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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포트워스, 카우보이 도시에서 글로벌 금융·AI 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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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와 인공지능이 이끄는 북텍사스의 고용·투자 붐… ‘로데오 리전(Rodeo Region)’의 심장
달라스는 오랫동안 ‘내륙의 거친 지형 위에 세워진, 있어서는 안 될 도시’라는 말을 들어왔다. 항구도 없고 주요 하천과 연결되지도 못한 불리한 입지 조건 때문에, 이곳은 대도시로 성장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오늘날 달라스-포트워스(DFW) 지역은 과거의 그런 평가를 단호히 뒤집고 있다. 월가의 금융 자본과 인공지능(AI) 산업이 몰려오며, 이곳은 더 이상 미국 남부의 변두리 도시가 아닌 세계적 투자와 고용의 심장부로 부상했다.
월가, 남부로 내려오다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잇따라 달라스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다운타운 북쪽에 초대형 ‘노스엔드 캠퍼스’를 짓고 있으며, 뉴욕증권거래소와 뱅크오브뉴욕 멜론, 나스닥도 차례로 거점을 넓히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미 5천 명이 넘는 기술 인력을 배치해 달라스를 데이터 허브로 키우고 있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올해 주주 서한에서 “텍사스에 매우 낙관적이다. 특히 달라스는 금융과 데이터의 글로벌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올 스트리트(Y’all Street)’라는 별칭처럼, 월가의 남진은 달라스-포트워스를 새로운 금융 허브로 만들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새로운 성장 엔진
금융과 함께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이 이 지역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5천억 달러 규모의 슈퍼컴퓨터 인프라 구축 계획에 달라스와 휴스턴을 핵심 거점으로 포함시켰고, 구글은 미들로시안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추가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계 AI 스타트업 코그니지는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플래이노로 이전했다.
지역의 IT 인재풀은 이미 자급자족형으로 성장했고, 이는 금융·제조·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AI 활용을 확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채용 담당자들은 “달라스에서 인재를 찾는 것이 더 이상 어려움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붐은 이제 막 시작된 경기 초반, 앞으로 고용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데오 리전, 미국 성장 벨트
텍사스는 ‘로데오 리전(Rodeo Region)’이라는 새로운 경제권의 중심으로도 주목받는다. 덴버의 보우 리버 캐피털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등 남부 주들을 묶어 로데오 리전이라 이름 붙이며, 에너지·반도체·데이터센터·첨단 제조업이 집중된 미국 성장 벨트로 평가했다. 낮은 세금과 간소한 규제, 풍부한 토지와 인프라 덕분에 텍사스는 ‘본사의 본거지(headquarters of headquarters)’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캘리포니아와 델라웨어처럼 세금과 규제가 무거운 주에서 기업이 빠져나오고, 북텍사스에 새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이다.
성장의 그늘: 주거비·전력망·이민 변수
화려한 성장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달라스 연준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거비와 임대료 상승이 전통적으로 텍사스가 지녀왔던 생활비 저렴함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원주민 공동체가 흔들리며 사회적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망 불안도 큰 과제다. 전력망 관리기관 ERCOT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인해 2030년까지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지만, 현재 송전 인프라와 발전 안정성은 여전히 취약하다. 이민 정책의 불확실성도 변수다. 텍사스 노동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는 이민자들이 대규모 추방 압박을 받게 될 경우,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달라스 한인사회에 주는 의미
달라스-포트워스의 변화는 지역 한인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과 데이터, AI 산업의 성장으로 한인 2세·3세에게 새로운 커리어의 길이 열리고, 기업 이전과 확장으로 늘어난 소비 수요는 한인 자영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주거비와 생활비 상승은 가계 부담을 키우고,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체감도가 클 수 있다. 동시에 금융·AI 산업의 성장세는 한인 가정의 부동산·금융 투자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미래 도시로 도약하는 달라스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 위기로 큰 타격을 입었던 달라스는 스스로를 재건하며 세계적 도시로 거듭났다. 오늘날의 달라스-포트워스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도시’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과 인공지능의 흐름을 선도하는 미국 경제의 새로운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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