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서 실종됐던 텍사스 출신 미군이 75년 만에 가족과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다.
미 육군과 덴튼카운티 재향군인서비스국 등에 따르면 미 육군 앤드루 R. 티슐러(Andrew R. Tischler) 상병의 유해가 지난 19일 DFW 국제공항에 도착, 22일 고향인 텍사스 파일럿포인트(Pilot Point)에서 장례 및 안장식이 거행됐다. 티슐러 상병은 한국전쟁 당시 미 육군 제3보병사단 제15보병연대 2대대 F중대 소속으로 복무했다. 1951년 봄 유엔군의 반격작전이 진행되던 가운데 강원도 태백산맥 일대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실종됐다.
당시 부대는 퇴각하는 중국군의 주요 이동로를 차단하기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티슐러 상병은 한국의 태월(Taewol) 인근에서 소총소대와 함께 이동하던 중 대열에서 떨어졌으며, 이후 교전이 벌어진 뒤 부대원들이 복귀했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미 육군은 그를 전투 중 실종(MIA)으로 공식 보고했다.
가족들의 기다림은 수십 년간 계속됐다. 미 육군은 실종 약 2년 반 뒤인 1953년 12월 31일 티슐러 상병의 사망을 추정해 공식 처리했지만 유해의 행방은 오랫동안 확인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1954년부터 파일럿포인트 타운스퀘어의 기념비에 새겨져 고향 주민들에게 기억돼 왔다.
가족들은 그가 언젠가 돌아오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조카 윌린 리치(Willene Ritchie)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삼촌이 돌아오기를 매일 기도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올해 5월 6일 티슐러 상병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75년 동안 ‘실종자’로 남아 있던 한 젊은 군인이 마침내 이름을 되찾아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티슐러 상병의 유해는 19일 DFW 공항에 도착, 21일 오브리(Aubrey)의 Slay Memorial Funeral Center에서 조문 행사가 열렸다. 장례예배는 22일 오전 10시에 파일럿포인트의 St. Thomas Catholic Cemetery에서 안장식이 거행됐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미군 실종자들이 남아 있다. 티슐러 상병의 귀환은 한 가족에게는 75년간 이어진 기다림의 끝이자,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다시 일깨우는 순간이 되고 있다.
유광진 기자 ⓒ K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