사스 또는 테네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전이 성사될 경우 최근 영화·TV 제작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텍사스, 특히 북텍사스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 버라이어티, 퍽 등 복수의 미 언론에 따르면 파라마운트의 데이비드 엘리슨 CEO는 이르면 올가을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있는 회사의 본거지를 테네시 또는 텍사스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이사회도 엘리슨의 이전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엘리슨은 최근 경영진에게 관련 계획을 설명하면서도 자신의 우선적인 선택은 캘리포니아에 남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재 검토되는 이전 계획은 확정된 결정이라기보다 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택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추진이 변수
파라마운트의 본사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에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 추진이 자리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캘리포니아주 밥 본타 법무장관과 긴장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슨은 투자자들에게 본타 법무장관 측과 합의를 위한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협상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캘리포니아 밖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워스에 이미 대규모 제작 기반 구축
텍사스가 유력한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데는 파라마운트가 이미 북텍사스에 상당한 제작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옐로스톤(Yellowstone)’으로 잘 알려진 제작자 테일러 셰리던(Taylor Sheridan)은 파라마운트 및 부동산 개발업체 힐우드(Hillwood)와 손잡고 포트워스 AllianceTexas 개발지역에 대규모 영화·TV 제작 캠퍼스를 조성했다.
2025년 문을 연 이 시설은 2개 건물에 총 45만 스퀘어피트 규모로, 현재 텍사스에서 운영되고 있는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다.
셰리던은 최근 북텍사스를 영화와 TV 제작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텍사스주가 영화·TV 산업 유치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 확대를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파라마운트가 실제로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할 경우 기존 포트워스 제작시설과 본사 기능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텍사스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텍사스 주정부도 파라마운트에 ‘러브콜’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측도 파라마운트의 이전 가능성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애벗 주지사의 공보비서 앤드루 말레리스는 성명을 통해 “파라마운트는 이미 텍사스에 주요 제작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텍사스에서 여러 성공적인 작품을 촬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캘리포니아처럼 세금과 규제가 높은 주를 떠나는 기업들은 이곳에서 기회와 성공을 찾게 될 것”이라며 텍사스의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강조했다.
북텍사스, 기업 본사 넘어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캘리포니아 기업들의 텍사스행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최근 수년간 기업 친화적인 세제와 규제 환경,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비용 등을 이유로 상당수 기업이 텍사스, 특히 달라스-포트워스 지역으로 본사 또는 주요 사업부를 옮겼다.
찰스 슈왑(Charles Schwab)과 CBRE, 켈리-무어 페인츠(Kelly-Moore Paints)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최근에는 퍼블릭 스토리지(Public Storage)도 이 같은 흐름에 합류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의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상징성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파라마운트는 수십 년간 로스앤젤레스와 함께 성장해 온 미국 영화·TV 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포트워스에 대규모 제작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까지 텍사스로 이전한다면 북텍사스가 단순한 촬영 장소를 넘어 제작과 경영, 투자, 인력까지 갖춘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다만 파라마운트 측이 아직 최종 이전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엘리슨 역시 캘리포니아 잔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과정과 캘리포니아 당국과의 협상이 파라마운트의 최종 선택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