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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스마트폰 너무 일찍 사줬나?” 그 되돌릴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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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미만 자녀에게 이미 스마트폰을 쥐어 준 부모들이 할 일
어린 자녀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 주는 가정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런 와중에 13세 미만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너무 이르다는 연구결과가 다시 한번 나왔다.
최근 학술지 ‘Journal of the Human Development and Capabilities’에 실린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13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소유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정신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미 많은 아이들이 이 나이 이전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 163개국에서 약 200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사이버 괴롭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가족관계 역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는 특히 스마트폰 사용과 자살충동, 낮은 자존감, 현실과의 단절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역시 술이나 담배처럼 발달단계에 맞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편의기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와 인지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무조건 빼앗는 것은 비현실적

연구결과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많은 가정에서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한 상태다. 아이들이 “내 친구들은 다 스마트폰이 있다”는 말에 “우리 아이만 없어서 곤란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모들의 우려도 한 몫을 했으리라. 실제로 ‘Common Sense Media’에 따르면 미국 아동의 53%는 11세가 되기 전에 스마트폰에 접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스마트폰을 무조건 빼앗아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이미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첫 번째 원칙은 ‘연령에 맞는 관리와 통제’다.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순간부터, 부모의 역할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된다.
행동분석 및 상담 전문가 알리샤 심슨-왓은 부모에게 아이의 앱 사용, 메시지 내용, 화면 사용시간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단속이 아니라 관심과 보호의 차원에서 살펴보라는 의미다.
동시에 온라인에서 불쾌하거나 무서운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의 뇌는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아동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거나, 접하는 정보의 의미를 온전히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감정조절 능력 역시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콘텐츠에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
많은 부모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이유로 ‘안전’을 꼽는다. 연락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부모는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안전”이라는 기준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게임, 영상, 소셜기능은 필수가 아니라 절제해서 사용하는 부가기능이라는 의미를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적정나이’는 정해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허용하는 ‘정답나이’는 없다고 말한다. 아이의 인지능력, 사회성, 감정조절 능력에 따라 준비상태는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는 13세에도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 있고, 어떤 아이는 그보다 늦게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을 주기 전, 또는 이미 주었다면 반드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게임, 문자 메시지, 사진촬영, 소셜 미디어 사용에 대해 건강한 기준을 알려주고, 부모 스스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
부모가 고민해봐야 할 질문들도 있다. 스마트폰 대신 인터넷 기능이 제한된 스마트 워치나 기본형 휴대전화로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는지, 아이가 자신의 물건을 잘 관리하는 성향인지, 부모가 화면 사용을 관리하고 지도할 시간과 여유가 있는지, 그리고 아이가 평소 가정의 규칙과 경계를 존중하는지 등을 종합해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일상생활에서 규칙이나 부모님 말씀을 자주 어기는 아이라면, 온라인에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소셜 미디어는 별개의 문제

부모가 스마트폰을 허락했다고 해서, 곧바로 소셜 미디어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원칙적으로 13세 미만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13세 이상이라 하더라도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소셜 미디어는 자존감을 위협하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여자아이들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빈도가 높고, ‘좋아요’나 댓글, 팔로워 수를 자신의 가치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 괴롭힘, 배제, 집단 따돌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가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비현실적인 외모기준은 신체 이미지 불만과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이는 이미 청소년 정신건강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13세 이후에도 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고민은 아이가 13세가 된다고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아이들은 13세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성장할수록 형태만 바뀔 뿐, 사라지지 않는다. 정기적인 대화, 사용점검, 감정상태 확인은 계속 필요하다. 스마트폰은 오늘날 아이들이 살아가는 디지털 세계의 일부이지만, 그 세계를 어떻게 안전하게 탐색할지는 여전히 부모의 안내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분명 강력한 경고를 던진다. 그러나 동시에, 이미 스마트폰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혜롭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부모와 사회에 함께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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