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우리 입 다물고 있능 거 할 말이 없어서가 아이대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in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19-12-20 11:48

본문


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대학 교수들이 뽑은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고 한다.
공명조(共命鳥)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하나의 몸통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를 일컫는다고 한다. 이 새의 한 머리는 낮에, 다른 머리는 밤에 각각 일어난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었는데, 다른 머리는 늘 이를 질투했다. 화가 난 다른 머리가 어느 날 좋은 열매만 따먹는 머리를 없애려고 독이든 열매를 몰래 먹었다. 결국 두 머리가 모두 죽게 된다는 우화적 풍자다.





이 어휘 선정에 참여한 한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며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사회의 극심한 사회 분열상에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나라 대학가를 주무르며 곡학아세(曲學阿世) 하는 일부 사이비 교수들이 그런 말을 한다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들여다 보면 자기들이 바로 공명지조(共命之鳥)의 한 축(軸)에 속해 있으면서도 그저 말로만 지성인(知性人) 코스프레를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마치 ‘남 탓’이라는 변명 같은 느낌을 주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일까? 그들이 매년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는 생각만큼 사람들에게 별로 마음의 울림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렇다. 이번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법만해도 그렇다. 국회의원 선거는 이유여하 지역 유권자의 표심에 따라서 당락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미 퇴출이 되어도 아깝지 않은 올드 보이들이 줄줄이 나서서 연동형에다, 석폐율에다 생전 잘 들어보지도 못한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내 밥그릇 챙겨 주라는 소위 4+도토리 정당들은 염치도 없고 경우도 없는 완전한 “철면피”인간들이다.

이렇듯 나라가 이 모양인데, 교수란 작자들이 아무리 뼈아픈(?) 얘기 지껄여봐야 국민들 귀엔 들어오지 않는다.

차라리 국민들을 향해 이러한 사이비 정치꾼들을 “초전박살”을 내자는 사자성어를 선정한다면 차라리 박수를 받을 것이다.





어쨌거나…필자는 다소 ‘삐딱’한 시각으로 이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는, 그보다는 문득 김종원 시인의 ‘겨울 풀’이란 시를 떠올렸다. 돌아오는 새 해 경자(庚子)년에 ‘희망’을 주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겨울 풀 / 김종원





야야 보거래이

우리가 이렇게 입 다물고 있능 거

할 말이 없어서가 아이대이

우리도 할 말이사 많이 있능기라

우리가 누렇게 뜬 얼굴로

비틀거리면서도

맵차디 맵찬 겨울바람

한사코 견디어 내는 것은

뿌리가 있기 때문이대이

뿌리는 우리에게 믿음인기라

뿌리는 우리에게 힘 인기라





야야 이제사 알겠제

꽁꽁 얼어붙은 땅 속 깊이

꿋꿋이 내려 뻗은 우리의

힘을

우리에게 만약 그런 힘 없었다면

우리에게 그런 칼날 같은 믿음 없었다면

우린 쓰러져도 벌써 쓰러지고

말았을 기라





야야 똑똑히 보거래이

지금 이렇듯 누런 이파리 흔들어대는 건

우리가 뿌리로만 엉키며 살아가는 건

이 겨울 뒤에 찾아 올

어느 봄날에

물결치듯 온 땅에

와아와아 꽃으로 피어나

한바탕 멋지게 어우러져 춤추고 싶은 기라

야야 우리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능 기라.





나는 이 시를 읽으며 문득 김정은이 말하는 ‘멍텅구리’ 우리 대통령더러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밝히도록 해야겠다. 대한민국 출신 ‘자유애국시민’으로서의 다짐이 더 굳어졌다면 아마 이 동네 좌파들은 더욱 인상을 찌푸릴지도 모르겠다.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이게 나라냐?” 대나무 밭이 들어가 하루 종일 소리 지르고 싶은 요즘이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활약(?)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마저도 이 정권에 대해서 정말 모지락스럽게 칼을 들이대고 있다. 마치 무슨 무협지나 50년대의 서부 영화를 되돌려 읽고 보는 것 같다.…
    2020-01-31 
    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내일(1월25일)이 ‘설날’이다. 우리 사람들은 보통 태양력 새해를 맞으면 어느 정도 기분이 들뜬다. 그러다가 잠깐 그 기분이 가라앉을 만하면 또 다시 월력(月曆)의 새해, 즉 고유 명절인 ‘설날’이 기다리고 있어 다시 한 번…
    2020-01-24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았다. 그래도 뭔가 희망적인 일이 혹시나 있을까 싶어 채널을 돌리지 않았다. 역시나 결과는 아무 것도 없었다. 모든 분야에서 얘기 자체가 현실의 국민 생각과는 전혀 다른 화법이었다. 참 화도 나고 황당했기에, 그 얘긴 접어두고 다…
    2020-01-17 
    “조지 워싱턴대, 조국 부부 아들 대리시험은 부정 … 자체 조사” 최근 이런 기사가 나왔다. 근간 조국(曺國) 전 법무장관이 전격 기소되면서 공소장에 12가지 죄목이 적시되었다. 가장 ‘경악’할 것은 그의 아들 조모 씨에 관한 부정 대리시험 사건이었다. 공소장에 따르…
    2020-01-10 
    “지난 해 애 쓰셨네. 삶이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시작(始作)의 연속이라네. 새해에는 좀 더 ’새로운 처음’이 되시길 바라네” 연말 연시가 되자 가끔 내 블로그 글을 읽고 비아냥도 서슴지 않던, 명색 ’진보연’ 하는 한국 친구 두 녀석이 송구영신 메시지…
    2020-01-03 
    올해의 막달, 금주가 지나면 새해가 됩니다. 잘 익은 실과(實果) 한 톨도 챙기지 못하고 또 한 해를 접으며 1년이라는 상자에 담아 놓았던 마음의 일기장을 새로이 펼쳐 봅니다.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다수가 나름대로 늘 정신 없이 달려 왔다고 합니다. 시간…
    2019-12-27 
    손용상 칼럼 / 짧은 글 깊은 생각 대학 교수들이 뽑은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로 공명지조(共命之鳥)가 선정됐다고 한다. 공명조(共命鳥)는 ‘아미타경’(阿彌陀經) 등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하나의 몸통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를 일컫는다고 한다.…
    2019-12-20 
    손용상 논설위원 요즘 모국 소식을 듣다 보면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 정말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아직도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문재인 정부에서 때 이르게 그런 낌새를 보다니 황당하기가 그지없다. 이 해의 막달에 정권의 막장도 함께 오는 게 아닐…
    2019-12-13 
    뉴턴의 운동법칙(Newton's laws of motion) 중 하나에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이는 모든 작용에 대하여 항상 방향이 반대이고, 크기가 같은 반작용이 뒤따른다는 것이지요. 모든 물체가 잡아당기는 작용을 가하면 되돌아가려는 반작…
    2019-12-06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남의 말에 귀 기울이려는 미덕(?)이 없어진 것 같다. 언론 보도를 보거나 가끔 개인적으로 사람을 만나 세상 얘기를 하다 보면 왠지 ‘대화’가 없다. 상대방의 말에 대해 전혀 들어보려는 생각도 없이 논리도 안 맞는 자기주장(主張)만 앞세우는 …
    2019-11-29 
    속담(俗談)에 ‘독 속의 게’라는 말이 있다. 말인즉, 독 속에 게를 풀어놓으면 먼저 밖으로 기어 나오려고 서로 물고 늘어져 발버둥 치다가 결국 한 마리도 빠져 나오지 못하고 다 죽는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가장 나쁜 습성을 지적한 뼈아픈 풍자였다. 영국 속담엔 ‘부자…
    2019-11-22 
    지난 주가 입동(立冬)이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절기(節氣)의 알림이었다. 산책길에서 코끝에 스치는 바람 냄새가 싸늘하다. 지난 밤엔 기온이 첫 영하가 되었다. 가을도 다 갔다는 얘기다. 엊그제만 해도 이 더위가 언제 물러갈까 싶었는데 어느덧 이파리가 누렇게 …
    2019-11-15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알고도 저러는가?”…. 요즘 대한민국의 귀 뚫린 국민들이 이구동성 하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 벌어진 안보(安保) 참사는 말할 것도 없고, 참혹한 경제 참사는 이제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한다. 성장률, 투자, 소비에서 수…
    2019-11-08 
    손용상 논설위원 "나 왜 이렇게 눈물 날 것 같지"….1970년대 한국 문단의 기린아(麒麟兒)였던 소설가 최인호의 감성적인 소설 얘기가 아니다. 전교조 교사들의 정치 선동에 참다못해 들고일어난,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학…
    2019-11-01 
    70년대 중반 김지하 시인은 ‘1974년 1월’이란 시를 발표했다. 이 시는 박정희의 10월 유신에 저항하고 그 부산물인 긴급조치에 항전하는 의지를 담은 절규였다. 그 시의 전문을 소개하면 이렇다. 1974년 1월을 죽음이라 부르자 / 오후의 거리, 방송을 듣고 사라…
    2019-09-2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