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N 데스크칼럼

코로나19의 선거정치

페이지 정보

작성자 admin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20-03-27 11:07

본문


불행히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공포와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적 유행병인 펜데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의 사스와 메르스 사태와는 감염자의 규모나 희생자 측면에서 비교될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에서는 정부와 의료진,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다소 완화되었으나 아직도 완벽한 통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과거의 한국 정부는 2003년에 유행했던 사스(SARS)와 2015년의 메르스(MERS)라는 호흡기 감염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안일한 대응과 극심한 혼선이라는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그때의 시행착오를 좋은 경험으로 삼아 현정부의 코로나 감염에 대한 대응은 이전 정부와는 차원이 다른 신속성과 개방성, 투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라는 정치의 대회전을 앞두고 의료재난에 대처하는 정부의 인식과 기능, 역량을 다시 한번 진지하고 체계적으로 평가해야 할 시점이 됐다.
우선 초기 대응 과정에서 코로나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수급 부족 사태에서 보여지듯이 정부와 의료산업계에서 사전에 치밀히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한 불가항력적인 과오가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마스크의 생산과 공급, 구매에 대한 정부의 일관되고 신속한 정책과 지침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집행 과정에서 착오를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을 예상하고 대규모 진단 키트를 준비하는 등 현 정부는 코로나의 국내 확산 이전부터 현재까지 신속하고 능동적인 대응은 주요 공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언론의 평가를 보면 한국의 보수언론은 현정부의 대응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어조의 기사를 올리고 있다. 반대로 외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한국의 대응으로 높이 평가해오고 있다. 개방성과 투명성,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요체로 한 한국의 민주주의적 대응이 의료계의 헌신적인 노력과 함께 찬사를 받아왔다. New York Times는 3월 24일자로 발행된 한국은 어떻게 코로나 곡선을 완만하게 만들었는가 (“How South Korea Flattened the Curve”)라는 기사에서 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 감염자의 동선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 감염자의 동선 추적과 격리, 그리고 국민들의 사회적 신뢰를 한국의 대응에서 배워야할 교훈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의료진의 감염을 최소화하면서 신속한 검사를 가능케 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는 검사의 신속한 확대와 효율적인 검사를 필요로 하는 미국과 많은 유럽국가에서 현재 그 모델을 차용하여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해 보면 “정부의 자화자찬”이라는 평가에서부터 신종 코로나에 대처하는 “세계적인 롤 모델”이라는 양극적 평가까지 실로 부정과 긍정의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정당과 정치집단은 객관적 사실과 정부의 공과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부합되는 방향으로 평가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심지어 사실과 여론의 왜곡도 마다하지 않는 실정이다. 사실 정당이나 정치집단, 그리고 정치인이 객관적인 진실을 정치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정치적”으로 왜곡하거나 평가하는 행위 자체는 오래전부터 일상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념과 정당 선호도 현 정부의 대응에 대한 평가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코로나 사태에 대처해 온 현정부의 공과를 객관적 시각을 냉정하게 유지하면서 올바른 평가를 내리느냐에 있어 유권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의 주요 정책 입안자를 뽑는 과정에서 국민은 정부와 정당의 과거와 현재의 공과를 검토하여 최선 또는 차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선거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 선거 결과로 인해 정부의 정책이 지속되거나 변화될 수 있고, 또한 의료재난에 대응하는 정부의 역량이 강화될 수도 약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총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직면한 우리 국민의 냉철한 자세와 현명한 판단, 그리고 올바른 결정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최장섭

Texas A&M University-Commerce

정치학과 교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RSS
KTN 데스크칼럼 목록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선거 캠페인에서 보인 결정과 행위는 코로나 19의 의료보건적 측면이나 정치공학적 견지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신의 리더십 아래 제대로 통제되고 있다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최근 언론보도에 잘 …
    2020-06-29 
    미네아폴리스 시 경찰들의 잔혹행위로 인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죽음을 둘러싸고 미 전역이 그 어느때보다 광풍의 혼돈시기를 맞고 있다. 단지 20달러짜리 위조 지폐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네 명의 경찰들로부터 거칠게 제압당한 플로이드는 …
    2020-06-12 
    요즘 세평(世評)은 이제 한국 시민사회는 ‘죽었다’고 말한다. 이른바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의 전 이사장 윤미향의 역대급 위선과 사기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온 나라가 뒤죽박죽이다. 이를 둘러싼 추문은 한국 시민운동의 변질을 온몸으로 증언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의’는…
    2020-06-05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모두가 우왕좌왕 뚜렷한 방향도 없고 온 지구촌이 다 갈피를 못 잡고 있는 형국이다. 강대국들은 차치하더라도 우선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현실이 걱정이다. 정치판은 총선 이후 소위 ‘선거부정‘ 논란이 갈수록 점입가경이고, 안보를 담당한…
    2020-05-22 
    4.15 선거가 끝나고 3주가 넘었다. 그 충격의 후유증은 아직도 끊이지 않는다. 더하여 개표부정 논란까지 겹쳤다. 한국의 보수 세력들은 다들 나라 망했다고 혀를 차고 있다. ‘미통당’의 공천은 그 과정에서부터 김이 샜다. 미운 오리들은 다 잘라내고 적인지 동지인지 …
    2020-05-08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 21대 총선이 치러졌다. 일반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의 투표 시간과 장소를 별도로 마련하였고, 모든 투표소에서 1미터 가량의 사회적 거리두기 줄서기, 발열체크, 손소독제 사용,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등 코로나19의…
    2020-04-29 
    영어로 재앙(災殃), 재난(災難)의 뜻인 disaster를 파자(破字)하면 ‘별(astro)이 없는(dis)’ 상태가 된다. 즉 별빛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바로 재난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불과 3달여 …
    2020-03-27 
    불행히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공포와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적 유행병인 펜데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이전의 사스와 메르스 사태와는 감염자의 규모나…
    2020-03-27 
    정치(政治)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이다. 백성(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것- 즉 자신과 다른 사람의 부조화로운 것, …
    2020-03-20 
    199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했던 ‘흥보가 기가 막혀’ 라는 노래가 있었다. ‘아, 헤아라 품파라…’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가사는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반사회적 악덕 인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놀부’의 패악질에 늘 당하기만 하는 흥부의 기막힌 넋두리 풍…
    2020-03-13 
    한국내 중국 발 우한폐렴(코로나19) 추가 확진 환자가 5천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월 3일 오후 4시 기준, 추가 확진자 374명이 발생해 국내 전체 확진자는 총 5186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20일 이 ‘돌림병’의 첫 확진자 발생 …
    2020-03-06 
    아파트 화단의 나무 가지에 꽃 망울이 트는걸 보니 이제 완연한 봄이다. 지난 주에 우수 (雨水)가 지났다. 우수는 추위가 풀리고 비가 내려서 나무에 싹을 틔우고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절기다. 이렇듯 봄은 자연 속에서 싹이 움트고 꽃을 피우는 생명의 계절임과 동시에 …
    2020-02-28 
    새로운 ‘미-한 동맹 지지’ 결의안(H.Res.809)이 지난 달 24일 미 하원에 상정됐다. 이는 지난 해 4월 초 미-한 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발의됐던 미-한 동맹 지지 결의안(H.Res.30)에서 그 내용 일부가 수정된 것이다. 뉴욕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톰 스와…
    2020-02-21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간다. 여러분은 전우를 지켜주고 그 전우는 여러분을 지켜줄 것이다. 전우가 어떤 인종이건 어떤 종교를 가졌건 잊어라. 여러분은 전우이기 때문에 전우애만 생각하면 된다. 전투에 앞서 귀관들을 무사히 데려오겠다는 약속은 해줄 수 없다. 그러나 …
    2020-02-14 
    한 조직의 지도자가 공적인 발언이나 연설을 할 때는 내용이 분명하고 듣는 사람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혼동이 없다. 혼동이 생기는 경우는 보통 두 가지이다. 그 첫째는 본인이 사안(事案)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참모가 일러준 대로 말하는 경…
    2020-02-07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