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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Z세대 부모는 더 이상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를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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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퍼콜린스 출판사(HarperCollins Publishe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Z세대 부모들은 자녀에게 책 읽어주는 것을 즐기지 않으며, 독서를 ‘배워야 할 과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4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주 책을 읽어주는 경우는 41%에 불과했으며, 특히 2세 남아에게 거의 매일 책을 읽어주는 비율이 29%로, 여아의 44%보다 낮아 성별 간 차이도 나타났다. 아동 발달 전문가 조슬린 M. 우드(Jocelyn M. Wood)는 이러한 변화가 언어 발달과 유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이 발견한 사실
비록 책 읽기가 아이의 어휘력, 인지 발달,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독서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응답자 중 40%만이 독서가 즐겁다고 느꼈고, Z세대 부모의 3분의 1은 독서를 ‘배워야 할 과목’으로 여겼다. X세대 부모는 이에 비해 긍정적인 인식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34%의 Z세대 부모들는 자녀에게 책을 더 자주 읽어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그나이트 리딩(Ignite Reading)의 CEO 제시카 슬리워스키(Jessica Sliwerski)는 바쁜 하루 끝에 책 읽기가 힘들 수 있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독서 시간은 오히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숄(Farshore) 출판사 소비자 인사이트 디렉터 앨리슨 데이비드(Allison David)는 “매일 책을 읽어주는 아이는 주 1회만 읽어주는 아이보다 스스로 책을 선택해 읽을 확률이 세 배나 높다”고 밝혔다.
Z세대 부모가 책 읽기를 꺼리는 이유
문해력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는 이유로 바쁜 일정, 시간 부족 등을 꼽는다. SMU 교수인 스테파니 알 오타이바(Stephanie Al Otaiba) 박사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재미있는 일인지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아동 심리학자 매튜 댄브룩(Matthew Danbrook)은 부모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기보다는, 아이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심어주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퍼콜린스 연구 결과는 부모들이 책 읽기를 즐거운 활동이 아닌 학습 과제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인식은 아이들이 읽기 자체에서 겪는 어려움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고 그는 밝혔다. 실제로 초등학생의 약 5~10%는 특정 읽기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더 많은 아이들이 위험군에 속해 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이 중요한 이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언어와 문해력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책을 자주 읽어주는 부모의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만 5세까지 약 150만 단어를 더 듣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백만 단어 격차(million word gap)’’라고 부른다. 알 오타이바 박사는 책 읽기가 소통과 유대는 물론, 호기심 자극, 배경 지식 형성, 주의력과 자기 조절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책을 함께 읽는 시간은 공감 능력, 사회정서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드 박사 역시 책을 읽지 않을 경우 아이가 듣는 언어량이 줄어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학습장애 위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Z세대 부모가 독서를 더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
우드는 독서를 일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독서를 재구성하라는 것이다. 길게 할 필요는 없으며, 부모가 가능한 시간에 가능한 만큼만 읽으면 된다는 것이다. 단 10~15분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도 큰 차이를 만든다. 슬리워스키는 “부모는 종종 읽어주는 책은 꼭 교육적인 내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책은 종종 덜 재미있을 수 있다”며 “짧고 유쾌한 이야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녀와 부모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책을 고르고, 하루 중 읽기에 가장 편한 시간을 선택하라는 조언이다. 하루 끝의 피곤한 시간에 읽기보다 ‘책과 아침식사’는 어떨까?
아침식사 시간에 책을 읽어보자. 아침 시간, 부모와 아이 모두 상쾌한 상태일 때 읽기를 시도해보자. 슬리워스키는 “아이 식사 시간에 5분짜리 책이나 몇 페이지만 함께 읽어도 새로운 전통을 만들 수 있고, 하루가 끝난 후 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아이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는 법
슬리워스키는 자녀를 서점이나 도서관에 데려가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고르게 하라고 권한다. 부모가 판단하거나 거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선택한 책이 독서의 ‘관문 역할’을 하며, 독서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부모이자 교육자로서 가장 큰 조언은, 아이가 읽고 싶어 하는 유쾌하고 어처구니없는 책을 허용하라는 것이다. 도그맨(Dog Man), 캡틴 언더팬츠(Captain Underpants)처럼 엉뚱한 유머가 담긴 책들도 마다하지 말고, 만화책과 그래픽 노블 등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책이라면 무엇이든 읽게 하라. 그래야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독서 습관 형성을 위한 팁은 다음과 같다:
- 관심사 반영: 자녀의 관심사나 그들의 커뮤니티를 반영한 책을 고르자.
- 재미있는 요소 포함: 그림이나 촉감이 있는 책처럼 시각, 감각적으로 흥미로운 책을 선택하고 읽으며 함께 이야기 나누자.
- 멀티미디어 연계: 책을 읽은 주제에 대한 영화나 영상을 함께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 자율성 부여: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르고 읽어볼 수 있도록 하자.
- 다국어 활용: 다문화 가정이라면, 주 언어 외의 언어로 책을 읽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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