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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좌·우 이념의 대결이 아니다. ‘거짓’과 ‘진실’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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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20-02-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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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직의 지도자가 공적인 발언이나 연설을 할 때는 내용이 분명하고 듣는 사람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혼동이 없다. 혼동이 생기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이다. 그 첫째는 본인이 사안(事案)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참모가 일러준 대로 말하는 경우와, 두 번째는 내용을 잘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는 경우다. 후자는 흔히 얘기하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내용을 애매모호하게 얼버무리는 것이다. 이는 내용의 실제가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면 뭔가 후환이 두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년 초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나 대국민 기자회견 같은 것이다. 내세운 이슈와 그에 대한 질의와 응답 거의 모두가 현실감 없는 회견이었다. 특히 오늘의 실상에서 본 경제 분야에 대한 답변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경제와 고용의 질(質)이 현저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였다.. TV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이 다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비현실적 답변이 뭐든지 간에 그냥 우기면 ‘백성’들이 따라 오리라고 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그보다는 나치 괴펠스의 말처럼 국민들이 우매해서 거짓말도 계속적으로 반복하면 그게 진실로 들릴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80년 전 세상의 사람들 생각과 지금 세상 사람들의 수준을 ‘그 분’은 몰라도 너무 모른다. 아니면 모름지기 ‘그 분’과 그 분의 수하(手下)들은 현실의 모든 걸 다 알면서도 그냥 우격다짐으로 국민을 바보로 만들려는 것이나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근간 한국내 야당권의 ‘통추위’라는 곳에서 이뤄지는 소위 지도자급 인사들의 행태들도 ‘그분’의 그것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제1 야당의 대표인 자유한국당 황교안씨의 행보를 보면 ‘그분’에 버금가게 가슴이 답답해진다. 더 하여 유승민이라는 전문 ‘정치꾼’과 그리고 정체가 불분명한 안철수가 또 다시 나타나 그들과 어울림으로써, 지금의 대한민국 나라 꼴을 다시 한 번 애 터지게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황교안 대표는 현 정권의 폭거를 준엄하게 심판한다면서 결기(決起) 있게 ‘목숨을 걸고’ 단식 투쟁까지 함으로써 잠시나마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기도 했다. 헌데 거기까지였다. 물론 제도권 내 법 테두리 안에서의 투쟁공간이 좁다고 하더라도, 맥없이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한 채 결국 적에게 줄 것은 다 주고 빈 껍데기만 남겼다. 그리고 마지막, 이번 총선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 탓인지 어느새 결기는 사라졌다. 계속 애매모호한 말과 행동으로 그야말로 ‘집토끼’마저도 다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그나마 쥐고 있던 제1야당 대표라는 권한까지도 어영부영 사이비 ‘정치꾼’들에게 빼앗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는 사이 ‘그 분’과 그 분의 수하들은 진짜 본심(本心)은 감춘 채, 차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만들기를 위한 모든 계획을 차곡차곡 다부지게(?) 챙기고 있다. 사람들은 처음엔 설마에…더해 너무 무지한 고집에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현안(懸案)의 악재를 새롭게 틀을 바꾸는 놀라운 ‘뒤집기 기술’의 장인(匠人)들이었다 ‘불법적 권력 남용’을 난데없이 ‘검찰 개혁’으로 치고 나와 프레임을 바꿔 버렸다. 권력의 거악(巨惡)을 파헤치는 검찰을 되레 ‘악의 집단’으로 만들어 절대 수세를 공세로 뒤집었다. 수사팀을 공중 분해하고 검찰총장을 고립시킨 솜씨도 전광석화 같지만 그 무모한 프레임을 밀어붙인 무모함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가히 프로급 신공(神功)이었다. 그런데도 108명의 의원을 거느린 황교안의 야당은 그냥 입으로만 ‘쌈꾼’ 흉내를 낼 뿐 속내로는 어떻게 하면 ‘‘내 자리’ 안 날릴까에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나라 장래에 대한 걱정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세상이 이지경이 되자 이제는 한 때 ‘그 분’의 편에 서서 좌파의 스타로 활약했던 진중권 교수까지 포문을 열었다. “문 정권은 집권 이후 2년 8개월 동안 그야말로 ‘뻔뻔함’을 정권 유지 수단으로 삼아왔다. 부끄러움을 애써 무시하는 무치(無恥)가 정권 유지의 핵심 노하우였다. 무능, 부도덕, 거짓이 드러날 때마다 눈동자에서 동요조차 느낄 수 없는 수준급 뻔뻔함을 보여왔다.”고 연일 페북과 SNS에 주먹을 날리고 있다. 더하여 얼마 전에는 전국 대학교수 6천여 명으로 구성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제 2차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그들은 여기서 “지금은 좌·우 이념도 진보·보수의 대결도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거짓에 대한 진실의 전쟁이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실 국민들 중에는 좌파와 우파가 무엇인지, 진보와 보수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명료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정교모 교수들도 이런 개념들에 대해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거짓과 기만과 위선’의 말 잔치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북한과 중국에 굴종하는 것을 평화라고 위장한다. 한국경제가 튼튼하고,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되고 있고, 역대 최고의 고용율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율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거짓을 말하고 있다.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국가 경쟁력이 위기 상황인데도 ‘당장 체감되지 않아도 총체적으로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뻔뻔하게 우긴다. 그리고 드루킹 등이 동원된 여론 조작과,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이 앞장선 선거 공작을 저지르고도 그것은 국민의 선택이었다면서 철면피하게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대하여 교수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 뿐인가. 이런 거짓에 환호하는 좌파 언론들의 위선을 보며 절망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어찌 한 둘이겠는가? 이제 이 모든 한풀이는 오는 4월 15일의 선거 결과에서 나오게끔 만드는 방법 밖엔 다른 길이 없다. **





손용상 논설위원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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