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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진]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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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조회 532회 작성일 25-12-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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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진 작가
고대진 작가

고대진 작가


◈ 제주 출신

◈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 에세이집 <순대와 생맥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축하주를 나누는 자리에서 노벨상을 받은 작품을 원어로 읽어보는 것이 얼마 만인가 흥분하면서 독서 클럽을 만들어 한강의 작품들을 읽고 토론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한강 작품 독서회를 만들어 매달 한 번씩 만나 토론을 시작한 지 일 년이 된다.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는 광주에서 5.18을 겪은 정 작가의 주도로, ‘작별하지 않는다’와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는 제주도 출신인 내가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 사이 사이에 송 작가가 이끈 황순원, 신경숙의 단편 소설들을 감상했고 마지막으로 ‘채식주의자’를 골라 김 작가가 토론을 이끌었다. 여기서 토론을 요약해본다. 


채식주의자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세 개의 중편 소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으로 구성된다. 각 부분은 다른 화자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첫 번째 부분은 영혜의 남편 민수의 시각으로, 그의 혼란과 고뇌를 그리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영혜의 형부, 비디오 아티스트인 민호의 시각에서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영혜의 언니의 이야기가 주체가 되어, 가족의 갈등과 심리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작가는 이런 다층적인 서술 방식으로 독자가 여러 관점을 통해 사건을 이해하고, 각각 인물의 심리를 파악하게 만든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채식주의자

안정된 가정의 주부로 남편을 내조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 온 주인공 영혜는 어느 날 피를 뚝뚝 흘리며 생고기를 먹는 꿈을 꾸고 난 뒤 채식을 선언하고 나날이 야위어 간다. 그녀의 남편과 가족들은 건강을 염려해 그녀에게 채식을 멈추길 강요하며 그녀와 갈등을 겪는다. 급기야 월남 파병군인 출신의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그녀의 입에 억지로 고기를 밀어 넣자, 그녀는 가족들 앞에서 칼로 자기 손목을 긋는다. 그리고 정신 분열을 일으키어 조현병(Schizophrenia)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는 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적인 성향과 개를 죽이는 사건에서 비롯된 트라우마 때문이다. 영혜는 주변 인물들, 어머니, 언니, 형부, 남편의 직장 상사들의 폭력, 즉 영혜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요하는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 인해 점점 고립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파멸해간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폭력에 대한 저항이며,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상징적인 선언이다.


몽고반점

비디오 아티스트인 영혜의 형부 민호는 영혜의 엉덩이에 꽃잎 모양의 몽고반점이 있다는 아내 인혜의 얘기를 듣자 강렬한 예술적 영감을 느낀다. 아내 몰래 처제의 동의를 얻어 내고 그녀의 나신에 꽃을 그리며 그 과정을 촬영한다. 만족과 함께 아쉬움을 느낀 민호는 후배 아티스트를 남성 모델로 섭외하여 두 사람의 몸에 꽃을 그리고 그들의 육체적 교감을 촬영하지만, 실제로 성기를 삽입하라는 민호의 요구에 당혹감을 느낀 남성 모델의 거부로 중단된다. 민호는 작업을 완성하고 싶은 욕망과 몽고반점으로부터 커진 성적 욕망에 휩싸인 채 옛 연인을 찾아가 자기 몸에 꽃을 그린 후 스스로 영혜와 몸을 섞으며 촬영한다. 다음 날 아침 동생이 걱정되어 찾아온 인혜는 캠코더에 담긴 영상과 나체로 잠든 그들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 채 경찰에 신고한다. 신고받고 달려드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의 소란 속에서 영혜는 꽃이 그려진 나신으로 햇살이 비쳐 드는 베란다로 향하고, 민호는 뛰어내려 모든 걸 끝내고 싶은 욕망 속에서도 영혜를 바라보며 못 박힌 듯 서 있었다. 언니는 둘을 정신병원에 보낸다. 

‘몽고반점’은 성년이 넘어서까지 몽고반점을 지닌 처제를 향해 도덕적, 윤리적으로 금지된 예술적, 성적 욕망을 품고, 결국 차가운 현실의 끝으로 치닫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처제에 대한 형부의 금기시된 욕망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예술과 삶에 관한 근원적인 탐구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나무 불꽃

비디오 촬영 사건 이후 인혜는 남편과 헤어져 혼자 아들을 키우며 정신과 치료를 받는 동생 영혜를 돌본다. 상태가 악화된 영혜는 산속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지만 조현병은 날로 깊어지며 자신을 식물로 여긴다. 어느 날 병원을 탈출한 인혜는 "자신이 반짝이는 나무 중 하나인 것처럼 비에 젖어 있는" 채 숲에 서 있다가 구출된다. 음식 섭취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영혜는 진정제를 투여하겠다는 간호사를 물어뜯기에 이른다. 인혜는 영혜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구급차 안에서 지나치는 나무들을 바라본다.


인물 연구

개인의 선택에 대한 사회적 압력 간의 갈등은 어머니와 언니와 동생 그리고 폭력적인 아버지는 영혜를 위한다며 영혜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위압적인 말이나 폭력으로 혹은 거짓말로 영혜의 선택을 깨려 한다. 그녀의 선택은 그들의 세계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영혜는 점차 사회에서 소외되며, 가족 간의 유대는 깨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 압박과 가족의 반응에 지친 영혜는 자신만의 깊은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나름 영혜를 위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세계관을 강요함으로써 영혜를 파멸에 이르게 한다. 우리를 비롯한 독자들이 얼마나 이들과 다를지 생각해보게 된다. 형부 또한 도덕적 원리와 미적 열망, 현실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넘어 그가 그토록 갈망하고 꿈꿔왔던 미적 이미지를 실현하지만, 사회의 법과 제도 그리고 윤리를 어긴 그는 자기의 아내에 의해 정신병동에 갇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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