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W 로컬뉴스
텍사스 주택 리모델링 업계, 만연한 사기와 신뢰 위기
페이지 정보
본문
한 영업사원의 발언이 드러낸 “책임 회피”의 민낯, 면허조차 필요없는 텍사스 주 현실
텍사스 주택 리모델링 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책임 회피와 사기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한 영업사원이 소비자 앞에서 업계의 부정행위를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이 산업 전반에 뿌리 깊은 신뢰 위기가 드러났다.
텍사스 주법은 건축업자, 리모델링업자, 지붕 공사업자에게 주 면허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이 ‘돈만 받고 도망가는’ 피해를 호소해왔다. 변호사 찰스 모스터는 “텍사스 전역에서 사기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사건 중 90%가 시공업자 사기와 관련돼 있으며, 소규모 업체들은 소송에서 패해도 곧바로 파산을 신청해 배상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엑스포 홈 임프루브먼트(Expo Home Improvement)의 영업사원 코트니 로우리의 설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소비자 설명회에서 “우리 업계처럼 책임감이 결여된 곳은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처음 계약을 따낼 때는 전화를 한 번에 받고 이메일도 바로 답장합니다. 하지만 몇 달 뒤 보증 수리 문제로 연락하면? 그때부터는 연락도 잘 안 되고 약속도 안 지키죠.”
로우리는 이 발언을 자사 홍보로 활용했지만, 동시에 업계 전반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모스터 변호사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15~20년 이상 운영돼 온 중대형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2012년 설립돼 275명의 직원을 둔 파머스 브랜치 소재 엑스포 홈은 “고객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강조한다.
회사의 폴 디츨러 CEO와 마이클 플로레스 대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다시 찾아가 고친다”며 “우리는 ‘안티-컨트랙터(anti-contractor contractor)’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업계의 문제는 개인 사기꾼만이 아니다. 로우리 영업사원은 “사모펀드가 인수한 리모델링 업체들이 가격을 부풀리도록 훈련받았다”고 폭로했다.
모스터 변호사 역시 경찰과 지방검찰청이 이런 사건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에 부실 시공업자들이 “사실상 면책 구조” 속에서 활동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행위는 형사 범죄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년 동안 텍사스의 주택 소비자 보호 칼럼니스트인 ‘워치독’은 수많은 피해 사례를 추적해왔다. 노인들이 평생 모은 돈을 날리고 집이 반쯤 완공된 채 방치되는 “가슴 아픈 상황”이 반복됐다.
‘워치독’은 소비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복수의 견적을 받아 비교할 것
과거 고객 사례와 리뷰 확인
모든 거래·통신을 문서로 남길 것
보험 가입 여부 확인
세부 계약서 작성(범위·자재·비용·일정·보증 포함)
공정 완료에 따라 분할 지급, 현금 일시불은 피할 것
엑스포 홈처럼 투명성을 강조하는 업체가 ‘예외적’으로 주목받는 현실은 업계 전반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텍사스가 주 면허 제도를 도입해 최소한의 책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리=베로니카 안 기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