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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꽃 ‘시구’

Last updated: 7월 5, 2019 11: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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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감동의주인공입니다”

‘시구(始球)’는
그라운드의 ‘꽃’ 이라한다

“다양한 시구자들을 통해 세상의 흐름도 읽고 그들의 어설픈 시구동작과 방향감각을 상실한 공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 바탕 웃음으로 날려버리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곤 하기 때문이다.”

‘꿈’과‘희망’을 던지다
‘2019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의 윤곽이 서서이 드러나는 가운데 올해 한인사회를 대표해 공을 던질 시구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특별히 올해는 최초로 공모를 통해 감동적인 사연의 주인공을 발굴,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를 대표하는 시구자로서 마운드에 세울 예정이라 감동과 행운의 주인공을 그려보는 느낌이 새롭다는 것이 지역동포들의 반응이다.
감동의 시구자와 관련해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과 공동 주최를 맡은 DK미디어 그룹은 “오는 21일까지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동포들의 사연을 공모한 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시구자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남녀노소 구분도 없고 장르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어 동포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전해 주고 픈 동포라면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올해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의 시구자로 선정될 경우 이상수 전 외무부 주 달라스 출장소장의 뒤를 이어 6번째 시구자로 설 예정으로감동을 담은 야구공을 ‘꿈과 희망’이란 이름으로 텍사스레인저스 포수의 글로브를 향해 던질 수 있는 행운의 주인공에 등극하게 된다.
이와 관련한 동포들의 반응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어빙에 거주하는 최진우(남, 60대) 씨는 “미국에 와서 각자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올해 시구자로서 자격이 있다고 본다.
다만 어떻게 각자의 이야기를 더 감동스럽게 쓸 수 있을지가 열쇠인데 글재주가 없어 자신 없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고, 플래노에 산다는 이모씨(여. 50대) 는 “ 내 얘기를 써서 보내서 뽑히면 시구자로 나서야 하는데, 아무리 세게 던져도 내 발 밑에 공이 굴러 떨어질 것 같아 창피해서 못하겠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꽃’이라 불린 시구의 역사
세계 야구계에서 시구(始球)를 처음 한 인물은 105년 전인 1908년 일본 총리이자 와세다대 설립자인 오쿠마 시게노부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08년 11월 22일 효고(兵庫) 현의 고시엔(甲子園) 야구장에서 열린 이 학교 야구부와 메이저리그 선발팀의 친선 경기에서 시구를 했다.
미국에서는 이보다 508일 늦은 1910년 4월 14일 워싱턴의 홈 개막전에서 윌리엄 태프트 제27대 대통령(1909∼1913년 재임)이 처음 시구를 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1958년 10월 21일 메이저리그 팀 세인트루이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미국식으로 시구를 했던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강수연은 전 체육부장관 김집과 함께 1989년 광주에서 열린 해태와 빙그레의 개막전 그라운드에 올라 한국 연예인으로선 최초의 시구를 선보였다.
또 국내연예인으로는 최초로 원더걸스의 선예가 는 지난 2009 년 9월 6일 열린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원스와 당시 추신수의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앞서 미 프로야구에서 처음 시구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감동 스토리로 채워가는 미국 야구 시구행사
한국 시구가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들을 시구자로 내세워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해 왔다면, 미국 시구는 감성적인 ‘인간 드라마다’라는 말에 한발짝 다가 서 있다. 그만큼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이들을 시구자로 세워 팬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탬파베이는 지난 2013년 5월 17일 홈경기 때 앨레이나 애덤스 양(9)을 시구자로 초청했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전광판에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가 있는 아버지 윌 애덤스 중령이 등장했다. 동영상 속 아버지는 딸에게 “집중해서 던지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격려를 받은 앨레이나 양은 힘차게 던졌지만, 공은 하늘 높이 솟구쳤다 땅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졌다. 그런데 공을 줍는 포수 동작이 메이저리그 선수라고 하기엔 너무 엉성한 게 아닌가. 딸 몰래 귀국해 포수로 분장해 있던 아버지는 마스크를 벗고 환한 얼굴로 딸을 불렀다. 딸은 아버지를 향해 힘껏 달려갔고 관중은 기립 박수로 답했다. 같은 해 오클랜드는 6월 13일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원격 센서로 전달 받아 그대로 따라 하는 로봇을 이용해 2900km나 떨어진 캔자스시티에 사는 희귀병 소년의 시구 소원을 들어 주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안방인 양키스타디움에서 시구할 수 있는 인물은 1년에 고작 10명 남짓이라고 한다. 시구 행사를 안 할 망정 아무에게나 마운드를 허락하지는 않겠다는 구단의 자존심이 그대로 드러난 부분이다.
그만큼 프로야구의 별인 투수가 공을 던지는 마운드에 서서 시구를 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을 넘어 일평생 최고의 선물이 될 만큼 의미 있는 기회다. 따라서 올해 열리는 ‘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에서 따듯한 감동을 실은 야구볼을 던질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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