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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칼/럼] 무소식이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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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리빙 댓글 0건 조회 811회 작성일 25-07-26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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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 박우람
공학박사 박우람

공학박사 박우람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

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

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

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


지구의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다며 떠들썩했던 시절이 있었다. 오존층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차단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존층 파괴는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큰 사건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조용하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1990년대 오존층의 급격한 파괴를 발견한 뒤 전 세계는 오존층 보호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기적적으로 오존층은 21세기 들어 서서히 회복되었고, 오존층 파괴가 매우 심각했던 극지방을 제외하면 약 15년 뒤에는 대부분 지역이 1980년대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극지방의 오존층 회복에는 약 4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심각하게 파괴된 자연이 회복된다는 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오존층의 생성과 파괴, 회복을 위한 인류의 노력을 훑어보자. 

오존층은 고도 25km 정도의 성층권에 존재한다. 오존 분자는 산소 원자 3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 분자는 산소 원자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 이 산소 분자가 높은 고도에서는 태양의 자외선에 의해 산소 원자로 분해되고 이 원자가 주변에 있던 산소 분자와 결합하여 오존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존은 자외선에 의해 다시 산소 분자와 산소 원자로 쪼개어진다. 떨어져 나온 산소 원자는 조건이 갖추어지면 다시 산소 원자와 결합하여 오존 분자가 된다. 산소 분자와 원자가 계속해서 반응하여 산소와 오존이 생성과 파괴를 반복하여 동적 평형을 이룬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자외선이 사용되기 때문에 오존층이 자외선 차단막 역할을 하는 것이다.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은 파장을 기준으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UV-A는 상대적으로 파장이 긴 자외선으로 에너지가 약하고 생명체에 치명적이지는 않다. 우리 피부를 그을리고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 UV-B는UV-A보다 파장이 짧아 에너지가 더 높다. 피부 화상을 일으키고 피부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UV-B는 인체 내의 비타민 D 합성이라는 순기능도 있다. 파장이 더 짧은 UV-C는 에너지가 매우 높아 살균 작용이 있고 피부암과 백내장을 일으킬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오존층의 화학 작용에서 산소 분자가 산소 원자 두 개로 쪼개어질 때는 자외선 중 UV-C가 주로 작용한다. 한편 오존 분자가 UV-B에 노출되면 산소 원자와 산소 분자로 분해된다.  UV-C는 오존 분자를 분해하기도 하지만, 특정 파장대의 UV-C는 오존 분자를 분해하지 못하고 흡수되어 사라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산소와 오존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오존층에서 UV-B와 UV-C가 화학 변화에 사용되거나 흡수된다. 다행히 에너지가 높은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 막히지만, UV-B는 다 막히지 않고 지상에 도달한다. UV-A는 오존층에서 걸러지지 않아, 지상에 도달하는 98% 이상의 자외선은 UV-A이다. 오존층이 사라진다면 UV-B와 UV-C가 지상까지 내려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오존층 파괴의 주요 원인은 화학 공정으로 만들어낸 기체들, 특히 에어컨의 냉매, 소화기, 스프레이 등에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CFCs)다. 프레온 가스는 탄화수소 화합물에서 수소 부분을 플루오린(불소)으로 치환하여 만든 기체인데, 그 구조와 원자 성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다양한 변형 화합물들도 널리 사용되었다.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이유는 프레온 가스 속의 염소 원자 때문이다. 프레온 가스가 대기에 노출되어 성층권에 도달하면 자외선을 받아 분해되고 염소 원자가 이탈하여 나오는데, 이 염소 원자는 오존 분자가 산소 분자로 바뀌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프레온 가스가 없었다면 오존층 속의 오존은 자외선을 받아야 산소로 변환되고 이 과정에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발생한다. 프레온 가스 때문에 오존이 자외선 없이도 산소로 바뀌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없어지지 않은 자외선은 지상에 도달하여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프레온 가스에서 염소 원자가 이탈하는 데에 자외선이 쓰인다고 했으니 이것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염소 원자가 촉매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촉매는 화학 변화 과정을 도와줄 뿐, 화합물이 되지 않는다. 과정이 끝나면 다시 촉매로 작용한다. 즉 적은 양의 프레온 가스라도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받아  분해되면 염소 원자가 나오고 이 소량의 염소 원자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오존을 산소로 만들어 버린다. 

국제규약에 따라 2010년부터 프레온 가스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었다. 오존 파괴 지수는 프레온 가스(CFC-11)의 오존층 파괴 능력을 1로 했을 때,  다른 물질의 오존 파괴 능력을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프레온 가스 계열의 물질과 기능이 비슷하지만 화학적으로 살짝 다른 HCFCs라는 물질 그룹이 프레온 가스 대체 물질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 물질의 오존 파괴 지수는 프레온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물질도 오존층 파괴 효과가 여전히 존재하며, 온실 효과도 있기 때문에 2030년부터는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다. 환경에 부담이 적은 새로운 물질의 개발이 끝없이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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