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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데스크칼럼

근세 조선, 대한민국의 수난사를 요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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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오피니언 댓글 0건 조회 2,448회 작성일 21-07-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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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이 제헌절이다. 과거에는 국경일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사람들 기억에서도 희미해진, 우리나라 헌법이 제정된 날을 맞아 조국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본다. 우리나라는 ‘백의의 평화 민족, 한 민족’이란 이름으로 오천 년 역사 내내 단 한 번도 남의 나라를 침략해 본 적이 없음을 자랑으로 여긴다. 이를 역설적을 해석하면,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한 번도 다른 민족을 잡아다 부려보질 못하고 되레 제 나라 백성들만 못살게 조여서 온갖 갈취로 노예처럼 세세손손 부려먹었다는 얘기가 된다. 

 

역사 자료를 보면,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왜국에 잡혀간 수천 명의 백성들을 되돌려 받아 왔지만 그 중 신분이 천한 자들은 골라내 다시 노비로 팔아먹었다. 그리고 조정은 의병들에게 했던 면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그 후 병자호란이 나자 의병은커녕 수만 명의 조선 노비나 천민들이 제 발로 청군에 지원했다고 한다. 해서 조선의 항복을 받고 돌아갈 때에는 청군의 수가 배로 늘었다고 한다. 

 

그렇게 왜국이나 청국으로 넘어간 조선인들이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을까? 아니면 천한 신분에서 벗어난 걸 행운으로 여겼을까? 그러나 역사에서는 그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노비를 뺏긴 양반 지주들은 되레 ‘백성’을 팔아 원망하며 억울하다는 한탄만 기술해놓았다. 그 중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것은 단연코 ‘대한제국’일 것이다. 제법 ‘국호’라고 정했으나 그나마도 선언으로 끝나버렸기에 제대로 국호 취급도 받지 못했다. 그저 장사가 안 되어 문을 닫을 처지의 점포가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고 바꿔본 옥호에 지나지 않는 나라 이름이었다. 아마도 ‘대일본제국’을 흉내 낸 모양이지만, 그러나 곧 바로 일본에 병합 당해 식민지가 되고 말았다.

 

그 후 중국으로 망명한 조선인들이 모여 독립운동단체를 만들었는데 차마 ‘제국’이란 말을 쓰기 민망한지라 이번에는 중화민국을 흉내 내어 ‘민국’을 붙여 만든 것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이다. 글자 그대로 임시정부였지, 일본군에 총질 한 번도 못해보고 독립자금 뜯어내 연명하며 저들끼리 티격태격하다가 세월 다 보냈다. 그렇게 36년을 일본제국에 식민지배 당했다가 외세에 의해 해방이 되어 겨우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허나, 그도 잠깐 또 아웅다웅으로 남북이 갈라지고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을 치르고 겨우 미국과 유엔군 참전으로 원 상태를 되돌려 휴전, 그러고 71년이 지났다.  

 

우선 이 정도가 대한민국의 근세를 전후한 역사의 기술이다. 훨씬 그 이전으로 올라가면 혹 좀만큼의 자존심 정도는 생길 역사적 사실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러나 적어도 고려시대 중반의 원나라 간섭을 받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그야말로 고난의 세월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금의 대한민국 집권세력은 무슨 영문인지 뜬금없이 건국을 부정, 왜곡하며 마치 새로이 건국을 할 것처럼 멋대로 국가를 경영하고 있다. 제대로 번듯한 직업이나 사업을 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본 적도 없는 자들이 대부분이다. ‘경영’이란 말조차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소나 말이 아닌 개나 돼지들을 데리고 농사를 짓고, 호미로 풀을 베고 낫으로 김을 매는 격이다. 농사는 이미 글렀다. 기생충처럼 협잡과 건달질로 평생을 살던 무리들이 권력 핵심부에 몰려 들어 완장 하나씩 차고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토색질을 하고 있다. 그런 게 주인 행세이고 제국 질인 줄 알고 설친다.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기실 작금의 대한민국 꼴은 결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나라가 아니다. 소국근성, 사대근성, 노비근성, 거지근성으로 일관하다가 불과 몇 십 년 잠깐 배고픈 시절 지나서 조금 살만 해지니까 예의 천한 근성이 다시 도졌다. 상투잡이, 멱살잡이, 거짓말, 야바위, 몰염치, 뻔뻔함, 좀스러움, 비굴함, 치졸함, 치사함, 천박함…등등 기억하기조차 싫은 역겨운 말들이 항간에 넘쳐나고 있다. 이전에 정말 징글징글하도록 수없이 경험해본 그런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솔직히 말해서 공산국가 만드는 건 민주국가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 멀쩡한 민주국가를 공산국가로 만드는 건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당장 대한민국을 김정은에게 그저 준대도 못 받아 먹을 것이다. 국민 개인소득 3만 달러가 넘는 남한은 북한을 흡수 통일할 수 있어도 북한은 남한을 감당 하지 못한다. 독재든 장기집권이든 제국질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동서남북도 구분하지 못하는 지금의 집권층이 그 경제 격차의 실체를 깨닫는데 너무 무지한 탓이다. 

 

더욱이 정치판은 맹물이어선 안 된다. 어느 정도의 상식적인 정무적 판단을 가미한 탁한 물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벌레를 기르고 꽃도 피운다. 그러나 가끔은 반드시 갈아주어야 한다. 새 물을 채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물이 썩어 벌레도 죽고 물고기도 죽고 꽃도 못 피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 짝이다. 집권 5년도 안되어 안보 경제가 완전히 썩기 직전이다. 더 이상 썩기 전에 물을 갈아야 한다. 건국 73년, 비록 짧은 역사지만 그간의 역량으로 봐서 대한민국은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다.

 

앞으로 약 230일, 돌아오는 2022.3.9일에는 제발 대통령을 잘 뽑아 국민 모두가 법대로 살 수 있는 나라로 돌려세워야 한다. 무지한 조상들의 아픈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다시는 이 땅에 멍청한 지도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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