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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최소 인구 카운티 ‘러빙 카운티’, 정치적 장악 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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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출신 의사 말콤 태너 주도… “무료 주택과 월 5천달러 제공” 미스터리한 약속
텍사스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카운티인 러빙 카운티(Loving County) 가 외부 세력의 정치적 장악(targeted takeover) 시도 논란에 휩싸였다. 인구가 64명에 불과한 이 지역에 최근 외지인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인디애나 출신의 말콤 태너(Malcolm Tanner) 박사가 있다.
휴스턴 크로니클의 탐사보도 기자 에릭 덱스하이머(Eric Dexheimer) 는 “태너 박사는 SNS를 통해 러빙 카운티로 이주하면 무료 주택과 월 5,000달러 수입을 약속하며 사람들을 모집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가 실제로 이를 제공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지만, 그의 목표는 충분한 인원을 이주시켜 카운티 선거에서 승리하고 행정권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빙 카운티는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수년간의 석유·가스 붐으로 인해 재정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덱스하이머 기자에 따르면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예산이 50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약 6천만 달러로, 주민 1인당 100만 달러꼴의 예산”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재정 규모는 외부 세력의 관심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태너 박사는 SNS를 통해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모집했고, 현재 약 30~36명 규모의 그룹이 러빙 카운티에 모여 있다. 그들은 선거인 등록을 시도했으나 일부 서류 오류로 인해 대부분 반려되었다. 그러나 카운티의 선거관리관이자 셰리프인 크리스 버시(Chris Bussey) 는 “약간의 보완으로 등록이 가능하다”며 새로운 투표 블록 형성 가능성을 인정했다.
태너 박사가 약속한 ‘무료 주택’은 아직 그 흔적조차 없다. 덱스하이머는 현장을 방문했을 때 “몇 대의 RV(이동식 주택)만 보였으며, 한 여성은 ‘도착하자마자 텐트와 발전기를 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은 멘톤(Mentone) 외곽, 석유회사 소유의 거친 비포장 도로를 30분 이상 달려야 닿는 지역으로, 상수도·전력선이 전혀 없는 극도로 고립된 환경”이라고 묘사했다.
태너 본인은 인디애나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며, 러빙 카운티에 상주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러빙 카운티 주민들은 이번 움직임을 ‘경계 속의 관망’으로 바라보고 있다. 덱스하이머는 “이 지역은 과거에도 카리스마 있는 외부 인사들이 들어와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려 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런 시도의 반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새로 유입된 주민 다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며, 2020년 인구조사 당시 러빙 카운티는 백인과 히스패닉으로만 구성된 지역이었다. 주민들은 눈에 띄는 변화를 느끼고 있지만, 적대적이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러빙 카운티는 인구는 적지만, 석유세 덕분에 주민 1인당 예산이 텍사스 최고 수준이다. 이 거대한 재정이 외부 세력에게 ‘정치적 황금광’으로 비치며, 러빙 카운티는 이제 텍사스 정치의 새로운 실험장이 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태너 박사의 계획이 실제로 얼마나 실행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이 고요한 카운티는 ‘돈과 표를 둘러싼 새로운 권력 실험’의 한복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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