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N 데스크칼럼
한 고교생의 통렬(痛烈)한 비판…과연 대통령은 아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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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 중국 발 우한폐렴(코로나19) 추가 확진 환자가 5천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월 3일 오후 4시 기준, 추가 확진자 374명이 발생해 국내 전체 확진자는 총 5186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20일 이 ‘돌림병’의 첫 확진자 발생 이후 43일 만에 5천명을 넘어섰다.
방역 대책이 어쩌니 하는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사치다. 일상적인 작은 행위조차도 죽음을 각오하고 해야 하는 것처럼 두렵기조차 하다.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요즘처럼 우한(武漢)폐렴 ‘돌림병’이 한창이고, 그 해결 방안의 본말(本末)이 전도(前途)된 마당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비유가 아닐까 싶다. 그 중 ‘시어미’는 돌림병이 분명할 것이다, 그러면 각종 언론과 SNS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들려오는 속보(速報)를 비롯해 여러 해설 기사와 칼럼 등을 접하면 과연 그 ‘시누이’ 는 누구일까?
지난 70년 동안 ‘한 번도 경험 못한 나라’에 던져진 우리 동포들의 당혹감과 울화병은 급기야 대통령 탄핵청원을 몰고 왔다. 국회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동의청원을 지난 4일(수)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다. 이 청원은 지난 2일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청원이 성립됐다. 국회는 올해 1월부터 온라인 청원사이트인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청원 중 30일간 10만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소관 상임위에 넘겨 심사토록 하고 있다.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청원이 10만명 동의를 얻은 것은 두 번째인데, 그중 하나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것은 상기할 만하다.
앞서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5일 마감된 대통령 탄핵 청와대 국민청원은 146만9천23명 동의)에는 ‘코로나 19 대책 및 문재인 대통령 하야추천’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경기도 소재 일반고 3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올린 글이라고 한다. 그는 “이번 사태에서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고 함께 대응책을 제시코자 합니다”고 썼다. 우선 전국의 초중고교의 개학을 약 3~4주 동안 미뤄달라면서 ㅡ“대통령님께서는 현재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친구들이 몇이나 되리라 생각하십니까? 저의 학교에서는 봄방학 전 개학 당일에 마스크를 못 구한 친구들도 있었고, 미세입자도 못 막아주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친구들 또한 많았습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같은 교통수단을 타고 같은 급식을 먹고 같은 화장실을 쓰고 같은 물품을 사용하는 학교 내에서 감염자가 나온다면, 학생뿐 아니라 학생의 부모님, 학원, 학원 내 다른 학생들은 2~5차 감염까지 속출하게 됩니다”며 “수업 일수고 대학이고 일단 살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강조했다.
청원서에는 덧붙여 “자가 격리하다 죽는 사례가 없게 해주세요”라며 “자가 격리하다 죽은 신천지 환자의 뉴스를 보았습니다. 댓글에는 ‘신천지 나가 죽어라’ ‘죽어도 싸다’는 말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죽음이 그렇게 가볍습니까? 신천지든 아니든 일단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 댓글 밖에 없다는 것에 사실 충격 받습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인류애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누구든 환자가 격리되어 혼자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복지 많이 하셨지요. 정책도 많이 바꾸셨구요. 그렇게 많이 퍼주시더니 대통령님, 이런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고에 비상금이 없다는 게 저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중국에 갖다 바쳤다는 마스크와 방호복. 우리 국민들은커녕 당장 이 사태의 최전방에 나가 환자들과 함께 싸우는 의료진들이 사용할 기본적인 의료품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진짜 울분이 터지고 눈물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학생은 “문 대통령님은 대국민 사과를 하시고 이 사태 진정 후 하야해주십시오”라며 “3년 동안 정말 씁쓸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때 죽어라 공부하고 집에 와서 많은 기사들을 대하면서 이 나라가 성하지 않겠구나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했다.
물론 전염병의 확산을 단순히 현 정권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 하더라도, 병의 확산을 막고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일은 국민들 스스로도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마땅하다. 혹, 또 한 번의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져 지금의 끔찍한 현실을 치유하는데 정말 바람직한 일인가에는 솔직히 의문이다. 그러나 이는 적어도 국민에 대한 책임감 보다는 자기들 소수집단의 권력영속화에만 관심이 쏠려있고, 부끄러움이라고는 한 점 느낄 줄 모르는 오만하고 무지한 정권을 심판하는 한 촉매제가 될 것임은 확실하다.
이 학생의 통박(痛駁)처럼 이 정권은, 내 국민들 보다 중국에 먼저 구호의 손을 내밀고 전염병의 진원지이고 국가이념이 상반되는 나라에다 대고 “우리와 운명공동체”라고 아부했다. 더욱이 그 곳에서 오는 여행객들을 선별적으로라도 차단하는 조치조차 거부하다가 결국에는 우리가 거꾸로 중국으로부터 경계 당하기도 했다. 이 어린 학생의 ‘외침’을 어른들은 부끄럽지 않은가?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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