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미국 대선과 투표 참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WS
오피니언 댓글 0건 조회 3,006회 작성일 20-10-30 12:55

본문

미국 대선이 코 앞이다. 다음주 3일이면 오래 전부터 시작된 59번째 대선 전과정의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의 4년도 백악관의 현 주인으로서 미국 행정부와 연방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중선거를 통해 선거인단의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면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으로 미국의 46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대통령 선거 외에도 의회 상원과 하원, 그리고 각종 주정부 선거도 동시에 실시되지만, 아무래도 대선 후보인 트럼프와 바이든, 그리고 두 후보자의 경쟁과 선거 결과에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국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수장으로서 중요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직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는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주요 의사결정권자 대부분이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손에 의해 선택되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유권자가 여러 후보들의 인물과 정책, 그리고 비전을 비교 검토한 후에 선거라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이러한 민주적인 정치과정을 거쳐 당선된 후보자들은 정부의 주요 결정에 유권자들을 대표하여 그 직무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다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거에서 유권자는 오직 1표 만을 행사할 수 있다. 많은 유권자들이 자신들이 행사하는 1표로는 선거 결과에 의미있는 차이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선에서 한 후보자가 받는 대중투표가 6천만표 이상이라고 할 때, 한명의 유권자가 가진 1표로는 선거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1표가 모여 주별로 전체 대중선거의 승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개개 유권자의 투표 참여는 사실상 선거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면에서 개개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어떤 후보자가 선거에서 당선될 지를 사실상 결정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앞으로의 정부 정책을 올바른 방향과 내용으로 결정짓는데 그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인종 갈등이 고조되는 현 시국에서 대선을 통한 연방정부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선택은 대통령 임기 4년을 넘어 미국의 다가올 10년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표 참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게 현실이다. 미국 정치도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정치 양극화로 인해 민주당과 공화당간에 이성적 논의와 소통보다는 감정적 행동과 선입견이, 화합과 협조보다는 대립과 갈등이, 상호 존중과 해결책 모색보다는 조롱과 무책임이 하나의 규범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더욱이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은 점점 깊어져 정치를 혐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많은 유권자가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를 보이며 투표 참여를 망설이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다른 연방 선거보다도 투표율이 높은 대선에서도 최근에는 전체 유권자의 약 55% 정도만이 투표해 왔다. 특히 미국 내에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훨씬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계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같은 아시아계 유권자들 평균보다도 낮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낮은 투표율은 정당과 후보들의 선거 전략가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아시아계와 한국계 유권자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한다면 미국 주류 정당과 정치인들도 당선을 위한 전략으로 아시아계와 한국계 유권자들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런 점이 한국계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는 현실적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미국 대선이 역사의 분수령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투표참여를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투표는 강제가 아닌 유권자의 자유의사에 따라 행사된다. 워싱턴 정치가 만들어온 갈등과 혼란으로 인해 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불신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투표를 하려해도 개인의 특별한 상황이나 투표를 할 수 있는 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투표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든 기권을 하든, 자신들의 정치적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며 동시에 직간적접인 책임이 따르게 된다. 유권자 개개인의 정치적 견해와 선호에 상관없이 이민정책이나 교육문제, 세금과 보건의료문제, 그리고 최근 들어 코로나 대응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선거의 결과와 이로 인한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이 선거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장섭 논설위원

Texas A&M University-Commerce

정치학과 교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12월도 중순에 들었다. 세상이야 뒤집히든 말든 세월은 흐르고 역사의 나이테는 쌓이겠지만, 언제나 조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옛 성현들의 <진리> 말씀이다.옛날 인도에 몹시 인색하고 탐욕스러우며 욕심이 매우 많았던, 나이가 80이 넘은 한 귀…
    2020-12-11 
    ‘프로크루스테스’는 ‘잡아 늘이고 줄이는 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힘이 엄청나게 센 거인 악당으로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강도질을 일 삼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그는 지나가는 행인을 …
    2020-12-04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많은 미디어와 학자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전세계에서 민주주의의 교과서라고 불리울 만큼 모범적 민주주의의 행동 양식과 제도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미국이 대선 과정에…
    2020-11-27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미 구축된 선입견과 고정관념은 웬만하면 그냥 익숙해진 방식대로 살고 싶어 한다고 한다. 즉 기존의 틀에 새로운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동화’의 과정은 사고의 틀 자체를 변화시키는 ‘조절’에 비해 한결 수월하고 마음 편한 길이라고 생각…
    2020-11-20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단 끝났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거와 개표 제도의 복잡성과 초 박빙 승부 때문에 최종 판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대체로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거의 확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게는 &#…
    2020-11-13 
    지금 우리 국민들은 겉과 속이 다른 문 정권의 각종 명령과 통제에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가고 있다. 누가?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동포들이ㅡ. 진정성이 결여된 집권 세력들의 각종 거짓말과 조작 음모에 숨소리조차도 믿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
    2020-11-06 
    미국 대선이 코 앞이다. 다음주 3일이면 오래 전부터 시작된 59번째 대선 전과정의 최종 승자가 결정된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의 4년도 백악관의 현 주인으로서 미국 행정부와 연방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바이든 전 …
    2020-10-30 
    우리는 왜 사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는 그 동안 여러 논자(論者)들이 많은 글을 남겼다. 허나 나는 또 다른 시각에서 이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보았다. 왜냐면 요즘 매일 SNS에 뜨는 내 조국에서 일어나는 전대미문의 사기극과 철가면들의 위선을 지켜봐야 하는 참담한 현…
    2020-10-23 
    지난 주말, 다시 나훈아 추석 특집 공연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코비나 방콕’이 우리 일상을 가두어 둔 덕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본 그의 공연에서 귀한 행간의 뜻을 새로이 읽었다. 물론 추석 연휴 KBS ‘대한민국 어게인’ 쇼에서의 입담이 곳곳에서 큰 화제와 후…
    2020-10-16 
    “조기를 담뿍 잡아 기폭을 올리고 / 온다던 그 배는 어이하여 아니오나~수평선 바라보며 그 이름 부르면 / 갈매기도 우는구나, 눈물의 연평도~”60년대 후반 당시 톱 가수 故 최숙자 씨가 불러 대히트를 기록하였던 노래 ‘눈물의 연평도’ 가사다. 애절한 가사, 구슬픈 음…
    2020-10-09 
    지난 9월22일 우리나라 해수부 공무원이 북한군에게 총격으로 피살되고, 기름을 끼얹어 시신이 불태워지는 엽기적인 참극이 발생했다. 망망대해를 서른 시간 이상 표류하는 기진한 사람에게 총탄을 퍼붓고 그도 모자라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시킨 북한 김정은 도당의 잔학함에 우…
    2020-10-02 
    미국 대통령 선거가 불과 40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인해 우편투표가 광범위하게 시행될 예정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역대 최고의 우편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콜로라도와 워싱턴을 비롯…
    2020-09-25 
    권두칼럼근간 모 신문에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는 칼럼이 있었다. 현정권의 무능한 모습을 조목조목 뼈 아프게 지적한 내용이었다. 이 글을 읽으며 언제가 한 청년이 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다시금 떠올렸다. 당시 소개 기사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2020-09-11 
    먼지가 일어난다 / 살아난다당신은 나의 먼지 / 먼지가 일어난다살아야 하겠다 / 나는 생명, 출렁인다이 글은 최인호 작가가 2013년 9월10일 오전 귀천하기 얼마 전 병상에서 마지막 남긴 독백 한 줄이다. 그가 서울 성모병원 21층 병상에 누워 있을 때 쓴 마지막 유…
    2020-09-04 
    서울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주도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 목사가 주도한 광복절 집회로 인해 신천지와 이태원 클럽 사태에 이어 제2차 코로나 대유행이 현실화되었다. 결국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
    2020-08-28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