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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달라스 미주체전 ‘가족이 만들어낸 땀과 감동의 메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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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파트너라서 더 빛났던 금메달 - 배드민턴 혼합복식, 조항석·조미주 부부
지난 6월 21일, 루이스빌에 위치한지난 6월 21일, 루이스빌에 위치한 비스타라 배드민턴장에서는 미주체전 50대 혼합복식 결승전이 펼쳐졌다. 달라스 대표와 휴스턴 대표의 맞대결로, 세트 스코어 1대 1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3세트 숨 막히는 접전이 펼쳐졌고 치열한 랠리 끝에 조 부부가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항석·조미주 부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예상치 못한 시간적 여유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한 취미였지만, 연습을 거듭하며 달라스 대표로 선발됐고, 마침내 금메달까지 획득하게 됐다.
조 부부는 “체전에 참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함께’의 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땀 흘리고 서로를 응원하며 하나가 되는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했다고 회고했다. 또한 간절했던 바람은 지도자들과 협회 관계자들의 노고에 금메달로 보답하는 것이었는데 그 목표를 이루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부부가 함께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솔직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조미주 씨는 “주위에서 ‘부부가 파트너하면 꼭 싸운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알게 됐다.”라며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고, 결국 누구보다 응원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부 혼합복식에 망설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지금 바로 도전해보시길 권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미주체전에서 조항석·조미주 부부가 보여준 승리는 경기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부부가 함께 흘린 땀과 인내, 그리고 서로를 향한 응원이 만들어낸 금메달은, 스포츠가 단순한 경쟁을 넘어 관계와 인생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아름다운 증표가 되었다.
◈부자가 함께 쏘아올린 희망 … 사격 동메달 아버지, 태권도 은메달 아들
2025 미주체전에서는 세대와
종목을 뛰어넘는 특별한 부자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캐롤튼에 거주하는 안정환(54) 씨와 그의 아들 안규환(17) 군이 나란히 출전해 각각 사격과 태권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아버지 안정환 씨는 이번 체전을 통해 사격 선수로는 처음 출전했다. 몇 해 전 우연한 기회에 사격을 접한 그는 틈틈이 연습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그러던 중 이번 체전에 대표로 선발되며 인생 첫 전국대회 무대를 밟았다. 그는 “미주체전에 참가하게 되어 기쁘다”며 “많은 분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동메달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들 안규환 군은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태권도를 수련해온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달라스 청소년 태권도 대표팀으로 선발돼 훈련에 임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대회를 준비하며 친구들과 함께 훈련하고 교류할 수 있었던 시간 자체가 정말 소중했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내내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어머니 홍윤희 씨는 “품새 경기는 흐뭇하게 봤지만, 겨루기 경기는 너무 격렬해서 차마 끝까지 볼 수 없었다. 무사히만 끝나길 바랐다.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체전은 부자인 두 사람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안정환 씨는 “미국에 이민 온 이후 처음 참가한 전국 대회였고, 아들과 같은 무대에 출전했다는 점에서 감회가 깊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대회 운영에 대한 소견도 전했다. “개막식에서 모든 선수단이 체육관 바닥에 오랜 시간 앉아있어야 했는데, 많은 선수들이 중도에 자리를 떠야 했다”며 “다음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편의를 좀 더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사격 선수단 전체가 하나 되어 즐겁게 훈련했고, 허락된다면 다음 대회에도 다시 참가해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부자(父子)가 함께 한 경기장, 서로 다른 종목에서의 도전과 성취, 안정환 씨 가족에게 이번 체전은 ‘가족이 함께한 도전’이라는 값진 경험이었다.
◈가족이 함께 뛴 체전, 우리 삶의 일부” - 10년간 5개 체전 누빈 김은정 가족
달라스에 거주하는 김은정(46) 전 미주육상협회 회장의 가족은 지난 10년간 무려 5개의 미주체전에 꾸준히 참가하며 총 21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남편 김태식(53) 씨, 딸 김시은(18) 양, 아들 김시우(16)
군까지 온 가족이 선수 및 임원으로 활약한 사연이 화제다. 김 전 회장은 “2015년 워싱턴 구경을 겸해 처음 체전에 참가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가족 모두가 꾸준히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시은 양과 시우 군은 육상과 수영 두 종목에 모두 도전하며 금메달을 다수 수상한 실력자들이다.
“운동을 통해 얻는 성취감, 팀워크, 인내심 같은 것들은 아이들이 인생에서 꼭 한번은 느껴봐야 할 가치입니다.” 김 회장은 자녀들에게 운동을 권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 가족은 멀리뛰기, 100m 달리기, 계주, 수영, 마라톤 등 다양한 종목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6개, 동메달 5개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가족이 함께 만들어낸 이 숫자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바로 ‘운동이 삶의 일부가 된 가족’,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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