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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관입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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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댓글 0건 조회 65회 작성일 25-07-1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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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해진 사칭 사기, 달라스 한인사회 강타

 

공식 전화번호·검찰 문서 ‘마약운반 혐의 및 여권판매’… 실제 같았던 ‘그날의 전화’

주달라스출장소 박종길 영사 “전화로 주민번호 요구 절대 없어 … 즉시 끊고 확인을”


최근 북텍사스 한인사회가 전화 사기와 투자 사기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노출되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도 속일만큼 정교함까지 더해진 범죄행각이 들어나 동포사회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워싱턴 D.C. 주재 한국 대사관과 주달라스출장소를 사칭한 스캠 전화를 비롯해 카카오톡을 통한 투자 유혹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본지 기획 취재팀은 이에 대해 집중 취재를 하던 중 지난 7, 주달라스출장소를 통해 또다른 사건을 접하게 되었다. 이날 박종길 영사를 통해 전달받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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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 명의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지난 5일 토요일, 한인 A씨는 평소처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발신번호는 주달라스출장소의 실제 대표번호(972-701-0180)였다. 전화를 건 이는 자신을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서기관이라고 소개하며, “한국 검찰에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통보했다.

당황한 A씨가 사실 여부를 묻자, 그는 “지금 알려주는 법원 사이트에 접속해 본인이 아님을 입증하라”며 특정 웹사이트 링크를 전달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자 A씨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웹사이트에는 ▲인터폴 수배서 ▲마약범죄 연루 문서 ▲여권 판매 혐의 통보서 ▲구속영장 ▲통장내역 등, A씨 실명과 주민번호가 적힌 각종 ‘공문서’가 정교하게 게시돼 있었다.

혼란에 빠진 A씨는 결국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했다. 다행히 마침 귀가한 남편의 제지로 곧장 주달라스출장소에 연락, 사기임을 확인했다. 전화를 건 사칭자는 항의에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고 사라졌다.

 

 “대한민국 법원에서 서류가 도착했습니다”

유사한 피해는 또 있었다. 현 레전드 축구협회 김흥수(미국명 제임스 김) 회장은 아내, 아들과 함께 비지니스 미팅중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대한민국 총영사관입니다. 제임스 김씨에게 한국 법원, 검찰청에서 편지가 왔으니 찾아가십시오”

한국을 떠난지 50년 이상이 지난 김 회장은 의아한 마음에, 그리고 법원이라고 했다가 바로 검찰청이라고 말을 바꾸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뭐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요?”하고 되물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김회장의 영어 이름과 전화번호를 정확히 확인해 주었다. 또 전화를 건 사람에게 김회장이 “누구냐?”고 묻자 자신의 이름이 “백현우”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늦어질수록 선생님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협박을 하기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서류를 찾으러 갈테니 주소를 달라”고 했고, 이에 상대방은 ‘479 PKWY SUITE 972-701-0180’ 이라는 주소를 주었다. 이상한 주소에 김회장은 “사기구나” 깨닫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한편 비슷한 시간 달라스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P씨도 주달라스출장소 번호가 찍힌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귀하 앞으로 서류가 도착했다”며 수령을 요구했다. 이에 P사장이 “출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지금 찾으러 가겠다. 오늘이 토요일인데 가도 되느냐?”고 말하자 상대는 말끝을 흐리며 태도를 바꾸었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즉시 전화를 끊었다.

 P씨는 “전화번호는 물론 내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소름이 끼쳤다”며 “한인사회 전체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최근 북텍사스 한인 사회에서 단순한 피싱 수준을 넘어, 공식 기관의 전화번호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음성,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웹사이트와 문서들까지  활용되며 속수무책으로 사기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칭 수법, 더 정교하고 교묘해져 … 누구든 당할 수 있다!

최근 도넛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L씨는 “워싱턴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입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전화를 받았다. 발신 번호는 212로 시작하는 뉴욕 지역 번호였고, 상대방은 유창한 한국어로 L씨 명의가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겁을 주며, 한국 대검찰청 웹사이트 접속을 유도했다.

L씨는 전화를 통해 전달받은 URL에 접속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려던 찰나,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즉시 검색을 통해 실제 대검찰청 웹사이트를 확인했고, 자신이 접속한 사이트가 가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L씨는 “범죄 조직이 이미 달라스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정보나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이러한 사기 수법이 조직적이고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순간 방심하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특히 정보 취약 계층이나 시니어들에게 사전 경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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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통한 ‘투자 유혹’… 고령층 자산 노려

또 다른 한인 피해자 P씨는 본지에 제보하며, 최근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한 투자 사기 사례를 설명했다.

상대는 먼저 일상적인 대화로 신뢰를 쌓은 후,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처를 소개하며 본격적인 유혹을 시작했다.

투자 대상은 대부분 정체를 알 수 없는 코인이나 해외 펀드로, 시세 차익을 크게 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정작 해당 업체나 상품에 대한 공식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P씨는 “범죄 조직이 은퇴한 시니어들의 자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처에 대해 전혀 아는 바도 없는 상태에서, 단지 ‘지인이 추천했다’는 이유만으로 속아 넘어가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상대방은 신뢰를 먼저 쌓은 후에 투자 얘기를 꺼내기 때문에, 사기임을 간파하기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영사관 사칭하며 여권 정지·마약 혐의 운운 …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다수의 한인들이 실제로 주달라스출장소(소장 도광헌)의 전화번호가 찍힌 발신자 번호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점이다. 

A, 김흥수 회장 그리고 P사장 등은 동일하게 972-701-0180이라는 영사출장소 대표번호가 발신번호로 뜬 전화를 받았다.

상대는 대한민국 검찰  또는 법원에서 공문이 왔다는 말과 함께, “마약운반 혐의로 여권이 정지됐으며,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상태”라고 협박을 했다.

심지어 “인터폴에도 이미 수배가 내려졌으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철저하게 준비된 문서들을 제시하며 혼돈에 빠뜨렸다.

이러한 수법은 ‘발신번호 조작 기술(Spoofing)’을 통해 공식 기관의 번호로 표시되도록 설정된 것으로, 피해자들이 쉽게 속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검찰·인터폴·여권 정지 등의 단어를 사용해 공포심을 자극하며 비이성적인 판단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심리 조작 방식이 동원된다.

 

 “진짜 영사관 아닙니다”… 주달라스출장소도 공식 경고

이번 사태에 대해 주달라스출장소 박종길 영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사관은 절대 전화로 주민등록번호나 금융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며, 어떠한 범죄 연루 사실도 전화나 문자로 통보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한 범죄 조직이 사용한 가짜 문서들을 보여주며, “범죄단체의 수법이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사칭 전화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한인 동포들은 절대 전화로 지시받은 사이트에 접속하지 말고, 모든 안내는 영사민원24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주달라스출장소의 공식 홈페이지는 https://overseas.mofa.go.kr/us-dallas-ko/index.do이며, 의심되는 전화는 이곳을 통해 확인하거나, 주달라스출장소972-701-0180 / [email protected]로 문의하면 된다.

그 외 한국 외교부의 24시간 영사콜센터(https://www.0404.go.kr/callcenter/info.jsp, 한국내 02-3210-0404, 해외82-2-3210-0404)로 문의할 수 있다.                  

 유광진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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