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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너무나 쉬운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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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여행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5-06-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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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오종찬(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 작곡가)



1970년대의 일이다. 한국에 처음으로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될 무렵 한국에는 최신형 고속버스가 도입 되었고 그 당시 고속버스 운전사는 아주 특별한 대단한 직업으로 인식이 되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의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자동차가 드물었던 시대를 반영하는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사촌 형. 한국의 최고 명문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한국 굴지의 대기업에 간부로 몸담고 있지만 한 때 그에게도 컴퓨터는 도저히 가까이 할 수 없는 그러한 존재로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80년대 후반 XT컴퓨터가 한국에 처음 소개가 되었을 때 그 분은 컴퓨터를 구입하여 신주 모시듯 컴퓨터를 모시고 있었습니다. 거의 다룰 줄 모르는 컴퓨터이지만 어쩌다 한 번 쓰고 나면 다시 예쁜 덮개를 덮고 장롱 속에 집어 넣고 다시 한 달 뒤에 컴퓨터를 꺼내어 뭔가를 하며 어느 누구도 감히 만질 수 없는 그런 존재로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화로 자그마치 300여 만원 줘서 구입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생각을 했으리라 컴퓨터는 특별한 존재, 아마도 선택 받은 자들만이 할 수 있는 그런 도구라고…..


지금 자동차 운전사를 특별한 직업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미 운전면허증은 현대를 살아가는 필수품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는 어떠한가? 우리 집만 하더라도 네 식구인데 벌써 컴퓨터가 네대가 있습니다. 각자의 컴퓨터가 있는 셈이고 또한 각자가 능수능란하게 컴퓨터를 다룰 줄 압니다. 아마도 지금도 컴퓨터는 특별한 사람만이 다룰 수 있는 기계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이미 운전면허가 생활의 필수인 것처럼 컴퓨터 또한 생활의 필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다음과 같이 반문할지 모릅니다. ‘자동차야 내가 어디에 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지만 컴퓨터는 너무나 방대해서 생활의 필수로 내가 무엇을 해야 될지 모르겠노라고’ 말입니다. 


컴퓨터는 너무나 방대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주 사소한 숫자계산부터 NASA의 엄청난 우주의 시간까지 계산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엄청난 기계이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여러분들에게 카 레이서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비록 컴퓨터가 ‘계산하다’라는 뜻의 Compute에서 파생되었고 최초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ENIAC이 개발된 것도 2차 세계대전 당시 탄도 미사일의 괘도를 계산하기 위한 것이었다니 컴퓨터는 숫자를 계산하는 기능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기능이라고 하기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요즘에 이르러서는 문서 작성, 그래픽, 인터넷, 음악듣기, 영화 감상, 작곡, 전자앨범 등등 우리 생활에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컴퓨터를 통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들의 생일을 맞이할 때 당신이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수많은 사진을 찍고 그 중에 가장 멋있는 것을 골라 Photoshop으로 예쁘게 변형을 시켜서 Word프로그램으로 jpg파일을 불러들여 생일카드를 만들고 나머지 사진은 ACDSee를 이용해 생일파티장에서 슬라이드 쇼를 준비한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받아 슬라이드 쇼를 하면서 배경음악으로 틀어주고 파티가 절정에 이를 때 아들의 어렸을 때부터 학창시절의 사진들을 스캐너로 데이터화 하고 친구들의 동영상 인터뷰를 하여 동영상을 만들어 스크린에다 상영을 합니다. 대단한 것 같지만 이 모든 것은 조금의 시간의 투자가 있다면 여러분 모두가 아주 쉽게 컴퓨터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작업들입니다. 컴퓨터를 아는 것, 물론 정확한 예화는 아니지만 다음 예화가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스비다. 

   

조그만 배를 타고 큰 강을 건너던 철학자가 있었는데...... 그 철학자가 사공에게 "당신은 철학을 아시오?"하고 물었습니다. 사공은 "안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철학자가 "당신은 인생의 삼분지 일은 헛 살았군요. 그렇다면 문학에 대해서는 아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사공은 "안다고는 할 수 없는데요.." 라고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철학자 왈 "그렇다면 당신은 인생의 삼분지 이를 것 산 셈이요."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후 배는 암초에 부딪혀 가라앉기 시작했는데 그 때 사공이 묻기를 "선생님은 수영을 하실 줄 압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철학자가 "전혀 못합니다." 라고 하자 사공이 말하길 "그럼, 당신은 인생의 전부를 헛산셈이요.." 하며 강을 헤엄쳐 가버렸습니다. 컴퓨터를 아는 것은 바로 사공과 같은 것으로 자꾸 비견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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