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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유’….

Last updated: 10월 23, 2020 1: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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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논자(論者)들이 많은 글을 남겼다. 허나 나는 또 다른 시각에서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보았다. 왜냐면 요즘 매일 SNS에 뜨는 내 조국에서 일어나는 전대미문의 사기극과 철가면들의 위선을 지켜봐야 하는 참담한 현실을 잠시나마 스스로 덮어버리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는 한 서너 가지 고금의 명언(?)들이 있다. 예를 들면,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 나는 사고(思考)한다, 고로 존재 한다 /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 이것이 문제로다… 등등.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참 답이 어렵고 헛갈리는 말들이다. 어찌 생각하면 고급의 말장난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데카르트의 말과 셰익스피어의 ‘햄릿 대사’를 들어보자.

 

‘나는 사고(思考)한다, 고로 존재 한다’를 따져보면, 거꾸로’ 내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고할 수 있다’도 틀리지 않는다. 내가 살아있지 않는데 누가 뭘 사고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도 그렇다. 죽으면 죽는 거고 살면 사는 거지 그게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우유부단의 전형이다. 

또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도 마찬가지다. 아담과 이브가 6천 년 전에 이뤄졌다는 성경 말씀을 옳다 그르다로 따지는 것과 틀리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논리를 갖다 부치는 것이 우문(愚問)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한 번도 시비(?)를 건 적이 없다. 

 

다만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는 약간 관점이 다르다. 왜냐면 철학적이거나 인류. 종교적인 의문 이전에 어찌 보면 우리 실생활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 건강관리학자 말에 의하면 “예전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거리에 나서면 먹을 거리가 지천이라 이는 먹고 살만해졌다는 방증이기에 지금은 그 ‘살기 위해 먹는다’ 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은 그보다는 개인의 건강과 내 일터의 안전을 더 중요시 한다. 그래서 요즘 소비자들은 맛은 기본이고 보기에도 좋고 먹는 장소도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다. 

이는 생리적 욕구에서 안전적 욕구로 나아간다는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에 의하면 당연한 결과라는 이론이다. 하지만 먹는 것에서는 아쉽게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시대이다. 이제는 현대인은 너무 많이 먹어서 아프다. 그래서 그 반작용도 만만치 않다.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을 비롯해 심장병, 당뇨병, 암 등 각종 질환이 급증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어쨌건, 요즘은 ‘살기 위해’ 보다는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 많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는 먹는 즐거움이 ‘내 안전’과 더불어 인간의 행복과 비례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의 태평시대를 나타내는 ‘격양가(擊壤歌)에는 일출이작 일입이식(日出而作 日入而息 /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네), 경전이식 착정이음(耕田而食 鑿井而飮 / 밭을 갈아 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니), 함포고복 고복격양 (含哺鼓腹,鼓腹擊壤 / 내가 배부르고 즐거운데), 제력하유우아재(帝力何有于我哉 /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 라는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요(堯) 임금 때 한 농부가 풍요로움에 배를 두드리고 땅을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즉 제왕의 가장 우선적인 도리(王道)는 맹자(孟子)의 말처럼 ‘백성들이 위로는 넉넉히 부모를 섬길 수 있고 아래로는 넉넉히 처자를 먹여 살릴 수 있으며 전쟁이 나거나 흉년이 들어도 죽음을 면할 수 있도록 해주는’것이다. 말하자면 백성들이 끼니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고 나라를 잘 지키는 게 정치의 요체라는 것 – 결국 나라는 경제가 잘 돌아가고 안보가 튼튼해야 국민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교훈이었다.

 

돌아보건대, 요즘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정치의 근본 요체에 대해선 아무도 거론하는 자가 없다. 어느 누가 집권을 하든 <정치>의 그 기본 이치가 조금도 다르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저 정상잡배들의 황당한 사기극과 ‘돈적질’만 횡행하고 나랏님은 그냥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희한한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원컨대 맹자의 교훈처럼 ‘무위(無爲)의 다스림’으로 대한민국에 최고의 정치가 이루어지고, 대통령이 뭘 하고 있는 지 잘 모르고 지내다가 어느 날 재래시장에서 ‘어, 저기 대통령 나오셨네!’ 하는 날이 많아지기를 바라는…그런 기다림이 지금 ‘우리가 사는 이유’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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