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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아이의 ‘발표공포, 무대공포’를 ‘자신감’으로 바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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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떨리는 건 이상한 게 아니야”
학교 발표회, 합창공연, 무용, 연극, 오디션…. 아이에게 무대에 서는 경험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성장의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에게 무대는 설렘보다 두려움이 먼저 떠오르는 장소이기도 하다. 실수할까봐 걱정되고, 많은 사람이 바라보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무대공포는 특별한 아이에게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가 한 번쯤 겪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중요한 것은 그 두려움을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무대를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서워요”, “떨려요”, “실수하면 어떡해요”다. 이때 보호자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말은 “그렇게 느끼는 건 아주 정상”이라는 것이다. 어른도 발표나 면접, 중요한 회의를 앞두면 긴장한다.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다.
긴장은 잘못된 감정이 아니라, 중요한 일을 앞두고 몸이 에너지를 준비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아이가 느끼는 두근거림, 손에 땀이 나는 느낌, 속이 울렁거리는 감정은 모두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호자는 이 감정을 부정하지 말고, “그건 네가 이 무대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야”라고 말해줄 필요가 있다.
작은 무대부터 시작하기
처음부터 주인공 역할이나 솔로무대를 맡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무대에 서는 것이 너무 두렵다면, 무대 뒤에서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무대장치 만들기, 의상준비 돕기, 조명이나 소품정리 같은 역할도 모두 공연의 중요한 일부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현재 위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아이는 바로 무대에 서는 것이 가능하지만, 어떤 아이는 그 전에 ‘참여하는 경험’이 먼저 필요하다. 작은 역할을 해보며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쌓고, 그 다음에 조금 더 큰 역할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아이에게 공연은 원래 즐거운 활동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노래를 좋아해서 부르기 시작했고, 춤추는 게 재미있어서 따라 했고, 연기가 재미있어서 친구들과 놀다 보니 무대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잘해야 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앞서면서 즐거움이 사라지기도 한다.
아이에게 공연 준비가 힘들어 보인다면, 보호자는 “왜 이걸 좋아했는지”를 다시 떠올리게 해줘야 한다. 노래 부르는 게 즐거웠던 기억, 친구들과 웃으며 연습하던 순간을 되짚어보는 것이다. ‘결과’보다 ‘과정의 즐거움’을 기억하는 것이 긴장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무대를 익숙한 장소로 만들기
아이를 데리고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좋은 준비 방법이다. 동네행사, 학교공연, 공원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처럼 부담 없는 공연이면 충분하다. 아이와 함께 관람하면서 “저 사람들도 떨릴까?”, “관객은 어떤 기분일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면, 관객은 공연자를 평가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함께 즐기러 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집에서도 공연연습을 할 수 있다. 종이로 입장권을 만들어 가족에게 나눠주고, 소파나 바닥을 관객석처럼 꾸민 뒤 아이가 공연을 해보는 것이다. 가족은 관객이 되어 박수를 쳐주고, 아이는 무대에서 연습한다. 그 다음에는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것도 좋다.
이런 놀이식 연습은 무대를 ‘낯선 장소’가 아니라 ‘익숙한 공간’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반복할수록 아이는 무대에 서는 일이 점점 덜 무섭게 느껴진다.
한편 아이를 도와주겠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지시를 많이 하다 보면, 오히려 아이는 더 긴장할 수 있다. “이렇게 해”, “저렇게 해”, “그건 틀렸어” 같은 말이 쌓이면 아이는 무대를 ‘실수하면 혼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된다.
아이에게는 지도자나 선생님의 방향을 믿고, 보호자는 응원자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지켜보며 “잘하고 있어”, “네가 노력하는 게 보여”라는 말로 지지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무대에 서는 날에는 생활습관이 큰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잠을 자고, 너무 무겁지 않은 식사를 하며, 긴장하면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어질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
자신감 올려주는 무대경험
공연 직전에는 몸을 조금 움직여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가볍게 뛰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긴장도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는 호흡연습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긴장을 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친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지금 심장이 빨리 뛰는 건, 네가 멋진 일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야”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다만 아이가 불안이 너무 심해 잠도 못 자고, 무대 생각만 하면 울거나 아파한다면, 잠시 쉬거나 참여방식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아이에게 공연은 노래 한 곡, 춤 하나, 대사 몇 줄을 넘는 의미를 가진다. 무대를 준비하면서 아이는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실수해도 다시 해보는 법을 배우며, 혼자가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기쁨을 경험한다.
공연은 자신감 훈련이자, 사회성을 기르는 과정이다. 아이는 무대를 통해 ‘나는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스스로에게 심어간다.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평가가 아니라 공감이다.
잘했든, 실수했든, 무대에 섰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큰 용기다. 보호자가 웃으며 박수를 쳐주고, “네가 무대에 서는 걸 보니 정말 기뻤어”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큰 힘을 얻는다.
무대는 아이의 시험장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믿고, 도전하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는 연습공간이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기뻐해 주는 것, 그것이 아이에게 주는 가장 큰 격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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