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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마지막 금리인하, 불확실성 속 맞이할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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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5-12-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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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3.75%, 물가도 고용도 불안한 미국 경제 … 내년에는 한차례 금리 인하 전망

10 2025년 마지막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한 번 내렸다. 올해만 세 번째 인하다. 기준금리는 3.5~3.75% 구간으로 내려오며 지난 3년 중 가장 낮은 지점에 도달했지만, 이번 결정은 단순한 완화 조치로만 읽히지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경기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물가 정체, 고용 둔화, 경기의 방향성 혼란 등 여러 혼재된 신호가 자리하고 있다.

금리를 내리면서도 연준이 강한 확신을 내비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복잡한 환경 때문이다.

이번 표결은 9 3. 겉보기에는 다수의 지지가 있는 듯하지만 내부 내용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했다. 한 위원은 “지금은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또 다른 위원은 “내릴 거면 0.5%포인트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견은 양극단으로 갈렸고, 의결권이 없는 참석자들까지 포함하면 19명 중 6명이 이번 인하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경제 지표들의 상반된 흐름이 연준 내부에서도 혼란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연준은 전통적으로 의견 충돌을 최소화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조심스러운 기관이지만, 이번에는 명백한 균열이 드러났다. 경제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도 명확한 사인을 주지 않는 가운데, 연준은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어려운 과제를 다시 마주하고 있다.

◈멈춰 선 물가, 약해지는 고용

이번 결정을 어렵게 만든 핵심 요인은 물가와 고용 사이의 괴리다. 최근 물가는 2.8% 전후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큰 폭으로 떨어지던 물가는 이제 더 내려가는 힘을 잃었다. 연준의 공식 목표인 2%에는 아직 0.8%포인트의 간극이 있고,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 때문에 추가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고용은 반대로 식어가는 조짐을 보인다. 신규 고용은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했고,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기술, 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서 채용 속도가 둔화되고,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시장이 약해진다는 신호는 경기 둔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려 경기를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는다.

그러나 물가와 고용 두 축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어느 쪽을 우선할지 선택하기가 매우 어렵다. 물가가 내려가지 않는데 금리를 계속 내리면 물가가 다시 오를 위험이 있고, 고용이 약한데 금리를 올리거나 유지하면 고용 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 연준은 지금 두 신호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기울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여기에 장기금리 문제도 있다. 기준금리는 내려갔지만 10년물 국채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모기지 금리나 기업의 장기 투자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주택시장 회복이 더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기 부양 효과를 노린다

이번 회의에서 시장이 주목한 또 하나의 자료는 점도표였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익명으로 점으로 표시한 이 표는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연준은 올해 세 번의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내년에는 단 한 번만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금리를 한 번 내렸다면 두 번, 세 번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시장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연준은 속도 조절 의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2026년 말 금리 전망치는 3.4% 수준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지금보다 0.2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내년 인하는 한 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게다가 7명의 위원은 내년에 아예 인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올해 세 번이나 금리를 내렸는데도 내부에서 보수적 접근을 강화하는 인사가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연준이 단기 국채를 다시 사들이기로 한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겉으로는 “시장에 필요한 현금을 공급해 금리가 오르는 것을 막겠다”는 기술적인 조치처럼 보인다. 하지만 효과는 그보다 조금 더 크다.

연준이 국채를 사면 시중에 돈이 더 풀리기 때문에, 주식이나 회사채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겉으로는 아닐 것 같지만, 사실상 경기 부양 효과가 있는 숨은 완화 조치”라고 해석한다.

파월 의장이 이제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고, 내년 새로운 연준 의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 경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시점에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변수까지 더해진 셈이다.

◈정책 변화 체감은 시간이 필요

금리를 내리면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그 혜택이 생활 속에서 느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용카드 금리, 자동차 할부, 단기 대출 등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체감할 수 있지만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장기 대출은 기준금리보다 장기금리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최근 세 번의 금리 인하에도 모기지 금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기업의 투자 역시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은 신규 고용이나 설비투자보다 현금 확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의 기술 기업들은 급격한 고성장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전략적으로 더욱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소비 역시 불확실성에 크게 좌우되는 영역이다. 고용이 흔들리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지갑을 닫는다. 최근 미국 내 소비 증가율이 둔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금리 인하만으로는 소비 회복을 촉진하기 어렵다.

◈매출 회복을 약속하지 않는다

이번 금리 인하는 지역경제에도 여러 부문에서 영향을 준다. 하지만 그 효과는 단순하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가계와 사업체에 숨통이 트인다. 특히 자영업자에게는 운영자금 대출 부담이 낮아지면서 월별 현금흐름이 조금 개선된다. 그러나 경기 전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매출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번 인하가 당장의 매출 회복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의 환경은 확장 국면이라기보다 재정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투자 환경 역시 복합적이다. 금리 인하는 성장주에 긍정적이지만,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한 기술주는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천천히, 신중하게”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만큼 투자자들은 종목을 고를 때 과거보다 성장성뿐 아니라 재무 안정성과 현금흐름을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주택 시장 역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달라스 지역의 집값과 보험료 상승은 실수요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가 내려갔다고 해서 주택 시장이 즉각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금리가 조정되거나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연준이 제시한 중기 전망과 그 의미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2027년과 2028년 전망도 제시했다. 2027년에는 기준금리를 약간 더 내려 3.1% 수준으로 둘 수 있다고 했고, 2028년에는 그 상태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전망은 연준이 더 이상 급격한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메시지는 매우 선명하다. 금리는 내리지만 속도는 느리게, 필요할 때만 점진적으로 그리고 물가와 고용이 안정될 때까지 조심스럽게, 이는 정책의 전환이 아니라 “정교한 조정”에 가깝다. 큰 방향을 수정하지 않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는 접근이다. 이는 경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며, 자산시장과 소비, 투자에 모두 신중함이 필요한 시기임을 시사한다.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

이제 중요한 질문은 한 가지다.

금리는 내려가는데 왜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을까.

그 이유는 지금의 경제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중간지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물가는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고용은 약해지고 있다. 소비와 투자도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여기에 정치 일정과 정책 변경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경제는 자연스럽게 “신중 모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기준금리 수준만 보고 경제를 판단하면 방향을 잃기 쉽다.

실업률, 기업 실적, 장기금리, 소비 흐름, 가계의 체력까지 다양한 지표를 함께 보며 균형 있게 접근해야 한다.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기보다는 천천히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나친 낙관도, 과한 비관도 아니다. 경제의 흐름을 차분하게 해석하고, 변화의 속도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다.

급격한 결정보다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간, 단기보다 중기를 바라보는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연준의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금리 인하가 아니다. 경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미래가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신중한 신호다. 우리는 이 신호를 바탕으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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