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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공부는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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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학생을 위한 뇌 과학적 공부전략 ... 방법을 바꾸면 성적이 ‘쑥쑥’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학습차이(Learning Differences, LD)를 가진 학생들에게 전통적인 공부법은 종종 한계에 부딪힌다. ‘열심히 필기하고 반복해서 읽으라’는 조언은 많은 경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이들 학생이 게으르거나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학습과정에서 작동하는 뇌의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신경전달물질로, 동기와 집중, 성취감을 담당한다.
도파민이 부족하거나 불안정하면 학습의욕이 떨어지고, 주의집중이 어렵고, 기억저장과 인출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로 인해 장시간 집중을 전제로 한 기존 공부방식은 ADHD 학생들에게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 ADHD와 학습차이 현실

미국 교육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 중 약 21%의 학부생과 11%의 대학원생이 하나 이상의 학습차이를 겪고 있다.
이들 가운데 약 25%는 ADHD 진단을 받은 학생들이다. 비율만 보면 소수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학업 성취도와 유지율 측면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다.
여러 연구에서 ADHD를 가진 대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수강 과목 수가 적고, GPA가 낮으며, 중도탈락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학습방법이 이들의 주의력 문제와 실행기능의 어려움을 충분히 보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DHD 학생들에게는 주의를 효과적으로 붙잡고, 기억을 활성화하며, 외부자극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성과 높이는 네 가지 핵심전략
연구와 현장경험을 통해 ADHD와 학습차이를 가진 학생들의 학업성과를 높이는 데 효과가 입증된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학습내용을 잘게 나누는 것, 규칙적인 휴식을 설계하는 것, 능동적 학습방식을 활용하는 것, 그리고 방해요소를 최소화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1. 학습내용 잘게 나누는 ‘청킹’
청킹(Chunking)은 방대한 학습내용을 작은 단위로 나누는 전략이다. ADHD나 학습차이를 가진 학생들에게 시험범위 전체를 한꺼번에 공부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큰 부담을 준다. 대신 한 단원, 한 챕터, 혹은 하나의 개념단위로 나누어 접근하면 뇌가 정보를 처리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청킹은 단순히 분량을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핵심정보를 요약하고 불필요한 내용을 걸러내는 과정이 함께 진행된다. 예를 들어, 교과서의 각 절마다 요약문단을 작성하거나, 개념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연결한 개념도를 만들 수 있다.
주요내용을 글머리표로 정리하거나, 포스터처럼 시각자료로 표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학습내용을 능동적으로 재구성하게 만들어 기억에 더 오래 남게 한다.
2. 휴식포함 공부계획 세우기
ADHD 학생들은 장시간 집중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휴식을 포함한 학습구조가 필수다. 코넬 대학교 보건 서비스는 특히 쉽게 산만해지는 학생들에게 정기적인 학습휴식을 권장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포모도로’ 기법이다.
이 방식은 약 25분간 공부한 뒤 2~5분간 짧은 휴식을 취하는 구조를 반복한다. 네 번의 학습세션이 끝나면 조금 더 긴 휴식을 갖는다. 휴식시간에는 잠시 멍하니 있거나, 가볍게 움직이거나, 음악을 듣는 등 뇌를 쉬게 하는 활동이 권장된다.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 휴식시간을 조절하는 방식보다, 미리 정해진 휴식구조를 따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자율휴식은 종종 지나치게 길어지거나, 오히려 피로를 누적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에는 타이머 앱을 활용해 이 루틴을 유지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3. 기억을 ‘꺼내 쓰는’ 능동학습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는 방식은 대표적인 수동학습이다. 반면 능동학습은 기억 속 정보를 직접 인출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연습문제를 풀거나, 플래시카드로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 여기에 해당한다.
2023년 연구에 따르면 ADHD 학생들은 정보가 충분히 저장되지 않는 부실한 부호화 문제로 인해 기억인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능동학습은 정보를 여러 번, 다양한 방식으로 부호화하게 만들어 이러한 문제를 완화한다.
‘라이트너’ 시스템은 대표적인 간격반복 학습법이다. 학습카드를 여러 상자로 나누고, 잘 기억되는 카드는 복습주기를 길게, 어려운 카드는 짧게 설정한다. 이를 통해 정보는 단기기억이 아닌 장기기억으로 옮겨진다.
‘파인만’ 기법 역시 효과적인 방법이다. 학습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듯 말해보는 방식으로, 설명이 막히는 부분이 추가학습이 필요한 영역이 된다. 이미 잘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제외하면서 학습범위를 점차 좁혀간다.
4. 방해요소 최소화한 학습환경
카페처럼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도 공부가 가능한 사람이 있는 반면, ADHD 학생들은 내부와 외부자극에 더 쉽게 과부하를 느끼고, 한 번 흐트러진 집중력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학습환경을 관리하는 일은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스마트폰과 컴퓨터 알림은 대표적인 방해요소다. 학습 중 소셜 미디어 알림 하나가 집중흐름을 끊어놓을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알림차단 앱이나 사이트 접근제한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리적 환경도 중요하다. 조용하고 정돈된 공간, 적절한 조명과 온도, 편안한 의자는 학습효율을 높인다. 집에 이런 공간이 없다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 ‘나에게 맞는 방식’ 찾는 과정

전문가들은 ADHD와 학습차이를 가진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기이해와 지속적인 조정’을 꼽는다.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효과적인 공부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뇌 특성과 학습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찾는 과정 자체가 학습의 일부다.
전통적인 공부법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학습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뇌의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선택할 때, 학습은 비로소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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