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의 마지막 분기에 텍사스 경제는 두 개의 역풍을 동시에 맞고 있다. 하나는 3년여 만에 다시 시작된 금리 인상이고, 다른 하나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오가는 국제 유가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텍사스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1달러 넘게 비싸졌다. 그럼에도 텍사스의 일자리는 여전히 전국 평균을 웃도는 속도로 늘고 있으며, 주정부 세수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비싼 돈, 비싼 기름, 그래도 꺾이지 않는 성장’ — 이것이 올해 텍사스 연말 경제를 요약하는 한 줄이다. 본지는 최신 지표를 토대로 DFW 한인 가정과 자영업자가 연말까지 챙겨야 할 경제 흐름을 정리했다.
| 연준 기준금리 3.75~4% 9/16 +0.25%p 인상 | 미국 소비자물가 3.4% 8월 전년 대비 | 텍사스 실업률 4.5% 7월 · 계절조정 | 텍사스 휘발유 $3.86 갤런당 · 1년새 +$1 | 30년 고정 모기지 6.76% 9/10 프레디맥 |
자료: 연방준비제도, 노동통계국(BLS), 텍사스노동위원회(TWC), AAA, 프레디맥
3년 만의 금리 인상, 연말 금리 지형이 바뀌었다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15~16일 회의에서 만장일치(12대 0)로 기준금리를 25bp 올려 목표 범위를 3.75~4.00%로 조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지난 7월 회의에서 동결 결정에 반대표가 3표나 나왔고, 8월 소비자물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시장은 이미 90% 이상의 확률로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다.
주목할 대목은 ‘앞으로의 방향’이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 점을 제출한 위원 18명 중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다봤고, 그 가운데 4명은 두 차례 추가 인상까지 열어뒀다. 케빈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보다 신속하게’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정 당일 다우지수는 1.2% 넘게 떨어졌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넘어섰다.
남은 두 차례 회의는 10월 27~28일과 12월이다. 10월 14일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꺾이지 않는다면 연말까지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을 가계와 사업체 모두 염두에 둬야 한다.
물가와 에너지: ‘배럴당 100달러’의 그림자
8월 소비자물가(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올랐다.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는 2.4%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지만, 월간 상승률이 0.3%로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의 긴장을 풀어주지 못했다.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은 에너지다. 휘발유 가격은 1년 새 27.4%, 난방유는 52% 뛰었다. 반면 주거비 상승률은 3.0%, 식품은 2.7%로 오히려 둔화됐다.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중동 분쟁이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1월 배럴당 60달러 수준이던 원유 가격이 5월 102달러까지 오른 원인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감소를 꼽는다. 9월 중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다시 90달러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도매 단계의 압력은 더 크다. 8월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대비 5.4% 올랐고, 경유 가격은 한 달 새 24.1% 급등했다. 운송비 상승은 시차를 두고 식료품과 생활용품 가격에 전가될 수 있다.
텍사스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6달러로 일주일 새 13센트, 1년 전보다 1달러 넘게 올라 9월 기준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전국 평균(4.33달러)보다는 여전히 저렴하지만, 출퇴근 거리가 긴 DFW 가정의 체감 부담은 결코 작지 않다. 평일마다 왕복 40마일을 달리는 연비 25mpg 승용차라면 1년 전보다 한 달 기름값이 약 35달러 더 드는 셈이다.
텍사스 고용: 성장은 계속, 속도는 둔화
텍사스는 여전히 ‘일자리 엔진’이다. 텍사스노동위원회(TWC)에 따르면 7월 기준 주내 비농업 일자리는 1,446만 8,000개로, 1년 동안 16만 5,600개가 늘었다. 연간 증가율 1.2%는 전국 평균을 1%포인트 웃도는 수치로, 증가 규모 기준 전국 1위다. 다만 7월 한 달만 보면 증가 폭이 1,600개에 그쳤고, 실업률은 4.5%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7월에는 금융(-5,100개)과 건설(-3,400개) 부문에서 일자리가 줄었다.
달라스 연방준비은행(달라스 연은)의 연간 고용 전망도 올해 내내 오르내렸다. 8월 21일 발표된 최신 전망은 2026년 텍사스 일자리 증가율을 1.7%(약 24만 1,300개)로 제시해 한 달 전(2.0%)보다 낮췄다. 달라스 연은은 이민 감소에 따른 노동력 공급 제약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인력 수요 둔화를 주요 역풍으로 꼽는다. 반대로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높은 유가는 주 경제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유가 상승이 전국적으로는 부담이지만, 산유주 텍사스에는 일부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제조업과 주정부 재정: 예상 밖의 탄탄함
기업 현장의 온도는 오히려 올라갔다. 달라스 연은의 8월 텍사스 제조업 전망 조사에서 핵심 지표인 생산지수는 6포인트 오른 16.1을 기록했고, 신규 주문지수는 22.0으로 약 16포인트 뛰었다. 제조업체들의 전반적 사업 활동지수도 7월 1.3에서 11.6으로 크게 개선됐다. 다만 서비스업 매출지수는 9.5에서 6.6으로 내려앉아, 금리와 물가 부담이 소비 관련 업종에 먼저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정부 금고는 넉넉하다. 텍사스 감사관실(Comptroller)에 따르면 8월 주 판매세 수입은 46억 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1% 늘었다. 2026 회계연도 전체로는 판매세 수입이 520억 달러를 넘어 6.5% 증가했고, 원유 생산세도 58억 8,000만 달러로 9.2% 늘었다. 총 세수는 당초 예측보다 약 16억 달러 많았다. 돈 허파인스 신임 감사관은 초과 세수를 재산세 경감에 써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어, 내년 주의회 회기의 재산세 논의에도 관심이 모인다.
연말 쇼핑 시즌: 더 쓰되, 더 따진다
가장 궁금한 연말 소비는 ‘선방’이 예상된다. 딜로이트는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의 연말 소매 판매가 전년 대비 4.0~4.8% 늘어난 1조 7,000억~1조 7,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증가율(4.1%)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온라인 판매는 7.5~8.4% 늘어 3,161억~3,189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딜로이트는 가처분소득이 4.5~5.2% 늘어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숫자 뒤의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컨설팅 업체 베인은 올해 연말 매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물가 상승 효과일 것이라고 짚었다. 소비자들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브랜드와 매장을 바꿔가며 할인과 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하는 ‘가성비 소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쇼핑객 4명 중 1명은 AI 도구로 상품 탐색을 시작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인 업소들도 온라인 노출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점검해야 할 때다.
연말까지 세 갈래 시나리오
지금까지의 지표를 종합하면 텍사스 경제는 ‘완만한 감속 속 성장 지속’이 기본 경로로 보인다. 다만 유가와 연준의 행보에 따라 연말 풍경은 달라질 수 있다. 아래는 공개된 전망과 지표를 바탕으로 정리한 시나리오다.
| 구분 | 전제 조건 | 텍사스 연말 모습 |
| 기본 | 유가 90~100달러 유지, 연준 연내 1회 추가 인상 또는 동결 | 고용 증가율 1%대 중후반, 모기지 금리 6%대 후반~7% 안팎, 연말 소비는 물가 영향 속 소폭 증가 |
| 낙관 | 중동 긴장 완화로 유가 하락, 물가 둔화 확인 |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소비 여력 회복, 추가 인상 기대 후퇴, 모기지 금리 안정 |
| 비관 | 유가 재급등, 물가 재가속으로 연준 2회 추가 인상 | 고용 증가율 신뢰구간 하단(1%대 초반)으로 둔화, 주택 거래 위축, 서비스업 매출 부진 심화 |
본 시나리오는 편집부의 해석이며 공식 예측이 아니다
참고 자료
연방준비제도 FOMC 성명(2026.9.16) · 노동통계국 8월 CPI/PPI · 달라스 연방준비은행 Texas Employment Forecast(2026.8.21) 및 Texas Manufacturing Outlook Survey(8월) · 텍사스노동위원회 7월 고용 통계 · 텍사스 감사관실 세수 발표 · 프레디맥 PMMS · AAA · 미 에너지정보청(EIA) · 딜로이트 2026 연말 소매 전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