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主敵(주적)이 모호한 대한민국 현충일 … 대통령 추모사에 主語(주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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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오피니언 댓글 0건 작성일 21-06-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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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악(惡)과 싸워야 한다(We Must Fight The Evil)”

 

지난 주일(6일)이 현충일이었다. 한국적 메모리얼 데이였다. 6.25 전쟁의 비극은 어느덧 우리 기억에서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역사는 영원히 남아 모두가 그날의 참상을 되살리며 그 끔찍했던 참극에 모두가 가슴을 아파한다. 당시 전쟁으로 한반도는 초토화되었었다. 개인의 인명과 재산은 물론 물론 국가기간산업시설은 대부분 파괴되었기 때문이었다. 

 

군사편찬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1950년부터 시작된 3년 1개월간의 전쟁으로 국군과 유엔군이 입은 인명피해만 77만여 명이다. 중국군과 북한군의 피해 역시 2백만 명에 달했다. 민간인 피해도 남한이 1백만 명, 북한이 1백50만 명이었다. 당시 남북한 인구가 2천5백만 명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죽거나 다치거나 행방 불명이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은 6·25전쟁에서 5만4천 명의 목숨과 10만 여명의 팔다리를 한국을 위해 바쳤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분명히 미국은 우리 은인이었다. 참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 하게도 우리 역사에서 미국이 항상 은인이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첫 번째는, 1905년 9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시 ‘조미수호통상조약’과 관련하여 당시 미국 사절 단장 윌리엄 태프트와 일본의 가쓰라 다로 총리와의 ‘일본의 한국 지배를 승인‘ 한다는 밀약이었다. 그 두 달 뒤 을사늑약이 체결돼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일제에 빼앗겼다. 고종과 대신들은 일본의 국권 침탈 위기 앞에서 미국의 도움을 절실히 구했지만 배신당했다.

두 번째는 1950년 1월엔 미 국무장관 애치슨이 한국의 뒤통수를 쳤다. 미국의 극동 방위선을 알류샨 열도· 일본·오키나와 · 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정한다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하며 한국을 미국의 극동 방위선 벨트에서 빼버렸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김일성의 남침 도발을 불렀다. 

세 번째는, 1970년대 초 월남전 당시 미 국가안보보좌관 키신저는 중국 주은래(周恩來)와 가진 비밀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에서 배타적으로 이익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닉슨은 이 자리에서 “남이든 북이든 코리언은 충동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이 사건을 일으켜 미.중이 곤궁에 빠트리지 않도록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즉 자기들끼리 종전 이후의 한국 운명을 가지고 놀았다. 

네 번째는 2019년 6월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국의 운명이 걸린 핵 폐기 문제로 김정은과 회담했다. ‘일괄 타결’ ‘단시일 내 불가역적이고 완전한 핵 폐기’를 공언해왔던 트럼프는 회담을 하고 난 후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정상회담에서 ‘불가역적 일괄폐기’ 운운은 사라지고 북한이 주장해온 ”하나의 과정이자 시작” ”단계적 폐기”로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북핵 폐기와 북한지원에 들어가는 돈은 “한국이 낼 것”이라고 했다. 국무장관 폼페이오도 “미국의 목표는 우리가 앉아 있는 바로 이곳(미국)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한국 국민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말을 했다. 즉 미국은 6.12 싱가폴 회담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북 핵의 제거보다는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 핵무기만 제거하는데 합의한 셈으로써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거래였다

 

돌아보면, 그런 역사적 밀실 야합으로 우리를 배신했던 루스벨트는 러일전쟁 종결 공로로 1906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키신저도 월맹의 레득토 총리와 베트남전 종식을 위한 파리협정을 맺은 공로로 197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 ‘파리협정’ 이후 미군은 베트남에서 철수했으나 월맹은 2년 뒤 베트남을 침공해 함락했다. 협정은 사기였다. 이와 똑같이 2019년의 트럼프와의 미.북 거래도 따지고 보면, 남쪽 종북 세력에겐 멋(?)진 결정이었다.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 결정에 입이 벌어졌고 트럼프는 당시의 ‘사기협상’으로 하마터면 또 한번 ‘노벨 평화상’을 받을 뻔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공포정치가 펼쳐지고 있다. 2명의 전직 대통령, 3명의 국정원장, 백여 명에 달하는 전직 고위 공직자가 구속 , 수감되어 있다. 반 촛불, 반문 세력으로 낙인 찍히면 먼저 언론이 포문을 열어 이슈화시킨 다음 검찰과 법원이 구속 수감하는, 소위 적폐청산이라는 기치아래 조직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숙청을 자행했고 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제는 마무리 단계에서 그 충견 역할을 했던 검찰을 ‘작살’내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지난주 현충일에서 있었던 추념사에서 전형적인 유치이탈 화법으로 ‘누구 때문에 우리 60만 호국영령이 그 자리에 누워 있는지’…주적(主敵)과 주어(主語)가 없는 연설을 해서 또 한 번 국민들의 가슴에 분노를 일으키게 했다.    

 

과거 냉전 시대를 종식을 이끌었던 故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명 연설이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ㅡ우리는 악(惡)과 싸워야 합니다(We Must Fight The Evil). 이제 분명히 해둡시다. 전쟁과 평화의 중간을 고른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만 금방 평화를 얻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항복하는 겁니다. 물론 항복 이외의 수단은 위험이 따릅니다. 허나 역사는 유화 정책이야말로 더 큰 위험을 가져온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중략) 적들의 정책은 유화 정책에 불과하고 ‘전쟁이냐, 평화냐’가 아니라 전쟁이냐, 항복이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계속 적의 말을 수용하고, 물러나고, 후퇴하다 보면 결국에는 막다른 골목에 몰릴 겁니다. 운운...이렇게 내가 살아 남으려면 반드시 ‘우리는 악(惡)과 싸워야 한다’가 절실히 생각나는 유월이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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