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거대한 바위 Enchanted Rock에 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조회 3,467회 작성일 22-11-18 13:46

본문

늦은 가을 저녁 무렵에 가을을 담아봅니다. 불빛이 만들어 내는 보케와 같이 알록달록한 가을의 풍경은 흐린 날씨에도 그 흔적을 숨길 수 없나 봅니다. 

날씨 탓하지 않게 촉촉히 늦은 가을비가 내리지만 그 색깔의 찬란함은 서둘러 돌아오는 텍사스의 겨울을 시샘하나 봅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을 인생이란 커다란 배에 태워 지금 나이의 두 배와 같은 속도로 빨리 지나간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버텨온 자연의 그윽한 자태에 비하면 흘러가는 나이에 대한 나의 조급함은 자신만의 경주임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엄청난 자연의 흔적을 여유 있게 간직할 수 있는 신비야 말로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향해 살며시 고개를 숙일 수 있는 겸손함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텍사스에는 ‘신비의 바위’란 뜻을 가진 Enchanted Rock이라는 이름을 가진 엄청난 바위산이 있습니다. 1800년대에 독일 이주민이 세웠고 지금 현재도 독일의 모습을 간직한 마을 프레드릭버그(Fredericksburg)에서 965번 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거대한 핑크색 화강암의 바위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 주위는 텍사스의 다른 지역하곤 확연히 구분된 뛰어난 경관들이 모여 있어서 이 지역을 Enchanted Rock State Natural Area로 구분하여 텍사스 연방에서 관리하는 곳입니다. 

거대한 하나의 화강암으로 이뤄진 Enchanted Rock은 텍사스의 혹독한 겨울 추위와 한여름에 100도 이상으로 달궈진 바위가 이상한 소리를 내게 되고, 이상한 바위소리에 놀란 이 지역에 살던 아파치 부족과 코만치 부족의 인디언들이 이곳에 신이 있다고 믿게 되었고 성스러운 신비의 바위란 이름 즉, Enchanted Rock이란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옛날 인디언들은 이곳을 성스럽게 여기며 이곳의 돌로 창과 화살촉을 만들어 사냥을 하였다고 합니다. 

Enchanted Rock과 Little Rock의 거대한 두 개의 바위산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일년 365일 오픈합니다. 단 비가 와서 바위가 젖어있는 경우는 입산 금지가 되어있습니다. 

성인 기준 입장료 7불을 내고 들어가서, 화강암 정상까지 해발 1,825 feet (556m)를 오르는 0.6마일 거리의 정상 트레일(The Summit Trail) 코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트레일 코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위산 앞으로는 Sandy Creek이 흐르며 이곳을 따라 Buzzard Roost 캠핑장소가 있어서 다양한 캠핑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암벽타기를 좋아하거나 깊고 맑은 가을밤에 수많은 별들을 이곳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Enchanted Rock을 오르는 것은 그냥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된 인생의 바위산을 오르는 것입니다. 척박한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이름 모를 식물의 눈물겨운 삶의 투쟁을 느끼기도 하고 수백 만년 동안 풍화작용에도 굿굿한 원형을 간진한 채로 오랜 세월을 지켜온 신비스런 바위산을 오릅니다. 

산이 흔치 않은 텍사스인지라 바위산을 조금만 오르면 벌써 확 트인 텍사스의 대평원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이 텍사스 힐 컨츄리(Texas Hill Country)지역이라 제법 야산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Enchanted Rock에서 바라보는 대지는 텍사스를 한 가슴에 전부 넣은 듯 합니다. 

평지로만 달려왔던 인생의 대로에서 모처럼 산다운 바위산에서 세상의 끝을 바라보는 여유는 달라스에서 쉬지 않고 4시간을 달려온 우리에게 나그네로 이 땅의 여행자로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에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칼럼 목록
    디스인플레이션은 현재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통화가 증발하는 것을 막고 재정과 금융 긴축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조정정책이다.인플레이션에 의한 통화팽창으로 물가가 상승했을 때, 그 시점의 통화량과 물가수준을 유지한 채 안정을 찾기 위한 대책…
    회계 2023-07-21 
    뒷집 지붕 공사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깼다.한 시간만 자려고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잠결에 꺼버렸나 보다. 그 소리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보통 때는 쪽잠을 자도 오 분 간격으로 알람을 설정해 놓는데, 오늘은 그조차도 하지 않았다. 오지게 피곤했거나 일어날 수 있다…
    문학 2023-07-21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오늘은 요리에 들어가면 마법의 맛을 낸다는 MSG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MSG(Monosodium glutamate)는 1907년 일본 도쿄대 키쿠나에 이케다 물리화 학과 교수는 다시마 국물과 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맛에 주목했습니다.기…
    문학 2023-07-21 
    18세기, 일본 에도시대에 신출귀몰한 거래로 일본 경제를 흔들었던 거상 혼마 무네히사 (本間宗久; 1717~1803)는 지금도 상인의 하늘, 거래의 신이라고 불리고 있다.그는 23세에 혼마 가문의 양자로 들어가 쌀 거래로 엄청난 부를 축적해서 혼마 가문을 에도시대 천하…
    부동산 2023-07-21 
    요즘은 기본적으로 100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달라스 지역을 휘감고 있습니다.곳곳의 물놀이 장소는 주말마다 대 만원을 이루며 바깥 공기보다 더 시원한 입김을 다시 들어 마시며 깊은 심호흡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 멀리 시원한 곳을 찾아가 멋진 휴가를 보내고 싶지만 경제적인…
    문학 2023-07-14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표현할때 흔히 인종의 용광로라는 말과 소송의 천국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이러한 표현에 맞게 미국에서는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강한 미국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그 반면에 강력한 개인주의와 서로 다른 문…
    리빙 2023-07-14 
    지난주 독립기념일 주말에 오클라호마의 작은 호수를 갔었는데 토요일 주말 밤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차들이 35번 고속도로를 메우고 있었다. 얼마 안 가 그 많은 자동차들의 종착지를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는 아주 가깝게 있었던 치카소 도박장이 바로 그곳이었다. 십여…
    회계 2023-07-14 
    언젠가부터 우리 부부는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면 연례행사처럼 휴가를 떠나거나, 피난을 간다. 보통의 미국사람들처럼 연휴가 낀 홀리데이를 만끽하러 떠나는 것이면 더 좋겠지만, 우리는 불꽃놀이의 굉음을 피해 피신을 가는 것이다.이사온 첫해에 난 우리가 사는 동네가 일반동네와 …
    문학 2023-07-14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오늘은 Fish Sauce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Fish Sauce는 멸치나 새우와 같은 작은 생선에 소금을 넣고 발효시킨 후에 맑은 액만을 걸러낸 액젓의 일종입니다.액젓은 국가와 문화권, 역사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특히 베트…
    문학 2023-07-14 
    100도가 넘는 무더운 한여름의 열기가 달라스를 뒤덮고 있습니다.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조물주의 오묘한 조화이지만 무더위에 지쳐 시들어가는 애써 가꾼 가든의 자식(?)들과 같은 아름다운 화초를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을 뿌려봅니다.그러면…
    문학 2023-07-06 
    분무기로 물을 뿜었다. 종이 행주로 물이 뿌려진 식탁을 꼼꼼히 닦았다.가족 수만큼 식판을 배치하고 수저받침을 놓았다. 식기 세척기에서 꺼낸 후 광이 나도록 더 닦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그 위에 가지런히 올렸다. 뚜껑을 덮어 놓은 생선 전용 프라이팬 속에서 고등어가 지글거…
    문학 2023-07-06 
    바다건너 고국은 온통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최종 보고서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간에 오염수 방류를 두고 그야말로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정…
    회계 2023-07-06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공기와 같이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음식이지만 때때로 그 중요함을 잊어버리는 소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예전 로마시대에 병사들에게는 종종 급여로 돈대신 소금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
    문학 2023-07-06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기에 자연의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돈을 가지고 하는 재테크 역시 돈의 속성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돈의 속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면 어떤 분야든 투자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다.‘돈 공부’에 대해 기초적이고 근본적이면서…
    부동산 2023-07-06 
    지난밤 늦게 달라스(Dallas)에서 6시간 운전을 하여 텍사스의 끝에 위치한 도시인 인구 20만의 카우보이 도시 아마릴로(Amarillo)에 도착하여 여장을 늦게 풀었기 때문에 팔로 듀로 캐년 주립공원(Palo Duro Canyon State Park)으로 가기로 한…
    문학 2023-06-3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