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선택의 딜레마’… 최악 피하다 ‘초악(超惡)’을 만날까 두렵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21-12-17 09:59

본문

고국의 대통령 선거가 3개월도 안 남았다. 이제 서서히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언론에 의하면 여야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여전하고 표심을 못 정한 사람들이 약 20% 수준이라 한다. 찍을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이 보도에 따른 후보 지지율 등의 %가 여론 조사기관마다의 ‘마사지’ 없는 팩트인지는 솔직히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년 3월9일 그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상상도 못했던 ‘초악(超惡)’의 결과를 얻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국민들은 여간 걱정이 아니다. 

그러나 재앙을 피하려면 소극적 방관이 아니라 ‘선과 악’에 대한 적극적 선택이 필요하다. 단순한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니다. 진보좌파와 보수 자유 우파간의 향후 국가 장래를 위한 건곤일척, 죽느냐 사느냐의 대결이다. 해서 찍을 사람이 없다고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 

 

프랑스의 우파 정치학자인 레이몽 아롱(1905~1983)은 “선택은 선과 악 사이의 투쟁이 아니라, 좀 더 나은 것과 혐오스러운 것 사이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20세기 프랑스 지성계(知性界)에서 우파를 대표했던 레이몽 아롱은 당시 좌파의 거두였던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와 쌍벽을 이루던 학자였다. 

두 사람은 프랑스 명문인 고교(ENS) 동기생이자 반(反)나치 레지스탕스 동지였지만, 반면 우파와 좌파를 대표하며 수십 년간 치열한 이념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진 것은 1950년 ‘6·25 전쟁’ 때였다고 전한다. 아롱은 전쟁이 발발하자 ‘르 피가로’ 칼럼을 통해 “북한이 남한을 침략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대한 사건”이라고 북한을 규탄했다. 반면 사르트르는 “남한 괴뢰도당이 북한을 침략했다”는 프랑스 공산당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했다고 한다.

 

레이몽 아롱은 당시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1955년 <지식인의 아편>이란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반인권적인 공산주의에 동조하는 좌파가 ‘진보’의 이름을 독점하고 민중에게 거짓 선전·선동을 일삼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진보’가 오류 인정하지 않는 것은 도그마(Dogma/교조(敎條)적, 독단, 집념)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정직하고 머리 좋은 사람은 절대로 좌파가 될 수 없다. 정직한 좌파는 머리가 나쁘고, 머리가 좋은 좌파는 정직하지 않다. 모순투성이인 사회주의 본질을 모른다면 머리가 나쁜 것이고, 알고도 추종한다면 거짓말쟁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즉 객관성, 보편성을 무시한 소통하지 못하는 사상은 억지요 고집일 뿐이다라는 얘기인데...그렇다면 앞서 말한 SNS를 통해 퍼지는 ‘여야의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여전하고 국민들의 표심을 못 정한 사람들이 약20% 수준이라 한다’는 얘기도 객관성과 보편성이 담보되지 못하면, 이는 현 집권 좌파들의 ‘뭔가의 목적’을 위해 일방적으로 여론 몰이일 가능성이 높고 그럴 개연성이 많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정치인>과 함께 이를 이용하는 <정치꾼> 사이에 대한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오늘날의 유권자들은 이런 선택을 강요당하는 걸까? 

한 정치평론가는 “과거 정치인들에 비해 오늘날 정치인들의 자질과 능력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소위 ‘3김’으로 일컬어지는 정치 거목들이 있었지만, 민주적 가치의 실천이나 투명성 측면에서 보자면 오늘의 정치인들이 그들보다 앞서 있을 게 분명하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과거에 비해 훨씬 탈 권위적이고 투명해진 사회에서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어쩌면 오늘의 정치인들은 과거의 정치인들보다 더 손해를 보고 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정보가 통제되고 일방적으로만 흐르던 시대의 정치인들과는 달리, 요즘 정치인들은 인터넷과 SNS라는 밝은 조명이 켜진 수족관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은 존재가 되어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즉 요즘에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신비감 보다는 시시콜콜한 일거수일투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다 보니,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쌍욕’이나 ‘흑색선전’ 같은 이미지만 쉽게 두드러져 일방적으로 ‘덜 되고 못난 놈’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이러한 전문적 선동 꾼들의 훼방을 막으려면 방관 아닌 적극적 선택이 필요하다. 

이는 얼핏 피상적으로 생각하더라도 그 차이를 알아보는 데 3개월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꼼꼼히 잘 생각해야 한다.

 행여나 삐끗하여 잘못 선택을 할 경우, 차후 그 결과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선택의 순간이 왔다. *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손용상 논설위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신축년(辛丑年)이 가고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왔다.2022년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 라고 한다. 명리학에 따르면 10개의 천간 중 임(壬)이란 글자는 음양오행 중 검은색을 띠는 수(水)의 기운이며, 12개의 지지 중 인(寅)이란 글자는 동물 중 호랑이를 뜻하고…
    2022-01-07 
    한국 대통령 선거가 70여일 남은 시점에서 각종 언론매체에서 대선관련 보도가 뉴스의 주요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대선 후보자와 그 배우자, 선거캠프와 정책공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를 두…
    2021-12-30 
    다자대결 구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2일 나왔다.두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나란히 불거진 이후 실시된 조사다.리얼미터가 지난 20∼21일 전국 1천27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2021-12-23 
    고국의 대통령 선거가 3개월도 안 남았다. 이제 서서히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언론에 의하면 여야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여전하고 표심을 못 정한 사람들이 약 20% 수준이라 한다. 찍을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이 보도에 따른 후보 지지율 등의 %가 여론 조사기관마다…
    2021-12-17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우리에게 이 말은 너무도 익숙하다. 아주 오래도록 아니, 귀에 거의 못이 박혀있다. 이 말은 1948년 대한민국 건국 선포 일에 이승만 대통령 특유의 떨리는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각인되었다.해방 직후 우리 사회가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분…
    2021-12-10 
    잘 끝내고 좋은 새 시작을 알리는 한 해의 막 달에서…지난 주부터 이번 주간은 24절기 중 ‘소설(小雪)’과 대설(大雪)의 절기다. 음력으로는 10월20일 경을 전후하여 시작하는데, 바야흐로 한 겨울의 시작이라고 한다.이때 부는 바람은 몹시 매섭고 추워 ‘강화 뱃사공 …
    2021-12-03 
    내년 3월 9일 시행될 한국 대통령 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의 본격적이 경쟁이 시작된지 이미 오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에 사활을 걸고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동원 가능한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정당 …
    2021-11-26 
    곧 추수감사절이 다가온다. 미국의 연말 연휴는 추수 감사절부터 시작된다. 11월 마지막 주 Thanksgiving Day를 맞으면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을 하며, 터키를 먹고 다음날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연말 쇼핑을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그리고 곧 이어 크리스마스. …
    2021-11-19 
    권력자의 정신감정은 필연이다근간 ‘소시오패스(sociopath)’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코패스(Psychopath)’란 말도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어떻게 다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둘은 기본적으로는 비슷…
    2021-11-12 
    “여기는 텍사스, 이곳의 한 평화로운 고을에 우리의 서부 싸나이 쌤이라는 청년과 마리아라는 아리따운 한 여인이 사랑을 맺고 조그만 목장을 경영하고 있었다. 아아, 그러나 장난의 운명인가 운명의 장난인가.이 평화로운 고을에 먹구름이 덮칠지 그 누가 알았으랴. 어느 날 느…
    2021-11-05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예상 외로 지극히 낮은 양상을 보이며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이다. 최근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2%에 불과하며 지난 1월 취임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이렇게 낮…
    2021-10-29 
    근간 ‘오징어 게임’ 관련기사들이 국내외적으로 봇물로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너무나 광범위하다. 며칠 전 LA타임스는 ‘오징어 게임’의 Netflix 시리즈는 한국의 음침하고 불법적인 개인대출 산업을 언급했다면서. 드라마 속 사채업자들의 초라한 세계는 “…
    2021-10-22 
    보통 사람들은 스스로 다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대개 자기 기준으로 상대를 가늠하고 판단한다. 그래서 소통이 안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많이 듣(聞)고 많이 읽(讀)고 잘 살피(見)고 그 헤아림(商量)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통함’을 얻게 된다. 문자 그대로 …
    2021-10-15 
    나라가 바로 서려면 말(言)부터 다스려야​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우리말에는 숨이 있고, 세종 임금이 만든 문자에는 혼이 있다. 한글를 만드신 세종대왕은 사람의 정신을 파고드는 소리를 다스리는 일이야말로 통치의 기본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 분은 음…
    2021-10-08 
    어느 날, 우리 주변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또는 유명을 달리 한다면 어떨까? 싫든 좋든 그와 이해관계에 있던 사람들은 우선 놀라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흐르면 그 원인과 동기가 불거지고 그 진위가 밝혀질 것이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2021-10-01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