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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5월의 피아노의 향연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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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학 댓글 0건 조회 1,108회 작성일 25-05-17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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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우리가 사는 달라스는 참으로 행복한 도시입니다. 최근에 눈부시도록 발전하는 경제와 더불어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연주회와 전시회,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콩쿠르, 엘리자베스 피아노 콩쿠르, 쇼팽 피아노 콩쿠르 등과 더불어 세계 5대 피아노 콩쿠르 중의 하나라고 여겨질 정도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Van Cliburn Piano Competition)를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어서 그러합니다.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는 올림픽 경기처럼 4년 마다 열리는 전 세계인의 음악 축제로 피아노 영재들이 각 대륙의 예선을 거쳐 최종 본선을 포트워스(Fort Worth) 다운타운에 있는 베스 퍼포먼스 홀(Bass Performance Hall)에서 결선을 하여 우승자를 가리는 행사입니다 . 올해도 45개국 지역을 대표하는 340명의 젊은 피아노 영재들이 비디오 심사를 거쳐 이들 중 77명의 피아니스트가 3월 16일부터 22일까지 포트워스 TCU의 펩시코 리사이틀 홀(PepsiCo Recital Hall)에서 열리는 라이브 오디션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30명이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최종 본선 경쟁을 하게 됩니다.늘 기대하였던 것처럼 올해도 박채영, 유성호 2명의 젊은 한국 피아니스트가 본선에 진출을 하였네요.


2009년에 개최되었던 13회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의 손열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여 2위로 입상하여 감격하던 모습, 2017년 파이널 라운드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3번’을 연주하여 평생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며 우승을 한 선우예권, 그리고 Covid-19때문에 1년 연기하여 개최된 2022년의 파이널 연주에서 가슴이 터지도록 속으로 불렀던 임윤찬의 마지막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악장의 마지막 여운, 그리고 시상식 세레모니에서 들려오는 석자 ‘윤찬임’이라는 선명한 음성을 들으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러한 시간들을 뒤로하고 예전처럼 올해도 문화원 식구들과 가서 누가 최종 본선에 오를지 모르지만 객석에서 같은 마음으로 피아노 영재들의 음악을 들으며 응원하려고 합니다.


   반 클라이번(Van Cliburn)은 미국에서 배출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의 한 사람입니다. 미소 냉전이 심했던 1958년 구소련으로 건너가 세계 가장 유명한 피아노 콩쿨 중의 하나인 제1회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콩쿨에서 그의 나이 23세 때 1위를 차지한 명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는 루이지애나의 소그만 도시 쉬리포트(Shreveport)에서 태어나서 텍사스의 킬고(Kilgore)라는 동네로 이사하여 어린 시절을 보낸 순수한 텍산입니다. 그리고 인생의 대부분을 달라스의 자매도시인 포트워스에서 지내다가 2013년 골암(Bone Cancer)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반 클라이번 재단' 및 텍사스 주의 석유 재벌인 '바스 가문'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1962년부터 반 클라이번이 거주하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4년 마다 세계 피아노 콩쿠르를 개최하였습니다. 18세에서 30세 사이의 피아니스트를 대상으로 경연을 하는데, 1차 심사 통과자들에 한해 약 25분의 프로그램을 연주하는 예선을 실시하며 이를 통해 본선 진출을 결정합니다. 본선에 진출한 약 30명의 참가자들은 이후 총 4개의 라운드를 거치게 됩니다. 본선이 진행되는 동안 3곡의 협주곡을 연주해야 하는 험난한 여정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피아노 연주자들의 장편 서사시를 만들며, 세계 유수 피아노 콩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재들의 피아노 경연장이 되었습니다. 벌써 올해가 17회를 맞이하게 되는군요.


   아시아, 유럽, 미주 등에서 예선을 통과하여 최종 경연대회에 오른 340명의 연주자들은 TCU의 펩시코 리사이틀 홀 열린 라이브 오디션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30명의 본선 진출자들이 가려지고 5월18일 오리엔테이션과 피아노를 선택한 후, 21일부터 예비본선을 시작하게 되어 6월7일 까지 최종 경연을 펼치게 됩니다. 모든 본선의 연주를 관람할 수 있으며 가격은 본선 연주의 순서에 따라 다양한데 최종 결승 연주회의 가격은 85불에서 225불 까지 입니다. 박채영, 유성호 등 2명의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가 본선에 진출을 하니 올해도 2022년 임윤찬이 가져다 준 감격이 우리에게 있었으면 합니다.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품고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연주를 통해 최고의 연주를 준비중인 모든 연주자들에게 더욱더 강렬한 감동을 느끼며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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