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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기억 위에 세워진, 유밸디 ‘레거시 초등학교’ 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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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28회 작성일 25-10-18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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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shutterstock)
(사진 출처: shutterstock)

로브 초등학교 총격 참사 3년 반 만에 문 연 새 학교, 10월 20일 첫 등교


2022년 5월, 총기 난사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의 목숨을 앗아간 로브 초등학교의 자리를 대신할 레거시 초등학교(Legacy Elementary) 가 완공됐다. 참사 발생 3년 반 만에 세워진 이 학교는 오는 10월 20일 문을 열며, 유밸디 지역사회에 아픈 기억 속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게 됐다.


유밸디 교육구(Uvalde CISD)는 지난 10일 지역 주민을 초청해 개교를 기념하는 공개 행사를 열었고, 앞서 희생자 가족들은 사전 비공개 투어를 진행했다. 생존 학생과 피해자 가족들도 함께한 이번 행사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날’이었다.


레거시 초등학교는 밝고 색감이 풍부한 디자인으로 꾸며졌지만, 모든 창문은 방탄 유리로 제작되었고 교실 출입에는 키카드 인증 시스템이 적용돼 보안이 강화됐다. 교내 중앙에는 강철로 제작된 두 층 높이의 ‘레거시 트리(Legacy Tree)’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19개의 작은 가지와 두 개의 큰 가지는 각각 희생된 학생들과 교사 두 명을 상징한다.


피해 학생 재키 카자레스의 아버지 하비에르 카자레스는 조형물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층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은 한 아이를 보고 딸이 떠올랐다”며 “멋진 학교지만,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이 학교를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리가 아름답지만, 아이들의 이름이 새겨져야 진정한 추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형물 설치를 주도한 제시 리조 교육위원은 “가지나 나무 밑동에 이름을 새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QR코드를 함께 설치해 시간이 지나도 아이들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거시 초등학교는 비영리단체 ‘유밸디 CISD 무빙 포워드 재단(Uvalde CISD Moving Forward Foundation)’ 이 주도해 건립됐다. 이 재단은 주정부, 기업, 개인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총 6천만 달러를 모금해 학교를 완성했다.


재단의 팀 밀러 전무는 “학교 전역에 감시카메라와 문 개방 알람이 설치되어 있고, 모든 외부문은 일정 시간 열려 있으면 자동 경보가 울린다”며 “외부뿐 아니라 복도와 교실 간에도 시야 확보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창문은 일반 유리보다 어둡지만, 내부에 특수 필름이 덧대어져 파손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강하다”고 덧붙였다.


밀러는 “많은 창문은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교직원이 모든 방향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안전 설계의 일부”라며 “시야가 확보되면 위기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교식에서는 유밸디의 모랄레스 중학교(Morales Junior High) 학생들이 마리아치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3년 전 총격 당시 로브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로, 그날의 기억을 음악으로 기리며 새로운 시작을 축하했다.


행사 후 일부 교직원과 학생들은 학교 투어 대신 새로 조성된 놀이터에서 뛰놀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처음으로 울려 퍼진 순간, 유밸디 교육위원회 의장 로라 페레스는 “이 학교가 웃음과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잊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이 여기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페레스 의장은 유밸디 병원 간호사로서 2022년 참사 당시 수많은 피해 아동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그날 수술실로 옮겨진 아이들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아이들이 본 것과 들은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그는 “레거시 초등학교는 치유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20일, 유밸디의 3~5학년 학생 약 600명이 새 교정에서 첫 등교를 시작한다. 비극의 현장을 딛고 세워진 이 학교는, 지역사회가 고통을 넘어 회복으로 나아가려는 상징이자 ‘희망의 나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 = 베로니카 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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