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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교황도 미국에 세금을 낼까? – 레오14세와 미국 세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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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회계 댓글 0건 조회 1,465회 작성일 25-05-1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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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회계사 서윤교
공인 회계사 서윤교

2025년 5월 8일,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바티칸에서 제267대 교황으로 레오 14세가 선출되었다. 이번 교황 선출과 관련해 종교계 외에도 국제법 및 조세법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례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로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 페루, 바티칸 시국이라는 세 개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특히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이 조세법적 쟁점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1. 미국의 시민권자 과세 원칙: 전 세계 소득 과세


미국은 세계적으로 드문 시민권자 기반 과세(Citizenship-based taxation)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는 거주지나 소득 발생지와 관계없이 미국 국세청(IRS)에 전 세계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는 국내 거주자는 물론 해외 거주자, 외교관, 종교지도자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교황이 미국 시민권자라면, 바티칸에서 거주하며 종교적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미국 세무상 거주자(tax resident)로 간주되어 전 세계 소득에 대한 세금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2. 교황의 수입은 과연 과세 대상인가?


일반적으로 교황은 급여(salary)를 받지 않고, 바티칸에서 의식주와 필요 경비 일체를 무상 제공받는다. 그러나 미국 세법상 이는 현물 급여(in-kind compensation)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숙소, 운전기사, 식사, 경호 등 제공된 편의의 경제적 가치는 과세 대상이 된다.

또한 교황이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재단이나 신탁으로부터 간접적인 혜택을 받을 경우, 미국 세법은 이를 소득으로 간주할 수 있다. 종교 활동을 위한 자금이라 해도 비영리 목적을 벗어난 지출은 과세 위험이 있다.


3. 외국 납세자 및 외교적 면책 가능성


미국 세법은 외국 외교관이나 고위 관리에게 일정한 면책권(immunity)을 인정하지만, 바티칸과 미국 간에는 세무 협정(tax treaty)이 없다. 교황은 법적으로 국가 수반(head of state)이지만, 바티칸은 국제 조세 체계상 비정형 국가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행정부가 외국 정부 수반에게 세금 면제 혜택을 줄 수는 있지만, 이는 미국 시민권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외국 정부 수반이더라도 자동 면세 대상은 아니다.


4. 국적 포기와 세금


레오 14세가 미국 시민권을 유지하는 한, 미국 세법상 세무 의무는 지속된다. 다만 국적 포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정 자산 이상 보유하거나 최근 5년간 세금 신고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국적포기세(Expatriation Tax)가 부과될 수 있다.

이 경우 가상적 처분 과세(mark-to-market tax)가 적용되어 자산 전체에 대해 시가 기준의 양도차익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교황이 사적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국적 포기도 복잡한 절차가 따른다.


5. 글로벌 가톨릭 교회의 리더로서의 과세 부담


교황의 역할은 철저히 종교적이지만, 미국 세법은 지위와 무관하게 실제 소득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과세 여부를 판단한다. 최근 미국은 FATCA(해외계좌신고법)를 통해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국민의 자산 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교황이 개인 명의로 해외 자산이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면 보고 의무가 생길 수 있다.

그동안 바티칸은 재정 내역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왔지만, 레오 14세가 투명성과 국제 기준 준수를 천명할 경우 미국과의 세무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수 있다.

레오 14세는 종교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지만, 미국 시민권자라면 세법상으로는 예외 없는 과세 대상이다. 실제로 IRS가 교황에게 과세를 집행할지, 또는 미국 정부가 외교적 예외를 인정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은 시민권자라면 누구든 전 세계 소득에 대해 과세하려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


레오 14세가 미국 시민권을 유지할지, 포기할지, 그리고 IRS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앞으로 종교, 국적, 국제법, 세법이 교차하는 복잡한 논의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신앙과 양심, 그리고 법적 의무 사이의 균형 문제는 향후에도 주목받을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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