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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줄고 연준, 금리 인하 폭 결정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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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289회 작성일 25-09-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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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한인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 … 스몰컷 vs 빅컷, 어떤 선택할까?

2025년 하반기, 미국 경제가 갈림길에 섰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보다 높게 치솟아 물가 불안을 다시 자극했지만, 고용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물가는 오르고, 고용은 둔화되고, 증시는 최고치를 기록하는 ‘엇갈린 흐름’ 속에서 연준(Fed)은 다음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폭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연 0.25%포인트의 ‘스몰컷’일지, 아니면 0.5%포인트의 ‘빅컷’일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물가, 생활 속에서 체감된 상승세

b11149910b683465ca30181705cedd6e_1757689469_4279.png11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7월의 2.7%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 3.1% 오르며 두 달 연속 같은 수준을 보였다.

월별로 보아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전체 CPI는 전달보다 0.4% 올랐고, 근원 CPI 0.3% 올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물가 상승은 통계 속 숫자만이 아니었다. 미국인들은 매일 마트에서 장을 보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여행을 계획할 때 직접 가격 인상을 체감했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새 1.9% 뛰어 통근 비용과 물류비 부담을 크게 늘렸다. 토마토, 사과, 쇠고기 같은 기본 식재료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항공료는 5.9%, 호텔 숙박료는 2.3% 올라 여행 계획을 세운 가정에 부담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또 다른 불씨를 더하고 있다. 의류는 0.5%, 가구는 0.3% 올랐고, 가전제품 가격도 하락세에서 반등했다.

텍사스 캐롤튼의 한 교민은 “장바구니에 담는 물건이 예전과 같아도 결제 금액이 훨씬 커졌다”며 “특히 아이들 간식이나 신선식품 가격은 매주 오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예상보다 큰 둔화

b11149910b683465ca30181705cedd6e_1757689469_5103.png노동부는 최근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새로 창출된 일자리가 기존 집계보다 91만 개 이상 적었다는 것이다. 이는 매년 실시되는 ‘기준선 수정(benchmark revision)’ 결과였는데, 레저·접객업, 전문 서비스업, 소매업 등에서 고용이 과대 집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이후 반등 과정에서 고용시장이 실제보다 더 강하게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8월 신규 고용은 22천 개에 그쳤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 가운데 하나였다. 실업률은 4.3%로 여전히 낮은 편이었지만 전달보다 상승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3천 건으로, 무려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이미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트리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지표조차 실제보다 긍정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통계의 신뢰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노동부는 매달 63만 개 이상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최근 응답률이 크게 떨어져 정확성이 낮아졌다. 신규 창업 기업의 고용을 과대평가하고, 도산 기업의 고용 상실을 과소평가하는 구조적 한계도 문제가 됐다.

 

◈증시, 정반대 흐름

노동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강세를 이어갔다. 11 S&P500, 나스닥, 다우존스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은 0.25%포인트 인하를 반영했으며,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채권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4.073%로 소폭 상승했으나,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인기를 끄는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었다.

 

◈연준의 고민과 정치 변수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식당 주인은 “커피·초콜릿·향신료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최대 300% 올랐다”며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지만 더 이상의 인상은 고객을 잃을 수 있어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화장품 업체 E.L.F.는 지난봄 가격을 1달러 인상했으나 관세 부담을 고려하면 부족하다고 밝혔다. 월마트, 메이시스 등 대형 유통업체는 재고 비용이 늘어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결국 기업들은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고 수익성을 희생하거나, 가격을 올려 수요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양자택일에 직면해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약세라는 상반된 신호 속에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지만, 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웃돌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압박도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했으나 법원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또한,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높이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연준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텍사스 한인 경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연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그 폭에 따라 한인 사업가들이 체감하는 효과와 대응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스몰컷, 0.25%포인트의 소폭 인하가 이뤄진다면 대출 금리가 조금 내려가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되겠지만,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지출은 위축된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는 원가 절감 노력, 공동구매를 통한 비용 분담, 가격 안정을 통한 고객 충성도 유지가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면 빅컷, 0.5%포인트의 큰 폭 인하가 단행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출금리가 눈에 띄게 내려가면서 금융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투자 확대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가계의 이자 부담 역시 줄어들어 소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경우 한인 사업가들은 리파이낸싱을 통해 기존 대출 조건을 개선하거나, 신사업 투자와 확장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가격 정책은 단기적인 매출 확대보다는 장기적인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종별 대응 전략도 구체적이다. 외식업은 소비 반등에 대비해 메뉴와 서비스 다각화를 서둘러야 하고, 부동산업은 투자 확대와 함께 공실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소매업은 재고 관리와 할인 전략을 조정해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선택, 세계의 선택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은 미국에만 머무는 결정이 아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직·간접적인 파급력을 미친다. 우선 달러 환율 측면에서, 인하 폭이 커질수록 달러 약세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며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준다.

한국 경제 전반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 인하는 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을 가진다.

낮은 금리는 한국 수출기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달러 약세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은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세워야 함을 의미한다.

신흥국 시장 역시 영향을 받는다. 빅컷이 단행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신흥국 증시와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연준의 선택은 미국 경제를 넘어 전 세계 자본 흐름과 교역 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각국 경제와 기업들은 이번 결정을 예의주시하며 그에 맞는 전략적 대응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다음 주 열리는 FOMC 회의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체의 향방을 가를 사건이다. 스몰컷은 신중한 균형을, 빅컷은 과감한 경기 부양을 의미한다.

현재로서는 스몰컷 가능성이 높지만, 고용 약세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경우 빅컷으로 전환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그 파장은 크다. 미국 내 한인 사업가들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자금 관리, 투자 전략, 소비자 마케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연준의 선택은 결국 미국 경제만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선택이 될 것이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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