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교육] 아이들이 협동하도록 돕는 가장 단순한 방법 ‘함께 그네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교육 댓글 0건 조회 1,139회 작성일 25-08-02 05:12

본문

함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통한다

아이들이 협동하도록 돕는 가장 단순한 방법 ‘함께 그네타기’


연구에 따르면, 유아들이 함께 리듬을 맞추며 움직이는 활동은 협동, 배려, 공감 같은 ‘친사회적 행동’을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협동은 인간사회의 초석이다. 인류의 문화와 생존이 협동에 크게 의존해 온 만큼,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은 당연하고 쉬운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치원생에게 장난감을 치우게 하거나, 직장에서 어른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조율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협동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어린이 교육에서 협동심을 기르는 것은 단지 수업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사회적 기술로 여겨진다. 학교, 친구 관계, 나아가 직장생활까지 협동은 인간관계의 핵심요소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대학교 ‘학습과 뇌 과학 연구소(I-LABS)’의 연구팀은 수년간 유아들의 사회적 행동과 ‘동기화된 움직임’의 연관성을 연구해왔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아주 단순한 활동, 즉 서로 리듬을 맞춰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유아들 사이의 협동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그네만 같이 탔을 뿐인데

7a59b472f26464fe0f23d44258fa1e70_1754079396_3296.jpg
 

2024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아이들이 함께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인 직후 협동과제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이는 현재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에서 ‘음악과 사회발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탈첸 라비노위치 박사와 I-LABS 공동소장인 앤드루 멜초프 박사다.


연구팀은 특별히 설계된 2인용 그네를 제작했다. 이 그네는 두 명의 아이가 같은 속도, 같은 주기로 리듬을 맞추며 흔들릴 수 있도록 조정되었으며, 서로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실루엣만 보이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는 감정표현이나 표정을 배제하고, 오직 ‘동기화된 움직임’ 자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조치였다.


참가한 4세 아이들은 세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첫 번째 그룹은 완전히 같은 리듬으로 함께 그네를 탄 그룹, 두 번째는 서로 다른 타이밍으로 그네를 탄 그룹, 세 번째는 아예 그네를 타지 않은 그룹이었다. 그 후,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두 가지 협동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첫 번째는 퍼즐형태의 장치를 통해 서로 물건을 주고받는 ‘기브 앤 테이크’ 활동이었다. 두 번째는 두 아이가 동시에 버튼을 눌러야만 귀여운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컴퓨터 게임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리듬을 맞춰 그네를 탄 아이들이 다른 그룹보다 월등히 빠르게 과제를 완수했다. 협동이 훨씬 더 원활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 아이들의 자발적 협동

6ace6f68840bfd3a597ec0a25a862039_1754079130_8473.jpg
 

연구자 라비노위치 박사가 특히 주목한 것은 아이들이 협동과정에서 보여준 ‘비언어적 신호’였다. 버튼을 누르기 전, 아이들은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지금 누를게, 너도 준비됐지?”라는 듯한 과장된 몸짓을 주고받았다. 연구진이 따로 가르쳐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신호는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리듬을 맞춰 그네를 탄 아이들일수록 이 신호를 더 빨리, 더 많이 사용했다”며 “이건 단순히 협동을 잘했다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서로 협력하고 싶어 했다는 증거이자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함께 리듬을 맞추는 시간이 몇 분만이어도 충분하다”면서“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함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실험에서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더 친밀하게 느끼고 협동 행동을 강화한 것은 이 리듬 속에서 형성된 유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아이들이 함께 드럼을 치거나 그네를 타거나 손뼉을 치거나 춤을 추는 것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우리가 같은 박자 안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 인식이 바로 협동의 출발점이 된다.


또 이런 활동이 아이들에게 단지 일시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친구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능력, 즉 사회적 유대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단순한 리듬 이상의 힘


라비노위치 박사는 원래 클래식 플루트를 전공한 음악인 출신이다. 심리학 학부 시절, 장애아동들과 함께 음악수업에 참여하면서 음악이 정서와 사회적 소통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체감했고, 이후 음악과 사회성 발달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박사과정에서는 음악이 아동의 공감능력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다뤘고, 박사 후 과정에서는 그 중에서도 ‘리듬’과 ‘동기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 주목했다.


라비노위치 박사는 “음악이란 단지 동기화하는 도구 이상”이라며 “사회적 접착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할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덧붙였다.


놀랍게도 이런 효과는 유아, 아동, 성인은 물론, 생후 14개월 된 아기들에게도 관찰된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아기들을 리듬에 맞춰 함께 튕겨주는 실험에서 그 아기들이 다른 아기들을 더 도와주는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 사회생활의 필수 ‘협동심’

3055593eb84d988dfd932c929d7ebc95_1754079153_9217.jpg

물론 이 연구가 세계 평화를 보장하거나 모든 학교에 드럼 동아리를 만들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한 메커니즘이, 아이들 사이에서 시작해 공동체로 퍼지고, 사회전반의 협동문화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끝으로 라비노위치 박사는 “정치나 국제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이론이 성숙하다고 말할 수는 아직 없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결국 협동은 거창한 이론이나 복잡한 교육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같은 리듬을 타며 느끼는 ‘함께 함’의 경험 속에서 시작된다. 그네 하나, 리듬 하나가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첫걸음이 또 있을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라이프 목록
    ♥ 즐거움과 안전 사이 균형찾기 ... 부모가 알아야 할 새로운 기준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 중 하나가 바로 친구 집에서 함께 밤을 보내는 ‘슬립오버(Sleepover)’다. 간식과 놀이, 영화와 수다로 밤을 채우는 이 경험은 오랜 추억이 되지만, 최…
    교육 2025-12-06 
    ▶ 홈통 막히면 기초부 균열, 지붕누수, 외벽썩음 등 집 전체에 ‘도미노 피해’나뭇잎이 떨어지고 바람이 거세지면 주택관리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어난다. 그중 가장 자주 간과되지만, 방치하면 큰 피해로 번질 수 있는 요소가 바로 집 주변의 홈통(Gutter)이다.평소…
    리빙 2025-12-06 
    ◆ 마이클 마틴 머피 ‘Cowboy Christmas’웨스턴 음악, 팝, 컨트리, 그리고 마이클 마틴 머피의 여러 크리스마스 앨범을 무대로 재현하는 멀티미디어 공연이다. 리오 그란데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드라마틱한 조명, 웨스턴 아트, 사진, 카우보이 포엠이 함께 어우…
    달라스라이프 2025-12-06 
    아이스 링크부터 북극기차, 산타마을까지... DFW 연말 특별행사 총정리연말이 다가오면 북텍사스 전역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 채워진다. 올해 역시 곳곳에 풍성한 행사가 마련돼 어디에 가든 겨울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북텍사스 대표 연말행사들이다.★ 카우보이…
    달라스라이프 2025-12-06 
    빛을 디자인하다, JDX 블라인드달라스 한인사회에서 ‘블라인드 전문기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JDX 블라인드 앤 커튼(JDX Blinds & Curtains)이다. 섬세한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시공, 나아가 지역사회 봉사와 선교지…
    비즈탐방 2025-12-06 
    기적을 만드는 난임 치료, 그 현장에 서다뉴스위크 선정 DFW 1위 난임 클리닉 ‘달라스–포트워스 난임센터(Dallas Fort Worth Fertility Associates)’에 새로운 한인 전문의가 합류했다. 올해 9월, 생식내분비·불임(REI) 펠로우십을 마치고…
    비즈탐방 2025-11-29 
    장학금, 프로 데뷔, 세계시장 626% 성장 … 왜 학생들은 몰리고 대학은 투자하는가전통적인 대학 스포츠라고 하면 미식축구나 농구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최근 대학가에서는 새로운 흐름이 거세다. 바로 온라인 게임을 기반으로 한 경쟁종목, ‘e스포츠’가 급격하게 영향력을…
    교육 2025-11-29 
    버건디부터 복고감성까지… 올해 연말 분위기를 지배할 실내장식 동향크리스마스 장식상자를 꺼낼 시기가 다가왔다. 매년 비슷한 스타일로 연말 인테리어를 꾸며온 이들이라면, 2025년에는 조금 새로운 분위기를 시도해볼 만하다.남부지역의 대표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은 올해 연말 인…
    리빙 2025-11-29 
    ◆ 연말에 꼭 봐야 할 ‘크리스마스 캐롤’찰스 디킨스의 고전 ‘크리스마스 캐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스크루지가 세 영혼과 함께 과거·현재·미래를 여행하며 변화와 희망을 깨닫는 여정을 정교한 무대연출로 표현한다. 화려한 시각효과와 아름다운 음악이 조화를 이룬…
    달라스라이프 2025-11-29 
    수백만 개의 전구가 수놓는 빛의 축제 … 꼭 가봐야 할 환상적인 조명 명소들DFW 지역의 크리스마스 조명은 해마다 조금씩 새롭게 변화를 거듭했다. 조형물이 빛으로 살아나는 정원, 우주를 테마로 한 빛의 숲, 장대한 아이스링크와 퍼레이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조명축제까…
    달라스라이프 2025-11-29 
    감사는 아이의 행복, 회복력, 공감능력, 타인 배려심 길러주는 ‘평생자산’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치는 수많은 가치 중 ‘감사’는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 중 하나다. 나이가 아주 어린 아이들은 개념적으로 추상적인 것을 이해하기 힘들고, 발달 특성상 자연스럽게 자기중심적으…
    교육 2025-11-22 
    연말 모임시즌, 호스트를 돕는 법과 떠날 때의 품격 있는 매너연말이면 크고 작은 파티와 모임이 이어진다. 그러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가장 긴장되는 공간이 있다면 바로 ‘주방’이다. 초대한 이의 주방은 그야말로 신성한 공간이다. 표면적으로는 여유롭고 세련돼 보이는 호…
    리빙 2025-11-22 
    ◆ 걸그룹 ‘캣츠아이’ 어빙 투어 콘서트글로벌 걸그룹 ‘Katseye’가 새 EP ‘Beautiful Chaos’ 발매를 기념해 첫 번째 투어로 어빙에 온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트렌디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빠르게 세계적인 팬덤을 확장해온 이들은 이번 무대를 통해 새로운 …
    달라스라이프 2025-11-22 
    집에서 편하게, 맛은 그대로… 추수감사절 음식 어디서 주문할까?추수감사절이 다가오면 누구나 장보기와 요리준비에 바빠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집에서 편하게 즐기기 위해 테이크아웃을 선택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오븐 앞에서 몇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풍성한 만찬을 누릴 수 있…
    달라스라이프 2025-11-22 
    텍사스 첫 지점 개소… ‘캐롤튼 지역사회 환영 속 신호탄’재정·보험 전문 기업 브리지원(BridgeOne Insurance Services, Inc., 대표 라이언 리)이 텍사스 첫 지점을 공식 개소하며 지역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브리지원은 지난 18일(…
    비즈탐방 2025-11-2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