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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코브 레익(Cove Lake)에서 아침을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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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작성일 25-02-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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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알칸사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운트 메가진(Mount Magazine) 정상에서의 하룻밤은 무척 깊고 달콤합니다. 2700 피트가 넘는 산 위에서 알칸사의 넓은 대지를 내려다 보며 인간세계의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함과 불빛 한 점 찾기 힘든 깊은 산속에서 별빛을 전등 삼아 가늘게 흐르는 거산의 촉촉함이 이곳을 감싸고 있습니다. 저물어가는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숲 속의 속삭임들 또한 가득한데 계절의 그믐달이 창문을 뚫고 눈 속에 그려질 때면 다시 한번 옷을 주섬주섬 입고 조그만 빛을 위안 삼아 늦은 밤에 마운트 메가진 정상에 놓여진 긴 산책로를 혼자 걷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렇게 멋진 자연을 두고 잠을 청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한탄하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늘은 밤을 새워 이 멋진 광경들을 가슴속 깊이 새기리라고 다짐합니다. 


 너무나 멋진 밤하늘,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어 리조트 밖을 마구 걷다가 깊은 생각에 잠겼던 머리를 다시 한 번 창가에 기대어 봅니다. 어린 소년같이 동심에 젖어 창문을 통해 하늘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알칸사 하늘 아래의 멋진 풍경을 꿈꾸며 선잠을 청하고 나니 온몸이 뻐근합니다. 피곤한 두 눈을 비비며 커튼을 열어보니 저 멀리 실낱 같은 새벽의 여명이 돋아옵니다. 동이 트기 전에 서둘러 차를 몰고 산을 내려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오늘 아침에 수년 전 이곳을 드라이브하다 발견한 산속의 아담하고도 너무나 아름다운 호수를 보면서도 아쉽게 스쳐간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반드시 그곳에 피어 오르는 아름다운 물안개를 바라보며 한 줄의 음악선율을 노트하며 아침을 맞이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마운트 메가진 정상의 리조트를 출발하여 309번 도로를 따라 북쪽 방향으로 산을 타고 15분 정도 내려가다 보면 도로 옆을 끼고 조그만 호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안개가 자욱한 신비스러운 곳, 그리 크진 않지만 산을 품고 조용히 내려앉은 이곳의 자태는 마치 물안개 자욱하여 그 끝을 볼 수 없지만 잠시 후 저 멀리 하나 둘 모습을 보이는 마운트 메가진 자락의 모습은 나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이곳 저곳에 텐트를 친 캠프그라운드에서는 이른 아침의 차가운 공기가 견디지 못하는 듯 곳곳에 불을 지펴 손을 쬐는 길손들의 모습들이 보입니다. 울창한 숲과 맑은 호수 그리고 마운트 메가진의 웅장함을 뒤로하고 곳곳에 있는 등산 코스들, 호수를 걸을 수 있고 또한 마운트 메가진 정상까지 가는 산행 코스가 있음에 분명 최적의 캠핑장소인 듯 합니다. 이곳에는 보트를 탈 수 있는 시설과 다양한 캠핑 시설들, 곳곳에 캐빈과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산재해 있습니다.


산속 깊은 곳에 숨겨진 조그만 호수, 물빛이 맑아 하늘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호수, 무르익은 시간의 깊이를 들여 마시고 물안개로 내뿜는 그 신비하고도 오묘한 신의 감동적인 예술작품이 숨겨져 있는 호수입니다. 잔잔히 물안개가 수면으로 내려앉고 호수 건너편 산자락으로 떠오른 해가 코브 호수를 빨갛게 물들이는 풍경 또한 물안개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안개가 걷히지 않아 코브 호수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물안개와 붉은 태양이 함께 어우러지는 광경은 이곳에서의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 중에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곳을 지날 때마다 이곳에다 여행보따리를 풀게 되는 마력에 빠지게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마운트 메가진을 찾으신 분들은 이른 새벽 이곳 코브 호수에서 한번쯤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여행의 좋은 추억과 낭만이 될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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