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을까” 나쁜 위정자일수록 천사 흉내를 잘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오피니언 댓글 0건 조회 2,513회 작성일 21-07-02 09:59

본문

맹자 말씀에  “닭이 울면 부지런히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순(舜)임금의 무리요, 부지런히 내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은 도적의 무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둘의 차이는 그들이 행하는 ‘선과 내 이익’ 뿐이고, 성인과 도둑떼를 가르는 기준은 그들의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나쁜 위정자일수록 천사 흉내를 자주 낸다. 그들은 왜 하는 짓마다 남들에게 뻔히 보이는 불의와 불법을 상습적으로 저지르면서 정의와 개혁을 들먹일까. 그 의문을 풀어줄 열쇠가 중국 고사(古事)에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실제로 있었던 ‘도척’이란 도적의 얘기다. 이들은 수 천의 무리를 이끌고 강도 짓을 했다고 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하가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느냐”고 묻자 도척이 말했다고 한다.

 

“어찌 도가 없겠느냐? 집 안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아는 것이 성(聖)이고, 물건을 훔칠 때 앞장서는 것이 용(勇)이며, 훔친 후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이다. 훔친 물건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인(仁)이고, 그날의 일이 잘 될지 안 될지를 아는 것이 지(智)이다”라면서. 이 다섯 가지를 갖추어야 큰 도둑이 될 수 있다고 나름대로 설명을 했단다. 즉 도둑도 도가 있다는 궤변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거기에다 아주 그럴싸한 명분을 포장하면 한 나라도 약탈하는 역적(逆賊) 무리가 되는 것이다. 좀도둑 정도라면 그저 물건만 열심히 훔치면 되지만 역도(逆盜)를 꿈꾸는 무리들은 악행을 제법 그럴싸하게 선(善)으로 포장해야 더 많은 추종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훑어보면 실제로 그렇다. 중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은 남미 대륙의 인디오들을 살육할 때 “하느님에게 영광을!”이라고 외치며 살인을 감행했다고 전한다. 독재자 히틀러는 ‘국민적’ 또는 ‘국민의’라는 표현을 입버릇처럼 사용했으며, 그의 군대는 ‘신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글귀가 새겨진 허리띠를 차고 이웃 나라들을 짓밟았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뿐만인가, 인권을 말살한 무솔리니 역시 신을 대변하는 양심으로 행세했고, 모택동의 좌우명은 ‘인민에게 봉사하라’였다.

 

돌아보건대, 어디서 많이 듣고 배웠던 세계사적 흑 역사의 사례가 요즘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그들은 더 큰 도적이 되기 위해 과거 독재자들의 흑 역사를 그대로 여과 없이 답습하려 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권 연장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국민’을 내세워 뒤로는 도적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도척’의 도둑 질과 비교해보자. 쌀독에 든 쥐떼처럼 나라 곳간을 파먹는 비상한 재주는 ‘성(聖)’의 발현으로 손색이 없다. 그렇게 축나는 국가재정이 한 해 근 100조원을 웃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대통령이 선봉에서 K방역을 세계만방에 알린 것은 ‘용(勇)’의 실천이요, 외국 수반들이 솔선한 백신 접종을 굳이 나중으로 미룬 겸양지덕은 청사에 남을 의(義)’의 표상이다.

 

그런가 하면 한동안 블랙리스트의 유령으로 떠돌던 친 여권 세력들이 급기야 정부와 공공기관의 요직을 골고루 꿰찼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내 사람’ 임기를 보장해주기 위함이다. 노른자위 부동산은 권력층과 금배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사이 좋게 나눠가졌다. 이 모든 행위들은 먹이 감을 공평하게 나눠 먹는 ‘인(仁)’의 본보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정파적 사건에 수사 지휘권을 상습 발동하고 반일 굿판으로 국민을 둘로 쪼갠 것은 자기 진영의 득실을 헤아릴 줄 아는 ‘지(智)’의 완성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현재 문재인 정권의 정치꾼들에게는 도척이 갖지 못한 하나의 덕목이 더 있다. 이는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악을 선으로 바꾸는 여섯 번째 내로남불 신공이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예를 들자면 밤을 세워야 한다. 문제는 이 따위 파렴치한 도둑떼가 준동하는 것은 일부 궁민(窮民)이 그들의 입 놀림에 번번이 속기 때문이다. 다수가 속으면 민주주의는 약탈 당할 수밖에 없다. 독재의 탄생도 우민(愚民)들이 들쥐 떼들에게 속고 현혹되어서 부화뇌동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면 이런 위선 위정자의 거짓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맹자 말씀에 한번 더 귀 기울이면 된다. 성인과 도둑떼를 가르는 기준을 법치로서 확실하게 지키게 해주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각종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바른 정권 세우는 표 찍기와 그 표를 지켜서 ‘국민 약탈’을 막으면 된다. 현재로서는 그 외의 방법은 없다. 자고로 거짓일수록 말이 곱고 화려한 법이다. 그들의 입보다는 행하는 행동을 봐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문통과 그 무리들의 세치 혀에 속아서 ‘도척의 소굴’이 되고 있다. 다행히 근간 우민(愚民)을 이끌 의인(義人)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두고 볼 일이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보통 사람들은 스스로 다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대개 자기 기준으로 상대를 가늠하고 판단한다. 그래서 소통이 안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많이 듣(聞)고 많이 읽(讀)고 잘 살피(見)고 그 헤아림(商量)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통함’을 얻게 된다. 문자 그대로 …
    2021-10-15 
    나라가 바로 서려면 말(言)부터 다스려야​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우리말에는 숨이 있고, 세종 임금이 만든 문자에는 혼이 있다. 한글를 만드신 세종대왕은 사람의 정신을 파고드는 소리를 다스리는 일이야말로 통치의 기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 분은 음…
    2021-10-08 
    어느 날, 우리 주변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또는 유명을 달리 한다면 어떨까? 싫든 좋든 그와 이해관계에 있던 사람들은 우선 놀라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흐르면 그 원인과 동기가 불거지고 그 진위가 밝혀질 것이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2021-10-01 
    한국 대통령 선거 경선을 바라보며지금 한국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으로 여야 모두 분주한 모습이다. 상대당 후보를 비판하고 견제해야 하는 동시에 당내에서 경쟁 후보들을 상대로 경선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
    2021-09-24 
    9월도 중반이다. 벌써 가을에 들어서 며칠 후면 추석이다. 시절이 호시절이면 얼마나 좋은 계절이냐? 카뮈가 말했듯이 ‘가을도 낙엽 한 장 한 장을 꽃으로 느낀다면 또 한 차례의 꽃을 피우는 새로운 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산과 들녘에 실과가 가득히 지천으로 쌓…
    2021-09-17 
    코메리칸이 미국에서 사는 법…소통을 위한 助言(조언)근간 SNS를 서핑하다가 몇 년 전 美 엘론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이병수 교수의 칼럼을 다시 읽었다. 그 중 몇 가지 느낀 점을 발췌, 요약해 본다. 우정 이 글뿐만이 아니었다. 여러 사회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에…
    2021-09-10 
    지난 25일 ‘국민의 힘’ 윤희숙 의원이 국회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연유인즉,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거래 조사 결과 윤의원의 부친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윤의원은 대선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도 멈추겠다”며 의원직 사퇴와 더불어 대선 경선 …
    2021-09-03 
    아프가니스탄 철수 상황이 연일 급변하고 있다. 오는 8월 31일을 시한부로 현재는 미군의 통제하에 있는 카불 공항에서 무조건 철수해야 한다. 협정을 통해 탈레반이 미군과 관련된 인력들에 대한 공격은 이미 중단했지만, 현재는 외국으로의 탈출로 이용되고 있는 카불의 하미드…
    2021-08-27 
    지난 15일, 제76주년 광복절 기념식이 서울의 옛 서울역사에서 열렸다. 이날 광복회장인 김원웅의 발언이 현재 논란에 휩싸였다.그는 “이승만 대통령의 초대 내각은 독립운동가를 하나씩 제거해서 만든 친일파 내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2021-08-20 
    지난 4일 제32회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났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개최를 당초보다 1년 여를 미뤘다가 지난 7월21일 마지못해 치러졌다. 그러나 하계 올림픽의 개최 시기가 세계적 전염병 유행을 이유로 1년 연기된 것은 근대 올림픽 124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또한…
    2021-08-13 
    얼마 전 최재천 (이화여대 / 사회생물학) 석좌교수의 한 신문 칼럼을 보다가 참 가슴 깊이 아픔을 느꼈다. 마침 그 글을 읽던 즈음에 죽마고우였었던 60년 지기인 친구 한 명을 떠나 보냈기 때문에 나는 더 마음이 먹먹해지고 따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생…
    2021-08-06 
    얼마 전 한국 근무를 마치고 유럽으로 돌아간 한 외신 기자가 동료였던 한국 친구에게 보낸 편지 한 통이 SNS에 공개되면서 눈길을 끈다. 그는 이렇게 경고하고 있었다- 지금 한국은 스마트 폰. 공짜 돈(코로나 재난지원금 같은), 시도 때도 없는 트로트 열풍 등 이 세 …
    2021-07-23 
    17일이 제헌절이다. 과거에는 국경일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사람들 기억에서도 희미해진, 우리나라 헌법이 제정된 날을 맞아 조국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본다. 우리나라는 ‘백의의 평화 민족, 한 민족’이란 이름으로 오천 년 역사 내내 단 한 번도 남의 나라를 침략해 …
    2021-07-16 
    벌써 한 해의 반을 넘기고 7월도 초순을 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말을 놓치고 말았기에 뒤늦게나마 쓴 소리 한 마디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먼저 지난 6월26일 문재인 대통령의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 인터뷰 기사다. 번역 내용을 살펴본즉, 낯…
    2021-07-09 
    맹자 말씀에 “닭이 울면 부지런히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순(舜)임금의 무리요, 부지런히 내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은 도적의 무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둘의 차이는 그들이 행하는 ‘선과 내 이익’ 뿐이고, 성인과 도둑떼를 가르는 기준은 그들의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2021-07-0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